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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은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다. 그것을 알고는 있지만 막상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을 때에 밀려오는 서운함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나는 초등학교를 5군데나 다녔다. 순경아버지를 둔 덕분(?)에 일어났던 일이다. 가장 오래 다녔던 학교가 2년 반 정도였다. 어린나이에 개구지게 지내던 친구들을 멀리하고 떠나야 하는 아픔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짐작을 못한다. 전학을 간 학교에서 외톨이가 되어 지내야 했던 시간 속에서 나를 무척이나 챙겨주었던 친구들의 얼굴이 그리워 견디기 힘들었다.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그리움을 담아 편지를 보내던 나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도 가련하다.

한주간의 피로를 날려주던 “1박 2일”(KBS)이 막을 내린다. 무려 5년이나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던 “1박 2일”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다. 사연도 많고 사건도 많았다. 내가 너무도 좋아했던 강호동이 낙마하는 비극을 겪으며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더니 2월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는 모양이다. “마지막 여행 1탄”을 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2007년 8월부터 시작했다는 “1박 2일”을 시청하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로 기억한다.

2008년 연초부터 6개월 동안 아틀란타(조지아 주)에 있는 새한장로교회(송상철 목사 시무)에 날아가 “부부행복학교”를 인도하게 되었다. 격주로 금요일에 내려가 매일 저녁마다 부부웍샵을 인도하고 주일 오후에 필라로 돌아오는 여정이었다. 공항에 나가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지루함을 달래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때 만난 것이 “1박 2일”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것이 눈길을 끌었고 매번 달라지는 컨셉이 흥미로울 뿐 아니라 한국곳곳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내기에 고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는 직효약이 되어주었다. 알게 모르게 “1박 2일”의 열혈팬이 되어갔고 이런 저런 사건에 연루되어 탈락하는 멤버들을 보며 “인생무상”을 실감하기도 했다.

마지막 촬영에서 흘리는 5명 남자의 눈물을 보았다. 나도 모르게 내 뺨에는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타고 내렸다. 나이가 들면 눈물이 많아진다던가. 그러고보니 나도 정말 많은 이별을 했다. 어린 시절을 몽땅 보냈던 경기도 “양평땅”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중앙선 열차난간에 앉아 울었다. 9년이나 부교역자 생활을 했던 교회를 떠나면서 서운해 하던 학생들을 위로하던 나는 끝내 참지 못하고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울음의 강도가 깊어지며 좌중은 통곡의 장이 되어버렸던 것을 기억한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목회를 접고 미국으로 향하던 때는 내 생애 가장 잊을 수 없는 이별의 순간이었다. 함께 사랑을 나누던 교회성도들과 이별을 하는 것은 견디기 힘든 아픔이었다. 그때 청년들이 불러주던 복음성가 “파송의 노래”는 지금도 들으면 가슴이 떨려온다. “너의 가는 길에 주의 평강있으리 영광의 왕 함께 가시니(중략) 주님 나라 위하여 길 떠나는 나의 형제여. 너는 가라 주의 이름으로. 거칠은 광야위에 꽃은 피어나고 세상은 네 안에서 주님의 영광보리라” 진정 그들의 축복대로 미국 땅에서 장애인들의 가슴에 꽃을 피우고 미주전역과 세계를 다니며 복음을 전하는 자리에 섰으니 고마울 뿐이다.

정들었던 남가주(Los Angeles) 밀알선교단을 떠나 낯설은 필라델피아로 오던 순간에도 아픈 이별의 시간이 있었다. 지금도 L.A.에 가면 미국에 와서 처음 살았던 코리아타운 노르만디 11가에 위치한 그 집을 한바퀴 돌아볼 정도로 그 정은 깊디깊다.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정들었던 곳을 떠나 낯선 곳으로 간다는 것도 힘든 과정이다. 하지만 인생은 어차피 나그네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영원히 머무를 곳은 없다. 영원히 함께할 인생도 없다.

이별은 아프지만 이별은 사람을 성숙하게 만든다. 이별을 경험하며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저만치 기다리는 미래를 준비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언제 떠나더라도 모든 사람들과 좋은 감정을 가지고 헤어질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성공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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