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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jpg

 

 

가을이다. 매년 맞이하는 계절이지만 금년 가을의 숨결은 내 마음을 더 편안하게 한다. 무려 4개월 이상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상상하지도 못했던 전화를 받은 것이 6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5월 한 달, 중국 그리고 동남아 선교를 마치고 돌아와 지친 몸과 마음을 추수리던 그 시간 “밀알선교단에 교회건물을 기증하고 싶다.”는 목사님의 제의를 받았다. 가슴이 뛰었다. 건물을 인수하는 절차에 들어가며 그날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하나라도 더 챙겨가려는 세태가 만연한 이때에 장애인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는 목사님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다.

돌아볼수록 엄청난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런 기적을 일으켜 놓으시고도 시치미를 떼고 내려다보시는 하나님의 눈길 앞에 오늘도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살고 있다. 이사를 하자마자 “밀알의 밤”을 열었고 행사가 마무리되자마자 “입당감사예배” 대사를 치렀다. 그렇게 달리다보니 가을의 품속이다. 숲속을 내달리며 쏟아지는 낙엽의 향연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윤달이 끼어서인지 금년 가을은 속도가 느려진 것 같다. 가을은 “갈”이다. “금방 지나간다.”는 의미이다. 가을의 품속에서 겸손을 배운다.

무성하고 현란하던 이파리를 아무 미련 없이 떨쳐버리는 나무의 냉정함. 바람을 벗 삼아 정든 나무와의 이별을 멋지게 고하며 날아가는 낙엽. 저만치 땅에 떨어져 서서히 거름이 되어가는 그 모습이 어쩌면 인생의 길과 흡사하다. 봄기운을 느끼며 고개를 내어밀던 새순이 서서히 성숙해 가고 그 초록의 깊이를 더해간다.앙상하던 나뭇가지에 잎이 자리를 잡으며 나무는 멋진 단장을 거듭하고 여름 한복판에서 청춘의 정점을 찍는다. 아침에 햇살이 비추이기 시작하면 이슬을 머금은 나뭇잎은 잰 걸음으로 춤을 추며 청춘을 노래한다.

그래서 청춘은 초록이다. 누군들 그 시절이 없었으랴!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열정. 사랑이 고파 고뇌하던 시간들.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배가 고파도 청춘은 행복했다. 우리 청춘은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었다. 그래서 여름이 되면 들로 산으로 캠핑을 떠났다. “군용텐트, 버너, 그리고 라면.” 우리세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단어들이다. 배가 그리 고픈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넉넉함하고는 거리가 먼 시절을 보냈다. 일종의 ‘얼치기(낀)세대’ 라고 해야 할까? 머리를 기르면 “장발단속”이 기다렸고 밤을 새우려면 “야간통행금지”가 발목을 묶었다.

그런 아픔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수없는 좌절과 최소한의 자유 속에서도 우리는 풍류를 잃지 않았다. “대학가요제”로 시작하여 온갖 “가요제”는 우리세대의 산물이다. 군부의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돌이켜보면 뿌연 회색의 시간이었지만 기타가 있어 내 청춘은 행복했다.청춘이 오래갈 줄 알았다. 아니 영원히 우리는 청춘일 줄 알았다. 그런데 푸르디 푸르던 초록이 어느 날 지쳐 낙엽이 되듯이 우리 청춘도 색깔이 바래갔다.

인생의 꿈을 보란 듯이 펼칠 40대에 IMF를 만나 허덕이고,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그 자리에 있으면 도둑?)의 희생양이 될 줄이야! 아이들이 어릴 때에 어머니에게 맡기며 외출을 할라치면 “아빠, 엄마 언제와?”를 반복해 물었다. 언제까지나 어릴 줄만 알았던 아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되고 공부와 직장을 찾아 ‘훨훨’ 날아가 버렸다. 실로 ‘빈 둥지’에서 이제는 아이들을 마냥 기다린다. 어쩌다 집에 온 아이. 와서 반가운 만큼 떠나갈 때에 서운함을 온몸으로 느껴야 하는 자리에 서있다.

오늘은 아내가 “낙엽을 치우자.”고 했다. 온갖 색깔의 낙엽을 긁으며 상념에 젖는다. ‘그래 너희들도 한때는 청춘이었지! 새들이 날아들어 타지 소식을 전해주고 때론 예쁜 나비가 날아 앉아 가슴을 달뜨게 했겠지? ‘윙윙’거리는 벌떼가 주위를 맴돌며 친구가 되어주고 말야! 이제 바랜 색깔을 훈장 삼고 떠나가는구나!’가슴이 시릴만큼 현란한 단풍,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가을낙엽. 가만히 읖조려 본다. “우리에게도 청춘이 있었다.” 가을을 가슴에 담는다. 늙어가지 않고 멋있게 익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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