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752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20071110-Fruits_03.jpg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을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손쉽고 평탄하게 살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들의 일관된 소원이다. 하지만 산다는 것은 그리 녹록치 않다. 걷다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잘못된 인연으로 눈물지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시련의 시간들을 견뎌내면 종내 아름다운 열매가 눈앞에서 미소를 던진다. 사람들은 고백한다. “인생은 그래서 살아볼 만하다.”고.

가을이 다가오면 우리 밀알들은 꿈을 꾸며 “밀알의 밤”을 준비한다. 금년 밀알의 밤에는 “이승복” 형제를 초청한다.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선천적인 장애는 체념상태에서 장애에 익숙해 지기 위한 극한 노력을 기울이기에 세월이 지나며 장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단계에 들어간다. 하지만 “후천 장애”는 양상이 다르다. 건강하던 사람이 병이나 사고로 장애를 만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든 아픔이다. “이승복”은 청소년 시절부터 체조를 할 정도로 건강한 아이였다.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온 그때부터 한국에서 열리는 “88 올림픽”에 태극기를 달고 출전할 꿈을 꾸며 체조연습에 매달렸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사지가 마비되는 불운을 맞는다. 그 상상하기 어려운 암흑의 시간들을 헤쳐 나와 “의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는 우리들에게 들려 줄 것이다.

“이승복”의 삶은 2008년 KBS <인간극장> 5부작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사지마비 장애를 가지고 재활학과 의사로 중증 장애를 만나 힘들어 하는 장애인들을 진찰하고 용기를 주는 듬직한 모습이 좋았다. 게다가 볼티모어의 한 아파트에서 뇌졸중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그의 순박한 모습에 우리는 반했다. 모자가 장애인이지만 두 분의 모습은 급할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는 풋풋한 우리의 이웃이었다. 장애를 가진 아들에 대한 안타까운 모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장애 아들의 효심이 화면 가득 번지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부자로 만들었다.

또 한사람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 바로 “장성규” 형제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안고 세상에 나온다. 장애 중에 눈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의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삼중고의 장애를 가지고 살았던 “헬렌켈러”의 “내가 3일만 볼 수 있다면”이란 글은 그래서 우리의 가슴을 저며 온다. 보통사람은 아침에 잠을 깨면 모든 사물이 눈에 들어온다. 밖을 내다보며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평생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산다. 따라서 선천적 시각장애인들은 밤에 우리처럼 “꿈”(Dream)을 꾸지 못한다. 뇌에 입력된 사물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장성규”는 클라리넷 연주자이다. 사실 그는 못 다루는 악기가 별로 없다. ‘기타’ ‘드럼’ ‘피아노’에 그의 손이 닿으면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기 시작한다. 금년에는 클라리넷을 주로 연주하게 될 것이다. 장성규가 악기를 연주하며 간간히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금새 사람들을 매료시킬 것이다. 그는 보기 드문 달변가이기 때문이다. 클라리넷의 선율과 그와 동행하는 피아니스트의 하모니가 가을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아 갈 것이다.

어느새 10월이다. 10월은 가을기운을 물씬 느끼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10월을 노래하는 음악과 10월을 화폭에 담은 그림이 많은가보다. 필라델피아 가을에는 “밀알의 밤”이 있다. 10월 15일(토) 밤. 우리는 풍성한 순서를 준비하고 모두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감동이 있고 매끈하진 않지만 돌아서면 여운이 남는 그런 밤을 준비하고 싶다. 예년처럼 온 가족들이 가지런히 앉아 눈길을 마주치며 함께하는 그런 “밀알의 밤”을 금년에도 기대한다. 모두 모두 오세요!


  1. 살아있는 날 동안

    아르바이트 면접에 합격한 아들은 곧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엄마는 “공부하라”며 아들의 아르바이트를 말렸다. 아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기쁨이 앞섰다. 그러나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
    Views48367
    Read More
  2. 공항의 두얼굴

    1970년대 공항에 대한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공항 대합실” “공항에 부는 바람” “공항의 이별” 가수 ‘문주란’은 굵고 특이하면서도 구성진 창법으로 연속 히트를 쳤다. 그때만 해도 특권층만이 국제 ...
    Views54111
    Read More
  3. 꼰대여, 늙은 남자여!

    사람은 다 늙는다. 여자나 남자나 다 늙어간다. 나이가 들어가는 서러움을 달랠량으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소리쳐 보지만 늙어가는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젊은이들에게 나이든 남자의 이미지를 물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Views54838
    Read More
  4. 아미쉬(Amish) 마을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우리로 말하면 “아미쉬 마을”이다. 아미쉬는 푸르른 초원을 가슴에 안은 채 특유의 삶을 이어간다. 아미쉬의 특징은 전기, 자동차, 텔레비전 같은 문명의 이기를 철저...
    Views56412
    Read More
  5. 기다림(忍耐)

    현대인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 무엇이든지 짧은 시간에 큰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정작 배워야 할 것은 스피드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왜냐하면 기다림은 하나님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절대 조급하지 않으시다. 하나님의 백성...
    Views158390
    Read More
  6. 감성 고뇌

    가을이 왔는가보다 했는데 한낮에 내리쬐는 햇살의 농도는 아직도 여름을 닮았다. 금년은 윤달이 끼어서인지 가을이 더디 오는 듯하다. 따스한 기온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을 정취에 흠뻑 취하고 싶어 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에게는 은근히 방해가 되는...
    Views55963
    Read More
  7.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유학생 부부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보기에도 퍽 아름답고 유익한 신앙인들의 모임이었다. 먼 이국땅에서 낮선 언어와 문화에 적응하며 사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감내해야 한다. 짧은 언어로 일하면서 공부하는 유학생활은 참으로 버거운 과정이다. 같은 ...
    Views56228
    Read More
  8. Not In My Back Yard

    오래전, 버지니아에 있는 한인교회에서 전도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다. 교회 역사만큼 구성원들은 고학력에 고상한 인품을 가진 분들이었다. 둘째 날이었던가? 설교 중에 ‘어린 시절 장애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Views55411
    Read More
  9. 누나, 가지마!

    KBS가 UHD 다큐멘터리 ‘순례’를 방영했다. 흐르는 강물조차 얼어붙은 영하 30도, 혹독한 추위가 찾아온 인도 라다크 깍아 지른 협곡 사이로 수행자들의 행렬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외줄 하나에 온 몸을 의지한 채 순례 길을 걷는 수행자들의 모습...
    Views55111
    Read More
  10. 글씨 쓰기가 싫다

    한국에서의 일이다. 1984년, 한 모임에서 백인 대학생을 만났다. 남 · 여 두 학생은 백인 특유의 또렷한 이목구비와 훤칠한 키로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연인사이였는지, 아니면 그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다정다감하고 ...
    Views71154
    Read More
  11. 청춘과 함께한 행복한 밤

    실로 필라에 새로운 역사를 쓴 뜻 깊은 행사였다. 언제부터인가? 필라에 살고 있는 청춘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싶었다. 복음으로 흥분시키고 마음껏 젊음을 발산하는 장(場)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오랜 날 기도하며 준비한 밀알의 밤에 막이 오르고 메인게스...
    Views58457
    Read More
  12. 고독은 가을을 닮았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만 되면 이상하리만큼 가슴 한켠이 비어있는 듯 한 허전함을 느낀다. 가을은 생각에 잠기게 하는 마력이 있다. 젊은 날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곰곰이 되새기게 된다. 운전을 하며 지나치는 숲속을 주시하고, 우연히 마주친 장애인...
    Views59352
    Read More
  13. 밀알의 밤을 열며

    “목사님, 금년 밀알의 밤에는 누가 오나요?” 가을녘에 나를 만나는 사람들의 물음이다. 그렇다. 필라델피아의 가을은 밀알이 연다. 15년 전,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된 밀알의 밤이 어느새 15돌을 맞이한다. 단장으로 오자마자 무턱대고 기획했던 ...
    Views52611
    Read More
  14. 넌 날 사랑하기는 하니?

    “넌 나를 사랑하니?” 아이가 태어난 이후 남편은 가끔 섭섭함을 이렇게 토로했다. “사랑하지. 아니면 왜 같이 살겠어?” 남편은 찝찝한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했다. “같이 산다고 사랑하는 건가?” 나도 남편에게 섭섭함...
    Views55111
    Read More
  15. YOLO의 불편한 진실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
    Views61164
    Read More
  16. 슬럼프(Slump)

    어느 주일 아침, 한 집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아들이 하는 말 “어머니 오늘은 교회에 가고 싶지 않아요?” 깜짝 놀란 어머니가 외친다. “교회를 안가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 아들이 대답한다. “첫째, ...
    Views55057
    Read More
  17. 밀알 캠프의 감흥

    매년 일관되게 모여 사랑을 확인하고 받는 현장이 있다. 바로 <밀알 사랑의 캠프>이다. 그것도 건강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1992년 미주 동부에 위치한 밀알선교단(당시는 필라델피아, 워...
    Views52254
    Read More
  18. 구름을 품은 하늘

    처음 비행기를 탈 때에 앉고 싶은 좌석은 창문 쪽이었다.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진동을 느끼며 저만치 멀어져 가는 땅과 이내 다가오는 하늘을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그 작은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창 쪽에 앉은 사람을 부러워하며 목을 빼고 밖을 주...
    Views57002
    Read More
  19. 아내 말을 들으면…

    결혼을 하고 처음부터 아내 말에 귀를 기울여 듣는 남편은 거의 없다. 가부장적 배경 속에 서 성장한 남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여자에 대해 급을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 “어디 여자가? 여자가 뭘?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해요!”등 흔히 들었던 소리...
    Views53655
    Read More
  20. 그렇고 그런 얘기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딸이 소리친다. “아빠, 송중기, 송혜교가 결혼한대요. 그것도 10월이라네.” “그래? 와!” 온 가족이 갑자기 두 사람 결혼소식에 수선을 떤다. 아니, 두 사람과 인연은커녕 실제로 얼굴을 마주한 적도 없는데 말이...
    Views5595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