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59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부부 싸움.jpg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하지만 그런 부부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부부는 다른 것이 많지만 세월의 흐름속에 서서히 닮아가며 평생을 엮어간다. 친구가 한마디 했다. “모든 부부는 똑같아.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일없어 보이지만 들어가보면 다들 갈등 속에 사는거야!” 어쩌면 좌괴적인 표현같지만 그 말이 신빙성 있어 보인다.

 

  싸움없이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태어난 가문이 다르고, 문화, 습성, 유전자가 다른데 하나가 되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그래서 싸움을 시작한다. 마치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하듯이. 이 글을 읽는 분이 결혼생활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한 마음이 밀려온다. 부부싸움으로 상대가 얼마나 자극을 받고 변화되었는지도 묻고 싶다. 똑같은 레퍼토리의 반복 아닐까? 그러면서도 여전히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아주 멋진 하루를 보내고 이제 잠에 들려는 참이었다.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주말에 창고 정리하는 거 잊지 마세요.” “알았어. 내 기쁘게 도와주지.” 순간 돌아온 아내의 날카로운 대답. “그게 무슨 뜻이에요?” “아니, 도와주겠다는 말이 뭐가 잘못됐다는 말이지? 거들어주겠다, 같이 하자는 말인데? 내 말은, 그러니까 당연히당신도 알잖아. 창고를 같이 치우자는 얘기지.” “그 말인즉슨 내가창고를 치울 때 도와주겠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창고 청소는 내 일이고 당신은 그저 도와주기나하겠다는 거죠.” , 또 시작이다. “여보, 제발. 지금 너무 까다롭게 따지는 것같지 않아?” “까다롭다고요? 지금 까다롭다고 했어요?” 어둠 속에서 아내가 벌떡 일어나 이불을 확 걷어 젖혔다. 방안에는 차갑고 무거운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얼마 전 읽은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보통 부부싸움의 패턴이 이렇다. 심각하고 거창한 주제가 아니다. 말꼬리를 무는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냥 지나가도 될 말인데 되묻다가 상황이 험악해진다. 그러다가 옛노래가 나오기 시작한다. 남편은 대개 싸움을 하고 나서 잊어버린다. 그래서 아직 분이 풀리지 않은 아내에게 밥을 차려 달라고 한다. 아내는 기가 막히다. 염장을 질러놓고 밥을 달라고? 도대체 이해가 안간다. 아내는 묘한 기억력이 또렷한 존재이다. 도대체 언제쩍 이야기인데. 그걸 끄집어낸다. 깜빡깜빡하면서도 부부싸움을 할 때면 그리도 기억을 잘한다. 잊어버릴만도 한데 말이다. 그래서 남편은 더 열을 받는다. 거울보고 가위, 바위, 보다.

 

 우리나라 속담에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한다. 흔적이 안 남는다는 의미이고, 대수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만히 되뇌어보라! “칼로?” 와우. 손으로 물베기가 아니라 칼로 물베기이다. 이게 문제다. 부부싸움의 동기는 시시해 보이지만 속히 진화가 안되면 커다란 사건으로 번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싸움은 주로 아내가 건다. 하지만 싸움의 원인은 남편이 제공한다. 남편은 화가나면 바로 일을 벌린다. 아내는 속으로 삭히다가 한계가 오면 터뜨린다. 따라서 남편이 제기하는 문제는 단순하다. 하지만 아내가 걸어오는 싸움은 비중이 실린다. 쉽게 간과하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부부싸움을 안할 수는 없지만 잘 풀어내기만 하면 평생 신혼의 삶을 살 수 있다. 부부싸움을 한 후에, 한 사람은 빨리 이야기해서 풀어야 하는 성격이 있는가 하면 한 사람은 그냥 화가 가라앉을 때까지 가만히 침묵하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하는 성향이 있다. 며칠을 서로 말도 안하고 풀어질 때까지 밥도 안주는 집도 있다. 결국 싸움을 하고 나면 손해를 보는 것은 남편아닐까? 남자는 본능적으로 먹는 것에 예민하기 때문이다. 밥을 못 얻어 먹으면 본인만 손해다. 결국 행복한 부부란 싸움을 안하는 부부가 아니라 이후를 지혜롭게 풀어내는 화해를 잘하는 부부인 것 같다. 고운정도 소중하지만 미운정이 더 여운이 있다는 것을 오래 살아본 부부는 이미 깨닫고 있다.

 

 

 


  1.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2505
    Read More
  2. 가을 창가에서

    사람마다 계절의 감각을 달리 느낀다. 여성들은 봄의 감성에 손쉽게 사로잡힌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원인 모를 외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내어민다.홍릉의 가로수 마로니에 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것을 보며 사춘기를 넘어...
    Views2728
    Read More
  3.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태초에는 숫자가 없었다. 그래서 열손가락을 사용했고, 셈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날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전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각자에게 번호가 주어진다. 키가 작은 아이부터 숫자가 주어졌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Views3049
    Read More
  4. 남편의 위상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
    Views3215
    Read More
  5. 내게 한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차를 몰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때문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입을 ‘삐죽’여 보기도 한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나게 했던 야속한 한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안 좋은 생각은 다 걷어 ...
    Views3385
    Read More
  6. 보람과 아쉬움

    매년 가을이면 기대하던 밀알의 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열일을 젖혀놓고 매년 참석하는 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준비는 행사 3개월 전에 출연자를 결정하는 기획에 들어가고, 19년째, 40일 금식을 이어가며 준비하게 된다. 힘은 들지만 마음...
    Views3060
    Read More
  7. No Image

    마음 속 어린아이

    사람은 누구나 궁금함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것을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좁다. 사람의 즐거움은 다양하다. 우선 오감을 자극시켜 주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의 인지능력은 시력을 통해 가동되는 경향이 높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
    Views3380
    Read More
  8. No Image

    이태백

    칼럼 제목을 보고 옛날 당나라의 풍류 시인 “이태백”을 떠올렸다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약자이다. 희망에 부풀어 살아야 할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실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Views3309
    Read More
  9. 행복의 샘, 밀알의 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벌은 록펠러이다. 그는 만고의 노력 끝에 억만 장자가 되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보통 돈만 많아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55세에 그는 불치병을 만나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 선고를 받게 ...
    Views3449
    Read More
  10. No Image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인생사에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사랑으로 태어나고 사랑으로 사람은 성장한다. 우연히 “회장님댁 사람들”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장장 22년을 방영한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를 재구성하는 케이블방송이었다. 마침 <쎄시봉>팀들이 출연...
    Views3414
    Read More
  11. No Image

    밥상의 주인은 밥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놀라는 것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차 운행이 필수인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할라치면 음식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런치 스페셜?’ 옛날이야기이다. 저렴한 스페셜이...
    Views3224
    Read More
  12. No Image

    철학자의 인생론

    한때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리우며 다양한 철학논리를 펼친 학자들이 있다. 김형석(연대), 김태길(서울대), 안병욱 교수(숭실대)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하지 않는가? 나야 대학 초년생때 <철학개론>마저도 고루하게 생각했던 장본인...
    Views3614
    Read More
  13. No Image

    아미쉬(Amish)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사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데 말이다. ‘필라델피아’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있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뛰어올라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
    Views3845
    Read More
  14. 장애인들의 행복한 축제

    여름이 다가오면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동부 사랑의 캠프”이다. 어떤 때는 밀알선교센터 달력이 다 찢기워 나가고 7월이 펼쳐져 있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하지만 지난 3년 멈춰서야만 하였다. 끔찍한 팬데...
    Views3685
    Read More
  15. No Image

    그 강 건너편

    사람마다 살아가며 잊지 못할 인연이 있다. 내 생애에 꼽으라면 단연 천정웅 목사님이다. 나를 오늘의 나로 가꾸어 준 멘토이다. 그분은 정말 건강했다. 20대 초반, 교회 청년부에서 ‘아야진’(동해 휴전선 근처 마을)으로 하기수련회를 갔던 때였...
    Views3560
    Read More
  16. No Image

    눈은 알고 있다

    사람에게는 오감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감각이 살아있어야 사람은 살맛이 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인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수화, 구화를 통하여 청각 마비의 핸디캡을 커버하며 살아간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후유...
    Views3576
    Read More
  17. No Image

    때 이른 성공

    신동이란 어린 나이에 별스런 재주를 나타내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지식은 물론, 예 · 체능에서 탁월한 재능을 발휘할때에 그런 명칭이 붙는다. 일단 그를 낳은 부모들이 자긍심을 느끼고, 주위 사람들의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시대에도 신...
    Views3642
    Read More
  18. No Image

    발가락 시인

    이흥렬 씨. 그는 선천적 뇌성마비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언어소통이다. 사람을 만나면 힘겹게, 너무도 힘겹게 말을 이어가야 한다. 말들은 쉽사리 그의 입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동안 그의 온 몸을 휘젓고 다닌 끝에야 가까스로 그...
    Views3449
    Read More
  19. No Image

    나는 멋진 사람

    대부분 핸드폰을 열면 가족사진이나 풍경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독특하게 내 폰은 배경이 나다. 언젠가 가족모임을 가지면서 독사진을 찍었는데 내 웃는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며칠 전, 지인과 대화 중에 내 핸드폰을 보며 “특이하시네요. 핸드폰 ...
    Views3441
    Read More
  20. No Image

    미치겄쥬? 나는 환장하겄슈!

    인생은 초보부터 시작한다. 처음은 다 어설프고 우수꽝스러워 보이지만 인생은 다 초보부터 시작하였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초보」하면 생각나는 것이 운전이다. 장애인이기에 운전을 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는데 누가 “한국도 장애인들...
    Views349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