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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_교사.jpg

 

 

나는 매주 KBS 예능 “1박 2일”을 즐겨본다. 얼마 전 “선생님 올스타”편이 방영되었다. 각 고등학교에 특이한 성향을 가진 선생님들을 게스트로 해박한 웃음을 유발하도록 기획되었다. 작가들의 발상과 PD의 연출은 놀라웠다. 그 중에서 송호 고등학교 “Crazy Dog”(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선생님이 유독 눈에 띄었다.그러고 보니 우리학교에도 “미친개”가 있었다. 영어선생님이었는데 어쩌다 화가 나면 아이들을 미친 듯이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본 학생들이 붙여준 별명이었다.그런데 ‘1박 2일’에 출연한 “김명호 선생님”이 그런 캐릭터였고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맡고 있기에 어쩔 수 없겠다는 동정심을 가지고 시청을 했다.

그렇다고 김 선생님이 나이가 많으냐? 아니었다. 겨우 28세 된 새내기 교사였다. 하기야 어리디 어린 나이에 자유분방한 학생들의 생활지도 사명을 받았으니“크레이지 독”이 되지 않고서는 통제가 안 될 것이다. 그 “김명호 선생님”이 하는 말 “선생이 편하면 아이들이 망가져요.” 기가 막힌 말이다. 우리 시대의 교사와 현대의 교사상은 너무도 판이하다. 우리가 어릴 때는 선생님이 존경받는 시대였다. 아니 존경을 넘어서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쉬는 시간에 소란스럽게 떠들고 장난을 치다가도 누군가 “선생님 오신다!” 외치는 소리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자리에 앉아 ‘쥐 죽은 듯’ 좌정을 했다.

선생님 다운 선생님도 계셨지만 어린 내가 보아도 영 아닌 그런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감히 선생님에게 대들거나 말대답을 하며 거역하는 일은 상상도 못했다.그 시절 선생님들은 분노가 많았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아 성질이 나면 출석부는 물론이요, 마대자루, 야구방망이등을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했다. 그래도 그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선생님과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함께 어우러져 수업을 하고 웃음을 교환했다. 세월이 지나고나니 그런 별난 선생님일수록 기억에 남아있고 결국 내 삶에 좋은 영향을 주신 분이었음을 깨닫는다.

그 당시에는 “가정방문”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선생님들이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학생들의 가정환경을 살피고 방향을 잡아가는 그런 제도였다. 여러 가지 폐단과 비리(촌지) 때문에 종종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가정방문”을 통해 스승과 제자가 가슴으로 만나는 유익함도 있었다. 그 당시 선생님에게 드리는 최고의 선물은 “계란 한 꾸러미”가 전부였다. 지금 생각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그 자그마한 선물에 풋풋한 정이 오고갔다. 부지런히 학생들의 가정과 형편을 살피고 실로 “편함”을 거부하며 학문과 인격을 전수시킨 그 시대의 선생님들의 노고로 우리세대는 반듯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걸그룹 “시스타”가 1박 2일을 찾았다. 깜짝 공연을 본 후 선생님들에게 소감을 물었다. 김명호 선생님 차례가 되자 한마디 한다. “복장이 좀 그렇다” 너무도 짧은 바지를 두고 한말이다. 장내는 웃음바다를 이룬다. 애창곡을 부르는 시간에는 “설운도”의 “누이”를 불러댄다. 정말 4차원 선생님이다. 하지만 학원비만 너무 쓰면서 성과를 낸 적이 없는 학생을 하루에 자습을 한 시간 하면 ‘자습 확인증’을 주고 본인이 스스로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니 성적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감동이었다.

다음날 아침 기상미션에서 열심히 한 결과 발언권을 얻어낸다. 메가폰을 입에 대고 하는 말 “학생들아 사랑한다.” 그런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대뜸 “얘들아,말 쫌 잘 들어라!”(경상도 억양)고 소리를 친다. 게다가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대는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김 선생님의 마지막 말 "아이들이 어디 가서 출세하는 건 안 바라요. 남의 눈에 피눈물 내면서 출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건 싫어요. 그건 정말! 그럼 또 당한 사람들이 또 똑같이 남의 눈에 피눈물 낼 거 아닙니까." 명언이다.

부지런한 선생님,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며 잔소리를 해대던 선생님들이 무척이나 고맙게 느껴지며 문득 그리워진다. 편한 것보다는 아이들을 바로 지도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동분서주한 각 학교에 “미친개”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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