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53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장애_일러.jpg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힘들지만 언니 집으로는 절대 가고 싶지 않아요” 장애를 가진 자매의 하소연이다. 자매는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맘 편히 머물 수 있는 곳이 필요합니다.” 뇌성마비 1급 지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매(35)는 지난 2000년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해지자 서영숙 목사가 운영하는 비인가 시설 ‘평안의 집’(전주시 태평동)에 맡겨졌다. 그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며 힘든 점도 있었지만 목사님의 헌신과 노력으로 그동안 안정적으로 지내왔다”고 장애인 시설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언니 부부와 갈등을 겪게 된 것은 서 목사가 교회를 비운 사이 자매를 익산 집으로 데려간 지난 1월.

자매는 언니네 집의 생활을 ‘악몽’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앞으로 나오는 월 30만원의 장애 수당을 한 푼도 주지 않았고 언니 부부는 내 앞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행위를 해서 정신적으로 시달리는 등 하루하루가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언니는 불과 6개월 만에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동생을 교회로 돌려보냈지만 이달 중순 다시 찾아와 “동생을 내 놓으라”며 보호자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서 목사가 동생을 납치했다며 경찰과 검찰, 시청에 민원까지 제기했다. 하지만 정작 장애를 가진 자매는 “언니가 나를 다시 데려가려고 하는 것은 올해부터 장애수당이 10만원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며 “제발 나를 데려가지 못하게 해 달라”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가련한 자매는 현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연계해 언니 부부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하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고 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하며 눈여겨 본 것은 장애시설이었다. 한국에 다녀오는 사람들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한국이 살기 좋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복지시설도 향상되었으리라 기대하며 한국 곳곳을 누볐다. 서울에 하루를 머문 후에 처가가 있는 일로(목포 근교)로 향했다. 동서와 동행하는 길에 휴게실에 들렀다. 역시 한국의 휴게실은 먹거리가 풍성하였다. 시끄럽게 틀어놓은 스피커에서는 귀에 익은 노랫가락이 흥을 돋우고 있었다. 조용하고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미국 휴게소에 비하면 역시 한국은 풍류가 넘치고 있음을 실감하였다.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시설이 깨끗하고 최신식인 것까지는 좋았는데 좌변기가 재래식이었다.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수리 중이었고 결국 다음 휴게실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한국에 살 때에 비하면 장애인 시설이 곳곳에 준비된 것은 획기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계단이 많았다. 눈에 띈 것은 전철역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더가 설치 된 것이 다행스러웠다. 옛날보다는 훨씬 장애인들이 전철을 이용하기에 편리해 졌지만 승객이 많지 않은 시간에는 가동이 되지 않아 당황을 했고 결정적인 시점에서 계단이 장애인들의 진로를 막고 있었다. 최근에 개통된 전철역에는 배려가 돋보였지만 오래전에 건설된 전철역에는 억지로 설치된 모습이 역력하여 형식적인 것처럼 느껴졌고 환승(노선을 갈아타는 것)하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고된 발걸음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필자는 심한 장애가 아니어서 걸을 수 있어 크게 지장은 없었지만 장애인이 홀로 외출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곳이 한국이었다.

나는 오래전에 장애 등급을 받았다. 서울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좋은 의사를 만나 “3급 1호 판정”을 받았다. 3급 2호만 되어도 장애인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중에 알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필자가 한국에 살 때는 거의 자가용을 몰고 다녔다. 그러니까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금번 한국방문에서 내가 주로 이용한 것은 전철이었다. 설교 초청을 해준 교회에서는 차를 보내주었지만 그 외에는 전철을 타고 다녔다. 택시를 타면 편리하기는 하겠지만 택시비가 너무 아까웠고 무엇보다 오랜만에 찾아간 서울을 느끼기에는 대중교통수단이 제격이었다.

장애인 복지카드만 있으면 무상으로 전철을 타고 서울 곳곳을 누빌 수 있었다. 모처럼 한국 사람들끼리 마주 앉아 전철을 타고 가는 모습이 새삼스럽고 신기하였다. 서로 마주보기가 쑥스러워서 그런지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핸드폰으로 TV를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핸드폰 TV 시청은 무료라는 말에 역시 한국은 IT 강국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국을 방문하면서 미국에서 대여폰(임시로 빌려 쓰는 핸드폰)을 들고 나갔는데 나중에 보니 핸드폰 안에 한국 전철 노선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전철 출발역과 도착역을 입력하면 갈아타는 역과 걸리는 시간까지 알려주어 편리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나는 청량리를 찾아갔다. 내가 서울에 와서 첫정을 주었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가며 놀란 것은 노점상들이 즐비한 장면이었다. 곳곳마다 없는 것이 없었다. 심지어 정육점 고기까지 팔고 있었다. 두어 사람이 비켜갈 정도의 공간을 두고 노점상들은 소리를 지르며 물건을 팔고 있었다. 과거에 청계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청량리 거리에서 목격되고 있었다. 양복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기성복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도 양복을 재단하여 만드는 곳이 있었다. 7.8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기능올림픽 입상자”라는 재단사 소개가 양복점 입구에 붙어있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서울 곳곳이 많이도 변했지만 청량리는 상상을 초월하였다. 낭만이 넘치는 역의 모습은 사라지고 커다란 백화점이 역사자리를 차지하며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한숨이 나왔다. 아쉬움이 섞인 한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내디디려고 할 때에 내 눈에 장애인이 들어왔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휘몰아치는 노상에 잡다한 상품을 벌려놓고 물건을 팔고 있는 뇌성마비 장애인이었다. 다가가 물건을 집어드니 불편한 몸을 떨며 사용설명까지 해 준다. 이뻤다. 고마웠다. 반가웠다. 중증 장애를 가지고 청량리 로터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그 장애인이 그렇게 멋이 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많이 파세요!” 손을 흔들며 진심으로 그 장애인을 축복하였다. 차디찬 보도 블럭에 앉아 나에게 보내주던 장애인의 미소가 지금도 나를 행복하게 해 준다.

진정한 사랑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미국으로 말하면 $300이라는 돈이 장애를 가진 동생을 사랑하는 빌미였다는 사실은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중증장애인들은 주변 사람들이 수족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랑”은 그 모든 것을 버거워하지 않도록 만드는 신비스러운 능력이 있다. 이런 마음들이 성탄이 다가오는 이 계절에 모든 분들의 가슴에 임하였으면 좋겠다.


  1. 깨어나십시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깨어난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않은 인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길을 가는 사람과 같다. 그러니까 평생을 헤매 일 수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눈이 떠진다. 인생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Views58682
    Read More
  2. 남편만이 아니다, 아내도 변했다

    신혼이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있을까? 얼마나 달콤하면 “허니문”이라고 할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날 이후이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며 부부간의 전쟁은 시작된다. 그때 부부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속...
    Views58422
    Read More
  3. 애타는 “엘렌”의 편지

    엘렌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한국명은 “김광숙”이다. 그녀의 생모는 시각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기가 버거웠던지 어느 날 마켓에 버려두고 사라져 버렸다. 엘렌은 고아원으로 인도되어 살게 되었고, 4살 때 미국 볼티모어에...
    Views58750
    Read More
  4.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rs...
    Views57940
    Read More
  5. 스쳐 지나간 사람들 속에 내 모습이 있다

    인생을 길게 살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린 시절에 만나 긴 세월을 여전히 만나는 사람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 그립고 사랑해서 만나는 사람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만남의 형태는 다양하다...
    Views57015
    Read More
  6. 행복을 원하십니까?

    새해가 밝자마자 시카고 집회를 다녀와 보니 어느새 1월 중순이다. 시카고의 겨울이 그렇게 매서울지 몰랐다. 집회를 인도하는 동안 온몸을 움츠리고 이동을 해야만 하였다. 5일 만에 돌아오는 비행기 상공에서 바라본 필라는 온통 하얀색이었다. 내가 없는 ...
    Views60326
    Read More
  7. 2017년 첫 칼럼 "미지의 세계로"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붉은 닭띠 해’라며 사람들은 호들갑을 떤다. “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계학으로 보면 혈액형, 고향, 인종, 띠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런 유형...
    Views60302
    Read More
  8. 아름다운 매듭

    실로 격동의 2016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치르느라 분주했고, 한국은 말을 꺼내기조차 두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다사다난!”이란 사자성어가 적합한 한해였던 것 같다. 또한 성경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Views56865
    Read More
  9. 초심(初心) 지키기

    이제 막 입학한 신학생들의 모습을 꼬집는 ‘조크’가 있다. 처음 입학하면 목사처럼 산다. 처음 신학대학에 입학하던 때가 생각난다. 신기하고 두렵고 희한하고 기분이 묘했다. ‘와우, 내가 신학생이 되다니!’ 걸음걸이도, 말씨도, 마...
    Views59165
    Read More
  10.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그런 말은 결코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되뇌이게 된다. 젊음이 오랜 줄 알고 그냥 저냥 지내던 20살 때에 고향 ‘포천’에서 사촌 형님이 오셨다. 우리 집...
    Views61536
    Read More
  11. 비바람 너머 별들은 빛나고 있으니

    부르기만 해도 설레이는 단어가 “결혼”이다. 사랑해서 만나고 영원히 헤어지기 싫어 결혼을 한다. 신혼에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환상을 꿈꾸며 가정을 꾸미지만 신혼의 단꿈이 사라지고 결혼이 차디찬 현실로 다가 올 때에 부부는 ...
    Views55325
    Read More
  12. 인생을 3D로 살라!

    바야흐로 3D 시대가 열렸다. 3D란 “Three Dimensions, Three Dimensional”의 약자로 수학에서 공간 내에 있는 점 등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필요한 축의 개수를 말한다. 평면에 포함된 한 점의 위치를 지정하는 데에는 두 개의 숫자가 필요하다....
    Views59554
    Read More
  13. 내 목소리가 들려?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각자의 지문이 다르듯이 사람들은 독특한 목소리를 소유하며 살고 있다. 나는 20대 초반, 교회 ‘어린이 성가대’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음악적인 재능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휘는 ‘문외...
    Views58116
    Read More
  14. 수은주의 눈금이 내려가면 그리움의 온도는 올라간다

    가을이 깊어간다. 어느새 겨울의 반갑지 않은 입김이 서서히 옷깃을 여미게 한다. 서부에 살 때에는 한결같은 청명한 날씨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동부는 그런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계절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흩날리는 가을 낙엽 속에서 불현 ...
    Views62740
    Read More
  15. 시간이 더디갈 때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약속시간에 늦어 열심히 자동차 페달을 밟아대지만 신호등은 계속 빨갛게 변하며 나를 멈추게 한다. 넉넉히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신호는 왜 그리 녹...
    Views56897
    Read More
  16. 내가 그리는 가을 그림

    사계절이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철이 없을 때는 기온의 차이로만 느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계절의 감각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자는 봄에 예민하고 남자는 가을을 타는가보다. 봄의 의미는 신비이다. 여자는 참으로 신비한 존재이다. 사춘기 시절에 접어들며...
    Views57134
    Read More
  17. 그때 그 소녀들의 함성 “밀알의 밤”

    밀알의 밤이 열네 번째 기적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스산한 가을기운을 헤치고 찾아온 수많은 동포들의 사랑을 가슴에 머금을 수 있었음이 행운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갖가지 과일과 다양한 모양의 곡식이 저마다 풍성한 열매로 한해의 삶을 그려낸다...
    Views58699
    Read More
  18. 태국 & 국왕

    2년 전, 처음으로 태국을 방문했다. 절친한 김 목사가 방콕으로 선교를 간지 14년만이다. 선교하는 “태국 새비전교회” 예배당 건축을 기념하여 “와서 부흥회를 인도해 달라!”는 친구의 강청에 이끌리어 태국행을 결단했다. 공항은 동...
    Views61193
    Read More
  19. 누가 알리요, 부모의 심정을!

    “장애인 아들 감금 폭행한 비정(非情)의 목사 부부” 언젠가 한국에서 보도된 신문 기사 제목이다. 목회자가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감금하고 폭행까지 하다니! 그것도 10년 동안이나. “발에 긴 쇠사슬을 묶어 도망을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rdq...
    Views60564
    Read More
  20. 가을남자 박완규

    밀알의 밤이 두주 앞으로 다가왔다. 게스트를 확정하고 밀알 단원들에게 “아직 멀었지만 미리 기도로 준비하자!”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척이다. 가을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삶을 돌아보게 하고 항상 들었던 음악의 느낌을 가슴으로 ...
    Views611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