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8531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539801_orig.jpg

 

 

한 시대를 살며 장애인들에게 참 소망을 주셨던 “강영우 박사님”이 지난 23일(목)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 그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드라마 “눈먼 새의 노래”를 통해서였다. 탤런트 “안재욱”과 “김혜수”가 열연을 펼쳤던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의 인생 자체가 드라마였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줄곧 1등을 놓치지 않았을 정도로 수재였던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열다섯 살인 1958년이었다. 따뜻한 봄날, 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소년 영우는 갑자기 날아온 축구공에 맞아 실명을 하게 된다. 가난한 생활 속에서도 공부 잘하는 영우만 의지하며 살아오던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세상을 볼 수 없는 맹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아 여덟 시간 만에 거리에서 급사하고 만다.

그에게 닥친 불행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학업을 중단하고 어린 동생들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던 누이마저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나 버린다. 그 때 누이의 나이 열여덟이었다. 제대로 피어나지도 못한 채 저 세상으로 가버린 누이와의 작별은 소년 ‘강영우’에게 크나큰 슬픔이었다. 눈먼 영우와 동생들은 각기 재활원과 고아원 등으로 흩어지게 되고 힘들게 맹학교에 입학한 영우는 본격적인 재활의 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학교에선 맹인에게 “안마술과 침술”만을 가르치려는데 회의를 느끼며 향학열에 불타게 된다.

그 간절한 인생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는 맹인임을 거부하며 비장애인보다 수십배의 노력으로 치열하게 공부를 하여 당시 “장애인 입학 금지”라는 학칙을 깨고 연세대학교에 입학을 한다. 1972년에는 한국 장애인 최초 정규 유학생으로 도미하여 피츠버그 대학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따내는 쾌거를 이룬다. 특히 2001년부터 8년 동안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의 임명으로 미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를 역임하여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다.

그가 그런 작은 기적을 이루는 동안 그의 곁에는 언제나 석경숙(강 박사의 개명으로 은옥이 됨)이란 여성이 있었다. 평범한 대학생이었던 그녀가 그를 만난 것은 재학 중이던 숙명여자 대학교의 걸스카우트 봉사 활동을 통해서였다. 한살 연상인 그녀는 도움을 주던 누나에서, 연인으로, 그리고는 마침내 인생의 동반자로서 그의 곁에 영원히 머무르게 된다.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온갖 역경을 그는 그의 아내와 함께 이겨냈고 마침내 자신의 힘으로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된 것이다.

2003년 가을. 나는 강영우 박사님을 직접 대면하는 귀한 시간을 가진다. 대화를 하다보니 희한하게도 초등학교 선배님이셨다. 나는 초등학교를 다섯군데나 다녔다. 그중에서 가장 오래 다닌 학교(2년 반)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있는 “서종초등학교”이다. 강영우 박사님이 바로 그 학교를 나온 것을 알게 되고 나는 일어서서 “아이고, 선배님!” 인사를 드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종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의 본고장이 서종이다. 소녀가 앉아 손을 씻으며 소년을 만난 그 시냇물 징검다리가 바로 우리 집 앞에 있었다.

강영우 박사. 깨끗한 얼굴 피부, 천진난만한 그의 미소는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주로 ‘오늘의 도전은 내일의 영광’이라는 주제로 간증을 했다. 그는 “누구든 큰 고난에 직면하면 이제 나는 끝났다, 기회는 ‘아무데도 없다(nowhere)’며 절망한다”며 “하지만 우리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며 우리를 인도하시기에 ‘Nowhere’는 ‘Now here’, 즉 ‘지금 여기에 기회가 있다’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명은 장애가 아니다. 하나님의 사명에 쓰이는 도구다”라는 보석 같은 명언은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 말 자신이 췌장암에 걸린 것을 안 강 박사님은 담담히 받아들이며 “저로 인해 슬퍼하거나 안타까워하지 마십시오. 누구보다 행복하고 축복받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여러분들로 인해 저의 삶이 더욱 사랑으로 충만했고 은혜로웠습니다.”라는 이메일을 보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신앙과 발자취는 영원히 사람들의 가슴에 남아있으리라!


  1. 패럴림픽의 감동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숨죽이며 시청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올림픽에 관한 공부를 할 때에는 먼 나라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그 올림픽이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열린다는 ...
    Views46290
    Read More
  2. 미안하고 부끄럽고

    매일 새벽마다 이런 고백을 하며 기도를 시작한다.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새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어제 잠자리에 들며 죽었다면 오늘 아침 다시 부활한 것이다. 지난밤에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다시 깨어났으니 이것...
    Views41507
    Read More
  3. 야학 선생

    20대 초반 그러니까 신학대학 2학년 때였다. 같은 교회에서 사역하는 김건영 전도사께서 주일 낮 예배 후 “할 말이 있다.”며 다가왔다. 우리는 비어 있는 유년주일학교 예배 실 뒤편 탁자에 마주 앉았다. 용건은 나에게 “야학 선생을 해 달...
    Views42623
    Read More
  4. 광화문 연가

    나는 아이돌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에서 풍기는 젊음의 활력, 에너지 넘치는 춤사위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사람의 몸이 저렇게도 유연할 수 있을까? 감탄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우리 시대의 가요는 정적이었다. 뭔가 생각하며 들을 수 있는, 듣다보면 젖...
    Views46223
    Read More
  5. 톡 쏘는 느낌을 갖고 싶어~~

    미혼 시절에는 이성에 반하는 타입이 다채롭다. 남자들은 공히 곱게 빗어 넘긴 생머리에 청순가련형의 인상을 가진 여성들에게서 시선을 놓지 못한다. 반면 여성들은 과묵한 남자에 끌린다. 촐싹대고 말이 많은 남자보다는 묵직한 인상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Views49131
    Read More
  6. 슬프고 안타까운 병

    초등학교 시절.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포천 큰댁으로 달려갈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드디어 방학을 하고 시골에 가면 집안 어른들에게 두루 다니며 인사를 하고 후에 누이와 가는 곳이 있었다. 바로 외가댁이었다. 걸어서 30분이면 외가에 도착을 했고 ...
    Views43277
    Read More
  7. 어머니∼

    누구에게나 마음의 고향이 있다. 바로 어머니이다. 나이가 들어도 안기고 싶은 곳은 어머니 품이다. ‘남자는 평생 엄마의 품을 그리워하며 산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 결혼을 위해 많은 교제를 하다가도 결국은 어머니 같은 여인과 결혼을 하...
    Views51333
    Read More
  8. 손을 보며

    손을 들여다본다. 손등이 눈에 들어오고 뒤집으면 바닥이 매끄럽게 드러난다. 각각 다른 길이의 손가락이 조화를 이룬다. 손가락을 구부려 움켜쥐면 금새 동그란 주먹이 만들어 진다. 손가락마다 무늬가 새겨있는데 지문이라 부른다. 지문이 같은 사람이 없다...
    Views44175
    Read More
  9. 있을 때 잘해!

    한 부부가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어왔다. 주유소 직원은 기름을 넣으면서 차의 앞 유리를 닦아준다. 기름이 다 들어가자 직원은 부부에게 다 되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남편이 “유리가 아직 더럽네요. 한 번 더 닦아주세요.”라...
    Views49038
    Read More
  10. 저는 휠체어 탄 여행가입니다

    장애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여행이다. 장애인들은 내달리는 차에 올라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무척이나 즐긴다. 일명 휠체어 여행가가 있다. 홍서윤. 그녀가 주인공이다. 자신을 휠체어 탄 여행가라고 소개하면 주위 사람들은 다들 깜짝 놀란 얼굴...
    Views49460
    Read More
  11. 그 분이 침묵 하실 때

    하이웨이에 차량들이 제 속도를 내며 원활하게 소통될 때 시원함을 느낀다. 누구와 하며 공감대를 느낄때에 통쾌함을 느낀다. 야구 경기의 흐름이 빨라지면 흥미진진함을 느낀다. 드라마를 볼 때도 스토리를 신속하게 풀어나가는 작가를 사람들은 좋아한다. ...
    Views49021
    Read More
  12. 사투리 정감(情感)

    서울 전철 안에서 경상도 사나이들이 너무도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한켠에 승차한 여성 두 명이 두 사람을 쳐다본다. 하는 말이 “아니, 왜 저렇게 시끄럽게 떠들지?” “외국사람 같은데” “아냐, 우리나라 사람이야&rd...
    Views46244
    Read More
  13. 내 옷을 벗으면

    사람들은 모두 옷을 입는다. 아침에 샤워를 마치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무슨 옷을 입고 나갈까?’를 고민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옷에 예민하다. 옷 입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과 추구하는 삶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Views48802
    Read More
  14. “성일아, 엄마 한번 해봐. 엄마 해봐…”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인들의 소망은 결혼이다. 문제는 장애인과 장애인이 부부가 되었을 때 그 사이에서 태어나는 2세를 생각해야 한다. 선천 장애인들끼리의 결혼은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 장애에 대물림으로 아파하는 사람이 ...
    Views49663
    Read More
  15. 2018년/ 이제 다시 시작이다!

    대망의 새해가 밝았다. 세월의 흐름 속에 사연을 안고 새해의 품안에 안긴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곧 익숙해 질 것이다. 우리는 당연한 마음으로 새해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지만 세상을 떠나간 사람들이 그토록 살고 싶어 했던 내년이 2018년이다. 영어로 선...
    Views53744
    Read More
  16. 참, 고맙습니다!

    2017년이 단 이틀 남았다. 돌아보면 은혜요, 일체 감사뿐이다. 고마운 분들을 그리며 금년 마지막 칼럼을 쓰고 있다. 그때그때마다 다가와 위로해 주던 많은 사람들,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사역에 힘을 실어주는 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어린...
    Views54349
    Read More
  17. 깡통차기

    초등학교 시절, 학교를 나서며 찌그러진 깡통 하나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장난삼아 ‘툭툭’치고 가다가 시간이 지나며 ‘사명감’(?)에 차고 나가고, 나중에는 오기가 발동하면서 집에 올 때까지 ‘깡통차기’는 계속된다. 잘...
    Views52131
    Read More
  18. 특이한 언어 자존심

    사람은 말을 해야 사는 존재이다. “언어가 통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아무리 재미있는 ‘조크’도 알아듣지 못하면 전혀 효과가 없다. 우리는 대한민국 사람이다. 따라서 한국말을 쓴다. 그런데 우리가 ...
    Views54765
    Read More
  19.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산다

    인생을 살다보면 억울하고 답답하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솟구치는 순간을 맞이할 때가 있다. 내 불찰과 잘못으로 일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순항하던 내 삶에 난데없는 사람이나, 사건이 끼어들면서 어려움을 당할 때가 있다. 그런데 정작 울려고 하는데 눈물이...
    Views52517
    Read More
  20. 얘야, 괜찮아. 다 모르고 그랬는걸 뭐!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인연이 있다. 한 순간, 한 마디의 말, 한 사람이 인생전반에 은은한 잔영으로 남아있게 마련이다. 어느 날 문득 삶을 되돌아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 무언가가 끊임없이 나에게 에너지를 주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고등학교 3학년, 예...
    Views5027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