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07.22 16:39

아내 말을 들으면…

조회 수 5348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유쾌한 부부.jpg

 

 결혼을 하고 처음부터 아내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남편은 거의 없다. 가부장적 배경 속에 서 성장한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 대해 급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어디 여자가? 여자가 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요!”등 흔히 들었던 소리에 세뇌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여자가 말하는 대로 움직이면 무능해 보이는 듯한느낌이 들어서일지도 모른다. 내가 어릴 때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남자들뿐이었다. 진정 여자들은 조신하게 집에 들어앉아있는 존재였다. 초등학교, 중학교는 간간히 만났지만 고등학교 때는 양호선생님 외에는 여선생님이 거의 없었다. 해서 요사이 남녀공학을 하는 세대가 부럽기 그지없다.

 

 먼 길을 가면 대개 남편들이 운전대를 잡는다. 남자들은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아내 앞에서 네비게이션을 조작하는 쪼잔한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대충 머릿속에 그려서 출발을 한다. 단번에 목적지에 도달하는 대업을 완수한 남편의 얼굴을 본적이 있는가? 아주 큰일이라도 한 것처럼 목에 힘을 주고 거드름을 피운다. 지혜로운 아내는 그런 남편을 향해 엄지척을 내어밀며 격려한다. 남편은 마냥 행복하다. 민퉁이 아내는 아니꼽다는 표정으로 하차를 한다. 그런 아내를 둔 남편은 그래서 외롭다.

 

 위에 경우처럼 목적한 곳이 순탄히 나와 주면 좋으련만 초행이라서 그런지 헤매이기 시작한다. 그때 남편은 길을 잘못 찾아서 당황하기보다 자존심의 상처를 입기 시작한다. 아내는 곁에서 단순한 조언을 한다. “여보, 차세우고 물어봐요?” 남편은 들은 척도 안한다. ‘길치인 아내의 말이 들릴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내가 몇 번 다그치는 소리가 당신은 무능해라는 소리로 번역해 들려온다. 아내는 답답하다. 모르면 물어서 가면 될 것을, 왜 땀을 흘리며 시간을 낭비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렇다. 남자는 별것 아닌 것에 자존심을 걸고 목숨을 거는 희한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나는 36살 때부터 담임목회를 시작했다. 그때는 자신만만했지만 요사이 후배 목사들을 보면 너무 이른 나이에 목회에 뛰어들었음을 깨닫는다. 부교역자 생활을 제법 큰 교회에서만 했기에 모든 것에 겁이 없었다. 금방 될 줄 알았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목회는 술술풀릴 줄 알았다. 처음 자작 부흥회(나 스스로 강사)를 개최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오면 어쩌나?’ 걱정을 하며 준비를 했다. 수천 장의 안내장을 돌리고 부흥회를 열던 첫날을 나는 잊지 못한다. 안모여도 그렇게 안보일까? 맥이 풀릴 정도로 예배 분위기는 허전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루 7시간씩 기도를 하고 틈만 나면 아파트를 누비며 전도지를 돌렸다. 조금씩 좋아지는 교회의 모습을 보이며 가슴이 뛰었다. 그런데 그게 속도가 붙질 않았다. 아내의 잔소리는 늘어갔다. 사실 잔소리가 아닌 충언이었지만 아예 귀를 닫았다. 나중에는 아내에게 그럼 당신이 목회를 해!”하며 역정까지 냈다. ‘사모여, 잠잠하라!’는 선배목사님들의 가르침을 철저히 실천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아내의 말이 들어맞아가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미처 감지하지 못하는 것을 아내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자존심은 상하지만 서서히 아내를 동역자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 시점에 느낀 것은 아내라는 존재는 참 현명 하구나였다.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때문에 더불어 살아야 한다. 남자들은 기억해야 한다. 부부가 나이가 들어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 남편은 평균 3년을 넘기 못한다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여자를 인형이나 의 목적으로 남자에게 주신 것이 아니다. 남자를 돕는 배필”(E-zer)로 여자를 주셨다. 남자는 여자의 도움 없이는 그 인생이 결코 완성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남자 홀로 자기 인생을 완성할 수 있다면, 하나님께서 구태여 남자에게 돕는 배필을 따로 지어 주시지는 않았을 것이다. 남자의 인생은 오직 여자의 도움 속에서만 결실되는 것이다.

 

 아내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1. No Image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원제목인 "Whale Done!"인 이 책은 범고래가 조련사의 손에 길들여져 사람들 앞에서 멋진 쇼를 보여주는 현장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조근조근’ 그려가고 있다. 대중 앞에서 범고래가 많은 기술을 습득하여 “쇼”를 하기까지는 사육...
    Views45028
    Read More
  2. No Image

    어르신∼

    노인복지원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섰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이나 “누구계세요. 사람 없습니까?” 외치고 있는데 스탭인 듯한 여성이 나타난다. “저, ○○○씨를 만나려고 왔는데요.” 인터...
    Views37850
    Read More
  3. No Image

    가을 한복판에서 만나는 밀밤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Views44262
    Read More
  4. No Image

    심(心)이 아니고, 감(感)이다

    사람은 누구나 삶을 지탱해 주는 지렛대가 있다.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어느샌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힘이 있기에 고통을 견디고 오늘이라는 시간에 우뚝 서있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Views38439
    Read More
  5. No Image

    내 나이가 어때서

    30대 젊은 목사는 항상 자신감이 넘쳤고 사역에 대한 의욕이 충만했다. 건의하는 횟수와 강도는 점점 늘어갔다. 하루는 나에게 담임목사님이 말했다. “이 목사님, 뭘 그렇게 자꾸 하려고 하세요. 조금 천천히 갑시다.”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
    Views40583
    Read More
  6. No Image

    외로운 사람끼리

    인생은 어차피 외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 외로움이 때로는 삶을 어두운 데로 끌고 가지만 외롭기에 거기에서 시가 나오고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외로움이 두렵다기보다 그 상황을 더 무서워하는지도 모른다...
    Views40619
    Read More
  7. No Image

    밀알의 밤을 열며

    사람은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말이 인격이고, 실력이며, 사람됨됨이다. 해서 말 잘하는 사람은 인생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흔히 ‘언어의 마술사’라고 부른다. &ldq...
    Views40294
    Read More
  8. No Image

    하늘

    가을하면 무엇보다 하늘이 생각난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색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깔을 연출한다. 보통은 파란 색깔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회색빛으로, 혹은 검은 색으로 변해간다. 번쩍이는 번갯불로 두려움을 주고 ...
    Views46815
    Read More
  9. No Image

    당신의 성격은?

    사람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향적이냐? 아니면 내향적이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만나서 에너지를 얻는다면 당신은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버겁고 특별히 새로운 사...
    Views43450
    Read More
  10. No Image

    쇼윈도우 부부를 만나다

    지난 봄 한국 방문 길에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가득히 사람들이 타고 결혼식장인 10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안쪽에 서있던 한 여인이 소리쳤다. “친한 척 하지 마요. 조금 떨어져 와...
    Views41057
    Read More
  11. No Image

    목사님, 세습 잘못된 것 아닌가요?

    요사이 한국을 대표할만한 한 대형교회에서 담임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일을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음에도 그 교회가 속한 교단과 신학대학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교회신자들의 압도적인 지지...
    Views39815
    Read More
  12. No Image

    기회를 잡는 감각

    인생은 어쩌면 기회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신은 평생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세 번 허락한다고 한다. 가만히 내 인생을 돌아보라! 기회가 많았다. 기회를 기회로 잡지 못하면 흘러간 시간이 되고 만다. 매사에 앞서가는 사람이 있다. 희한한 사...
    Views45461
    Read More
  13. 낙도전도의 추억

    대학 동기가 병역을 필하고 복학을 하더니 적극적인 총학생회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사이 나는 이미 대학원 과정에 있었기에 친구와는 학년차이가 꽤나 나있었다. 어느 날 만나자고 하더니 “총신 <제 2기 낙도전도단>에 총무로 일해 달라.&rdquo...
    Views42094
    Read More
  14. 청춘

    여름은 청춘을 닮았다. 얼어붙은 동토를 뚫고 빼꼼이 고개를 내어밀던 새순은 여름의 비와 바람을 맞으며 단단해져 간다. 따가운 햇살과 공격해 오는 해충의 위협을 의연히 견뎌낸 줄기만이 가을의 넉넉한 열매를 보장받게 된다. 여름은 싱그럽지만 그래서 아...
    Views45066
    Read More
  15. 씨가 살아있는 가정

    가정은 영어로 Family이다. 어원을 살펴보니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이다. 절묘하다. 실로 부부의 사랑을 먹고 아이들이 구김살 없이 꿈을 펼쳐야 하는 곳이 가정이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가정을 꾸미면 저절로 행복해 질줄 알지만 그렇지 않다는데 심...
    Views41447
    Read More
  16. 밀알 사랑의 캠프

    지난 5월이었다. 밀알선교단 지하교육관에 걸어놓은 달력이 찢겨나가 7월에 와있었다. 다른 방에 걸려있던 달력과 바꿔 걸어놓았는데 나중에 가보니 그것마저 찢겨져 있었다. 누구의 소행인지 수소문해도 범인(?)은 오리무중이었다. ‘누가 저렇게 멀쩡...
    Views39860
    Read More
  17. 소박한 행복 기억하기

    “엄마, 오늘은 제발 보리밥 싸지 마세요.” 학교에 가서 도시락을 열면 널브러져 나를 바라보는 보리밥이 너무 미웠다. 거기다가 단골 반찬은 무말랭이와 콩장이었다. 내 짝꿍 근웅이는 약국집 아들이라 그런지 항상 밥 위에는 노오란 계란이 덮여...
    Views41268
    Read More
  18.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란다

    어린 시절 나는 시골에서 살았다. 여름 이맘때가 되면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며 폭우가 쏟아졌다. 밤새 공포에 떨다가 날이 밝고 화창해진 아침, 들녘에 나가보면 곡식들이 내 키만큼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한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번개가 치면 하늘에서 수...
    Views44387
    Read More
  19. 차카게살자!

    한때 조직폭력배(이하 조폭) 영화가 희화화되어 유행한 적이 있다. 보통 사람은 전혀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그 세계에서는 펼쳐지고 있음이 세상에 조금씩 드러나면서 사람들의 호기심은 발동하기 시작하였다. 실로 어둠의 세계일진대 영화나 소설이 은근히 ...
    Views45439
    Read More
  20. 패럴림픽의 감동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숨죽이며 시청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올림픽에 관한 공부를 할 때에는 먼 나라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그 올림픽이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열린다는 ...
    Views4598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