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6.02.12 15:25

남자와 자동차

조회 수 775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ar.png

 

 십 수 년 전, 늦깎이 이민을 L.A.로 왔다. 그때가 40대 중반이었으니까 이민을 결단하기에는 위험이 따른 시기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필라 밀알선교단에서 소신껏 사역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맨주먹으로 이민을 왔을 때에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그때 나를 지탱해 준 것은 여리지만 현명한 아내, 아빠를 ‘마징가 Z’(?)처럼 여기며 의지하는 여기던 어리디 어린 두 아이들이었다. 순수하고 기대감 충만하던 이민초기의 잔상을 지우지 않으려 애를 쓰며 산다. 초심을 잃고 싶지 않아서이다. 과거가 다 그렇듯이 적나라한 나를 만났던 때가 그때였던 것 같다.

 

 나를 미국으로 인도한 대학 동창 친구 목사 역시 나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다. 오래전에 L.A.에 와서 자리를 잡고 목회를 하고 있던 친구는 나와 가족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펴 주었다. 처음 그 교회에서 청년대학부를 맡아 사역을 하고 있을 때였다. 머리 모양새가 범상치 않은 젊은 남자 집사가 있었다. 어느 주일에 새로 뽑은 차를 몰고 교회 주차장에 나타났다. 그날 예배를 마치자마자 그 차는 모든 성도들의 관심거리였다. 고가의 오픈카는 특히 남자들에게는 대단한 관심사였다.

 

 영화에서만 보던 오픈카의 위용에 나까지 매료되었다. 시승까지 하며 그날 부러운 눈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 남자의 아내가 다가서며 한마디 한다. “내가 결혼을 한 건가? 큰아들을 키우고 있는 건가? 모르겠어요.” 그 한마디에 자매의 시름이 전해져왔다. 남편은 평소에는 어른스럽다가도 어느 때는 일곱 살 아이에 버금가는 '떼'를 쓰며 돌변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비롯해 휴대전화, 게임기 등 각종 기계 앞에서 무너지는 남편의 모습에 자매는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도대체 남자들에게 '자동차'는 어떤 의미일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남자애들은 어릴 때부터 타는 것에 관심이 많다. 남자들에게 자동차란? 탈것에 대한 본능인 것 같다. 남자들은 과거부터 말을 타며 사냥을 하지 않았던가? 그만큼 움직임에 예민한 존재가 남자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실험을 했는데 남자들은 <슈퍼마리오>란 게임을 할 때마다 ‘마리오’가 점프를 하면 실제로 자신의 다리 근육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반짝반짝’ 거리는 것을 찾아냈다. 이미 뇌가 점프한 것과 똑같은 반응을 하는 것이다.

 

 ‘존 그레이’의 역작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보면 남자들에겐 자신만의 동굴이 있다고 나온다. 아마 남자들에게 그 동굴이 바로 자동차일지도 모른다. 집에서 벗어난 공간, 일에서 벗어나는 시간인 셈이다. 남자들은 집에서 회사로 갈 때, 회사에서 집으로 갈 때 주로 차를 타지 않는가? 결국 자동차가 휴대용 동굴인 셈이다. 여자들이 “집을 예쁘게 꾸며야 하겠다.”는 애착을 보이는 것처럼 남자들은 자동차에 애정을 쏟는 거라고 이해해야한다.

 

 어떤 사람은 “남자의 자동차는 여자의 백(Bag)과 같다.”고 표현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명품 백에 열광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나도 그렇다. 백이야 소지품을 넣기 편하고 예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수천, 수만을 호가하는 ‘백’이 왜 필요할까? 그것을 남자에게 적용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여자들은 말할 것이다. “차야 튼튼하고 목적지에 가는데 지장만 없으면 되는 것 아냐?”하고 말이다.

 

 하지만 남자에게 자동차는 자존심이요. 자아상의 투영이다. 물론 개중엔 자동차에, 백에 열광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한번도 “차 타령”을 한 적이 없던 남편이 주변에서 하나둘 새 차를 구입하면 돌변한다. 매일매일 자신이 사고 싶은 차의 사진을 찍어 보내고, 그 차를 볼 때마다 "어! 미래의 내 차!"라고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지른다. 드디어 그 차를 구입하는 날 소년처럼 남편은 들뜨게 된다. 남자들은 무엇엔가 빠져야 사는 존재이다. 어쩌면 자동차는 사람과 닮은 것이 많다. 눈도 있고 입도 있다. 연료도 먹어야 하고 배기도 하고 말이다.

 전혀 반응이 없는 ‘백’보다는 반응하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편이 다행스럽지 않을까?


  1. 노인의 3苦

    나이가 들어가니 어르신들을 만나면 묻는 것이 연세이다. 어떤 분은 “얼마 안 먹었습니다.”하고는 고령의 나이를 드러낸다. 분명히 나이를 물었는데 대답은 태어난 연도를 대답하는 분도 계시다. 머리로 계산을 하려면 복잡한데 말이다. 어제도 9...
    Views53528
    Read More
  2. 미라클 벨리에

    이 영화의 스크린이 열리면 주인공인 “폴라 벨리에”(루안 에머라 扮)가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프랑스 시골마을을 달린다. 분홍색 헤드폰이 인상적이다. 16세 소녀의 모습이 마냥 싱그럽다. 젊음의 강점은 바로 “건강함과 아름다움”이...
    Views51154
    Read More
  3. 신부 입장!

    “신부가 입장합니다. 하객들은 모두 일어서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례자의 멘트에 따라 저만치 다가오는 사랑하는 딸의 모습이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딸의 오른손을 잡고 예식장을 걸어 들어간다. “신랑 입장”의 구호에 따라 ...
    Views52036
    Read More
  4.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목사라!

    이런 이야기가 있다. 미국에서 한인 목회를 하는 어느 목사님이 선교지 방문차 태국에 가게 되었다. 현지에서 선교사님을 따라 시내 관광을 하는 중에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한다. 가까이 가보니 코끼리가 쇼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코...
    Views52425
    Read More
  5. 독방 체험

    죄를 짓지 않고도 스스로 감옥행을 택한 이들이 있다. 감옥은 자유를 구속하는 곳이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고 통찰력을 기르는 깨달음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쇠창살만 없지 영락없는 교도소다. 5㎡(1.5평) 남짓한 독방 28개가 복도를 마주...
    Views53930
    Read More
  6. 신실한 봉사자를 기다립니다!

    한국의 입시제도가 변화하고 있다. 수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야만 유수한 대학에 진학할 수 있기에 한국의 고교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다. 따라서 인격이나 인간관계, 감성은 뒷전이다. 오로지 ‘성적지상주의’가 한국교육의 현주소이다. 그...
    Views51732
    Read More
  7. 버려진 아이들

    세상은 평온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하지만 어둠 진 곳에서는 가정에서 버려져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도 많다. “경호”는 17살이다. 부모는 3살 때에 이혼을 했다. 이후 경호는 아버지 손에 자랐다. 경호 아버지는 공장에서 사고를 당...
    Views50173
    Read More
  8. 바뀌어 가는 것들, 그리고…

    한국에 왔다. 감사하게도 일 년에 한번 씩은 들어올 계획이 잡힌다. 부흥회를 인도하고 전국을 다니며 주일 설교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유기적인 밀알사역 감당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 있음이 고마울 따름이다. 게다가 매년 들어오면 만나야할 사람이 샘솟듯...
    Views49385
    Read More
  9. 두려움을 넘어가는 신비

    사람이 살면서 평생 풀어야 할 문제가 두려움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목을 놓아(?) 운다. 어렵게 태어났는데 나오자마자 웃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울면서 인생을 시작한다. 왜 그럴까?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인생은 한날도 편안히 ...
    Views52765
    Read More
  10. 결혼 상대자로 장애인도 괜찮을 것 같아요!

    인생의 3분지 1은 혼자서 산다. 3분지 2는 둘이서 살아야 한다. 혼자 살 때는 가끔 외로울 때가 있긴 하지만 자유로워서 좋다. 그러나 하나님이 인간을 만드실 때 혼자서는 잘 살아가지 못하도록 창조하셨다. 반드시 남자와 여자가 연합하여 Life Story를 엮...
    Views58078
    Read More
  11. 만남이 인생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있다면 “만남”이다. 다른 말로 하면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잘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관계를 잘한다.”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아도, 지식과 교양이 높아도 관계를 ...
    Views51817
    Read More
  12. 가족 사진

    “옥한흠 목사님”(사랑의 교회 원로)이 세상을 떠나 하관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옥 목사의 차남 ‘승훈’씨가 “아버지의 관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1,000여명의 성도들은 저으기 당황했다. 집...
    Views59212
    Read More
  13.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통해 감동을 받는 것처럼 행복하고 흥분되는 일은 없다.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나를 감동시킨 분은 “박윤선 박사님”이셨다. 풋풋한 인상의 교수님은 웃으시면 약간 입이 비뚤어지셨다. 그 옛날 “웨스트민스터&rdq...
    Views54686
    Read More
  14. 까까 사먹어라!

    어린 시절. 방학만 하면 나는 포천 고향집으로 향했다. 지금은 너무도 쉽게 가는 길이지만 그때만 해도 비포장 자갈길을 ‘덜컹’거리며 버스로 2시간은 족히 달려야했다. 때문에 승객들은 거의 차멀미에 시달렸다. 버스에는 항상 차멀미하는 사람...
    Views63870
    Read More
  15. 아, 밀알 30년!

    참으로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자그마한 밀알 하나가 심기어져 모진 비바람 속에서도 자라나 30년을 맞이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밀밭의 꿈이 세월의 한 Term을 돌아가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했다. 그것도 화려한 사역이 아니라 가...
    Views54786
    Read More
  16. 뒷담화의 달콤함

    갑자기 귀가 가려울 때가 있다. 그러면 이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누가 내말을 하나?” 확인할 방법은 없지만 사람은 영적 존재이기에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일찍이 나의 장인이 새로운 것을 알려주셨다. “왼쪽 귀가 가려우면 누군가...
    Views55354
    Read More
  17. 깨어나십시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깨어난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않은 인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길을 가는 사람과 같다. 그러니까 평생을 헤매 일 수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눈이 떠진다. 인생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Views57050
    Read More
  18. 남편만이 아니다, 아내도 변했다

    신혼이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있을까? 얼마나 달콤하면 “허니문”이라고 할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날 이후이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며 부부간의 전쟁은 시작된다. 그때 부부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속...
    Views56726
    Read More
  19. 애타는 “엘렌”의 편지

    엘렌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한국명은 “김광숙”이다. 그녀의 생모는 시각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기가 버거웠던지 어느 날 마켓에 버려두고 사라져 버렸다. 엘렌은 고아원으로 인도되어 살게 되었고, 4살 때 미국 볼티모어에...
    Views57050
    Read More
  20.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rs...
    Views5618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