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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여정이었다. 20대에 만나 35년 우정을 나누는 김 목사가 “한국에 오면 중국에 가서 목회자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제의에 아무 생각 없이 “예스!”를 외쳤다. 몇 년전 중국을 처음 방문 하였을 때에는 미지의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딛는다는 것과 명산 백두산에 오른다는 설레임으로 떠난,말 그대로 여행차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중국 동부에서 목회하고 있는 사역자들에게 말씀을 전해야 하는 위험하면서도 중차대한 사명이 주어진 것이다.

처음 밟았던 옌벤(길림성)과 이번에 날아간 “칭다오”(청도:산동성)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옌벤이 우리나라 70년대에 칙칙한 분위기였다면 청도는 미국을 능가할 정도로 번화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었다. 공항을 빠져나가며 마주친 커다란 간판에 서있는 한국의 스타 “장동건”의 미소가 나를 들뜨게 하였다.기분이 참 좋았다. 이곳에도 한류열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렇게 시내를 벗어나 한 시간 남짓 달리며 서서히 중국 전형 시골이 나타났다.

허술한 아파트 앞에 당도하자 친구는 조심스레 말을 건네 왔다. “집회 장소가 6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네. 미안하이!” 순간 당황이 되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그래도 명색이 강사인데 불평을 할 수도 없고 ‘썩소’(썩은 미소)를 지으며 층계에 올랐다. 정말 힘들었다. 부실한 다리를 끌고 계단을 오르는 것은 녹록한 일이 아니었다. 중국 건물은 높이가 달랐다. 4층쯤 가자 숨이 턱에까지 ‘턱턱’ 차올랐다. 그렇게 중국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월요일인 첫날, 진행 팀은 “일단 휴식을 취하시고 내일부터 강의를 시작하면 되신다.”고 했다. 의욕이 앞선 나는 “쉬면 뭐하냐? 당장 오늘 밤부터 하자.”고 했고 저녁부터 성경강해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강사인 내가 택한 성경은 “에스더”였다. ‘중국 교회 지도자들을 깨우겠다.’는 대단한 각오로 엄청만 준비를 했다. 서로 소개하는 시간부터 이어졌다. 가까이에서 온 분도 있었고 어떤 분은 “5시간이나 기차를 타고 왔다.”고 했다. 역시 말씀을 사모하는 열정이 대단함이 느껴졌다.

일찍이 나는 들었다. “중국교인들은 영적으로 너무 갈급하기에 짧게 설교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설교를 길게 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는 나는 겁 없이 휴식을 거부하고 첫 강의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겨우 30분이 지나며 피로감이 몰려왔다. 내가 직접 한국말로 설교를 하는 것과 통역을 가운데 두고 중국인(한족)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것은 양상이 달랐다. 영적인 흐름을 주도하며 설교를 해야 하는데 순간순간 통역하는 시간이 맥을 끊는 느낌이 들었다. 조선족출신의 통역사가 능수능란하게 통역을 하는 상황이지만 그 감각을 익히는 데는 첫 시간이 버거웠다.

둘째 날. 본격적인 강의가 오전부터 장장 7시간 동안 이어졌다. 밤이 깊어가며 ‘혀가 말리는 듯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그러면서 ‘나는 열 시간이라도 설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너져 내렸다. 회개가 터져 나왔다. 오직 성령께 의지하는 순간부터 에스더의 말씀이 둘러앉은 우리를 휘감아 가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순간순간 변해가는 표정들. 여기저기서 휴지를 얼굴에 감싸 안고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성경은 그자체로 능력이 있음을 실감하는 현장이었다. 언어는 다르지만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며 우리는 그렇게 4일을 함께 했다.

5일째 아침. 공항으로 향하는 길에 조선족 지하교회 성도들과 예배를 드렸다. 일단 한국말로 설교할 수 있음에 편안함을 느꼈고 강력한 성령의 역사하심 속에서 통곡의 바다를 이루며 우리는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중국이 깨어나고 있다. 그토록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이던 중국이 공공연하게 예배를 용인하며 복음의 눈을 뜨고 있다. 그분들도 그분들이지만 이번 중국 집회는 내 인생과 영성을 새롭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꼭 다시 오세요!” 손을 흔들던 중국교회 지도자들의 눈에 고인 눈물의 의미를 가슴에 새겨본다.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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