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832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꾸미기_Be_Different_by_mrhenrik.jpg

 

 

나는 순수한 사람이 좋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살맛이 나고 삶의 도전을 받는다. ‘순진’과 ‘순수’는 다르다. ‘순진’은 사실 경험하지 않음에서 오는 풋풋함이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 어수룩하다고 표현해야 할까? 어린 시절에는 다 순진하다. 살아온 날들이 심히 적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라날 때에는 볼거리가 별로 없었다. TV는 고사하고 라디오도 변변히 소유한 가정이 없었다. 따라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몰랐다. 어쩌다 동네에 낯선 사람이 들어오면 신기해서 기웃거릴 정도였다. 따라서 순진무구 그 자체였다. 사춘기 시절은 또 어땠는가? 조숙한 아이들이 이성에 눈을 뜰 때에도 나는 뭐가 뭔지 몰랐다.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다 그렇게 성장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 시절에 즐겨 부르던 노래가사 중에 “그때 그 눈짓이 무얼 말하는지 몰랐다.”는 가사가 나오는가보다.

요사이 아이들을 보라! 나이는 대 여섯 살 밖에 안 되어 보이는데 아는 것이 너무 많다. 말도 너무 잘한다. 보는 것이 너무 많아서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씩 단계적으로 알아야 사는 재미가 있는데 요새 아이들은 하도 보고 듣는 것이 많아서 그런지 순진한 아이들이 드물다. 처음 미국에 와서 살아온 날들을 되새겨보면 정말 순진했다는 생각을 한다. 나보다 몇 년 일찍 와서 미국에서 살던 지인이 집에 찾아와 많은 이야기들을 해 줄때에 나는 놀란 토끼눈을 하고 경청하였다.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말이다. 세월이 지나고 나서 그가 한말의 거의 대부분이 허풍이었는데 말이다. 이민생활의 연륜이 쌓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순진하던 내가 이제 그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한편 서글퍼지기도 한다.

‘순진’은 그 어감자체가 걱정스럽다. ‘언제 누구를 만나 어려움을 당하지는 않을까?’하는 느낌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수’는 다르다. ‘순진’은 무지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순수’는 경험과 위치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삶의 태도이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청정지역에 온 것처럼 마음이 개운해 진다. 사람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중에 나이나, 지위, 학력, 직업에 따라 ‘틀’이 생긴다. 그런데 순수한 사람에게는 그 선입견을 무너뜨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만났는데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을 때에 사람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 ‘순수’는 다른 말로 단순이다. 꼼수를 두지 않는다.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지 않는다. 보이는 모습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순수’는 물질과 많은 연관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돈’이 개입되면 순수성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돈’은 다른 말로 ‘욕심’이다. 따라서 이해관계에 초연한 모습이 ‘순수’이다. 타산을 따지고 사람을 만나는 사람은 순수한 사람이 아니다. 내가 항상 입버릇처럼 주장하는 말이 있다. “만나서 쓸데 있는 이야기보다는 쓸데없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관계가 진짜 친한 사이이다.” 물론 내 지론이다. 입을 열 때마다 ‘저 사람이 무슨 의도를 가지고 저런 말을 할까?’ 분석을 하며 대화를 나눈다면 너무 피곤하지 않은가? 그냥 만나는 그 자체로도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만남이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 간다. 그런데 이런 나의 순수가 상대방에게 그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데에 고민이 있다.

순수가 지나치면 ‘푼수’가 된다. 순수한 것 까지는 좋은데 상황과 주위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이 ‘푼수’이다. 어떤 색의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리 보이듯이 ‘푼수’를 좋게 보면 ‘순진무구’가 되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전라도 말로 “푼수띠기”가 되어 사람들의 이맛살까지 찌푸리게 만든다. ‘푼수’는 주위사람들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거침이 없다. 시원시원하기는 한데 위험성이 높다. 마치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스타일이 ‘푼수’이다. 철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상황파악이 안된다고 할까? 판단하기가 매우 어려운 존재가 ‘푼수’이다. 그런데 그 ‘푼수’ 곁에는 사람들이 꼬인다. 나이가 들수록 ‘푼수’는 자신도 행복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따라서 ‘순수’와 ‘푼수’는 구별하기가 정말 힘들다. ‘푼수’는 정신적, 육신적으로 건강하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평판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이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에게 묻고 싶다. “‘순수’예요. ‘푼수’예요?” 웃으면 당신은 ‘푼수’이다.


  1. 깨어나십시오!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깨어난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지 않은 인생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길을 가는 사람과 같다. 그러니까 평생을 헤매 일 수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면 눈이 떠진다. 인생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Views58682
    Read More
  2. 남편만이 아니다, 아내도 변했다

    신혼이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있을까? 얼마나 달콤하면 “허니문”이라고 할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날 이후이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의 단꿈에서 깨어나며 부부간의 전쟁은 시작된다. 그때 부부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속...
    Views58422
    Read More
  3. 애타는 “엘렌”의 편지

    엘렌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한국명은 “김광숙”이다. 그녀의 생모는 시각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기가 버거웠던지 어느 날 마켓에 버려두고 사라져 버렸다. 엘렌은 고아원으로 인도되어 살게 되었고, 4살 때 미국 볼티모어에...
    Views58750
    Read More
  4.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꿈을 갖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우리가 어릴 때 아이들의 꿈은 단순하면서도 어마어마했다. 남자애들은 보통 “대통령, 장군” 여자애들은 “공주, 미스코리아”였으니까. 그것에 비하면 지금 아이들의 꿈은 영어로 ‘버라이어티&rs...
    Views57940
    Read More
  5. 스쳐 지나간 사람들 속에 내 모습이 있다

    인생을 길게 살아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이야기가 된다. 어린 시절에 만나 긴 세월을 여전히 만나는 사람들.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들. 그립고 사랑해서 만나는 사람들. 그냥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만남의 형태는 다양하다...
    Views57015
    Read More
  6. 행복을 원하십니까?

    새해가 밝자마자 시카고 집회를 다녀와 보니 어느새 1월 중순이다. 시카고의 겨울이 그렇게 매서울지 몰랐다. 집회를 인도하는 동안 온몸을 움츠리고 이동을 해야만 하였다. 5일 만에 돌아오는 비행기 상공에서 바라본 필라는 온통 하얀색이었다. 내가 없는 ...
    Views60327
    Read More
  7. 2017년 첫 칼럼 "미지의 세계로"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붉은 닭띠 해’라며 사람들은 호들갑을 떤다. “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계학으로 보면 혈액형, 고향, 인종, 띠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런 유형...
    Views60302
    Read More
  8. 아름다운 매듭

    실로 격동의 2016년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미국은 대선을 치르느라 분주했고, 한국은 말을 꺼내기조차 두려운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다사다난!”이란 사자성어가 적합한 한해였던 것 같다. 또한 성경 잠언 16:9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
    Views56865
    Read More
  9. 초심(初心) 지키기

    이제 막 입학한 신학생들의 모습을 꼬집는 ‘조크’가 있다. 처음 입학하면 목사처럼 산다. 처음 신학대학에 입학하던 때가 생각난다. 신기하고 두렵고 희한하고 기분이 묘했다. ‘와우, 내가 신학생이 되다니!’ 걸음걸이도, 말씨도, 마...
    Views59167
    Read More
  10.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고

    세월은 흐르는 물처럼 빨리도 지나간다. ‘그런 말은 결코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건만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되뇌이게 된다. 젊음이 오랜 줄 알고 그냥 저냥 지내던 20살 때에 고향 ‘포천’에서 사촌 형님이 오셨다. 우리 집...
    Views61538
    Read More
  11. 비바람 너머 별들은 빛나고 있으니

    부르기만 해도 설레이는 단어가 “결혼”이다. 사랑해서 만나고 영원히 헤어지기 싫어 결혼을 한다. 신혼에 행복하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환상을 꿈꾸며 가정을 꾸미지만 신혼의 단꿈이 사라지고 결혼이 차디찬 현실로 다가 올 때에 부부는 ...
    Views55325
    Read More
  12. 인생을 3D로 살라!

    바야흐로 3D 시대가 열렸다. 3D란 “Three Dimensions, Three Dimensional”의 약자로 수학에서 공간 내에 있는 점 등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필요한 축의 개수를 말한다. 평면에 포함된 한 점의 위치를 지정하는 데에는 두 개의 숫자가 필요하다....
    Views59554
    Read More
  13. 내 목소리가 들려?

    사람들은 각자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각자의 지문이 다르듯이 사람들은 독특한 목소리를 소유하며 살고 있다. 나는 20대 초반, 교회 ‘어린이 성가대’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음악적인 재능은 어느 정도 가지고 있었지만 지휘는 ‘문외...
    Views58116
    Read More
  14. 수은주의 눈금이 내려가면 그리움의 온도는 올라간다

    가을이 깊어간다. 어느새 겨울의 반갑지 않은 입김이 서서히 옷깃을 여미게 한다. 서부에 살 때에는 한결같은 청명한 날씨가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동부는 그런 여유를 가질 틈도 없이 계절이 옷을 갈아입고 있다. 흩날리는 가을 낙엽 속에서 불현 ...
    Views62740
    Read More
  15. 시간이 더디갈 때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약속시간에 늦어 열심히 자동차 페달을 밟아대지만 신호등은 계속 빨갛게 변하며 나를 멈추게 한다. 넉넉히 시간을 잡고 집을 나서서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신호는 왜 그리 녹...
    Views56897
    Read More
  16. 내가 그리는 가을 그림

    사계절이 주는 의미는 다양하다. 철이 없을 때는 기온의 차이로만 느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계절의 감각이 새롭게 다가온다. 여자는 봄에 예민하고 남자는 가을을 타는가보다. 봄의 의미는 신비이다. 여자는 참으로 신비한 존재이다. 사춘기 시절에 접어들며...
    Views57137
    Read More
  17. 그때 그 소녀들의 함성 “밀알의 밤”

    밀알의 밤이 열네 번째 기적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스산한 가을기운을 헤치고 찾아온 수많은 동포들의 사랑을 가슴에 머금을 수 있었음이 행운이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갖가지 과일과 다양한 모양의 곡식이 저마다 풍성한 열매로 한해의 삶을 그려낸다...
    Views58699
    Read More
  18. 태국 & 국왕

    2년 전, 처음으로 태국을 방문했다. 절친한 김 목사가 방콕으로 선교를 간지 14년만이다. 선교하는 “태국 새비전교회” 예배당 건축을 기념하여 “와서 부흥회를 인도해 달라!”는 친구의 강청에 이끌리어 태국행을 결단했다. 공항은 동...
    Views61193
    Read More
  19. 누가 알리요, 부모의 심정을!

    “장애인 아들 감금 폭행한 비정(非情)의 목사 부부” 언젠가 한국에서 보도된 신문 기사 제목이다. 목회자가 장애를 가진 아들을 감금하고 폭행까지 하다니! 그것도 10년 동안이나. “발에 긴 쇠사슬을 묶어 도망을 가지 못하게 만들었다&rdq...
    Views60564
    Read More
  20. 가을남자 박완규

    밀알의 밤이 두주 앞으로 다가왔다. 게스트를 확정하고 밀알 단원들에게 “아직 멀었지만 미리 기도로 준비하자!”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척이다. 가을은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삶을 돌아보게 하고 항상 들었던 음악의 느낌을 가슴으로 ...
    Views611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