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2.09.09 16:14

내 나잇값

조회 수 610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노인의 웃음.jpg

 

 

  나는 젊어서부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세부류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신자, 여자, 연하이다. 목사이다보니 신앙이 없는 사람을 이길 확률이 없다. “당신 목사 맞아그러면 끝이다. 여자를 이기려고 생각하는 남자는 아직도 덜떨어진 사람이다. 어떻게 말로 여자를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하고는 절대 논쟁을 하지 않는다. “나잇값 좀 하세요하면 할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이제 나이가 장난이 아니다. 아니 숨이 가쁠 정도이다. 나이가 들면 세대만큼의 mile로 간다고 하더니 요사이 그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월요일을 시작하면 어느새 주말이고, 월을 시작하면 어느새 다음달이 다가오고, 금년도 덥다, 덥다외치다보니 9월의 문턱이다.

 

  지난 6월 우리는 친근한 국민 MC 송해를 떠나보냈다. <전국노래자랑>34년이나 이끌던 명사회자는 95세를 일기로 저세상 사람이 되었다. 그는 가면서 외쳤다. “한세상 잘 살다갑니다~” 구순에 나이까지 온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다가 간 그는 진정 행운아였다. 사실 서영춘, 구봉서, 배삼룡, 이기동에 비하면 그는 성공적인 코메디언은 아니었다. 하지만 구수한 입담과 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인상으로 어느 누구보다 진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그보다 앞서 <가족오락관>의 장수 사회자 허참이 2월 우리 곁을 떠나갔다. 이름도 특이했던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명MC였다. “몇대몇?”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그의 향년 72세이다.

 

  사람들은 얼마나 살고 싶어할까? 여론조사에 의하면 남성은 80대 중반, 여성은 90세 전후로 나타났다. 내심으로는 100세까지 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수명은 남자 79, 여자 85세이다. 문제는 건강이다. 장수하는 분들중에 병치레를 안하고 아주 건강하게 살다가는 노인은 드물다. 빠르면 60, 70에 접어들면 질병과 싸우며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인류가 기억하는 인물들은 얼마나 살았을까? 공자는 그 시대에 73. 석가모니 80. 소크라테스 70세를 살았다. 조선시대에 세종대왕은 53, 이순신 54. 우리나라 초대대통령 이승만 90. 무려 185개월 동안 권좌를 호령했지만 박정희는 겨우 62세를 살았다. 미국 대통령 링컨은 56, 케네디는 46세에 총탄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 불로초를 찾아 영생을 추구했던 진시황제는 50. 영웅 나폴레옹은 51. 천하를 호령했던 징기스칸은 65세를 살았다.

 

  공자는 <논어 위정편(爲政篇)>에서 “40세에는 불혹(不惑), 세상의 욕심에 미혹하지 않고, 50세에는 지천명(知天命),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60세에는 이순(耳順), 귀가 순해지고, 70세에는 종심(從心),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살아도 크게 법도에 어긋남이 없다고 설파했다. 진정 그렇게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고 있을까? 기대수명이라고 하지만 진정 그 나이에 들어서면 이제는 족하다. 이제 떠나리라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마 더 살고 싶어하지 않을까? 사는 것이 힘들어 이제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하다가도 막상 위험상황을 벗어나면 아이고, 죽을뻔했네외치는 것이 인생이다.

 

  내 나이를 조용히 돌아본다. 지난 봄. 한국방문 후 출발하기 전,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갔더니 간호사가 나를 아버님이라고 부른다. 필라에 한 노인복지원에 스탭을 만나러 갔더니 안내 데스크에 있던 분이 나를 어르신이라고 해서 놀랐다. 내가 인정하던 안하던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고 이제는 선배보다, 형님보다 아우들이 더 많아지는 나이가 되었다. 진정 나잇값을 하는 진정한 어른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는 명언이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자꾸 가르치려하고 고집만 늘어가는 것 같다. 남의 말은 잘 듣지 않고 자기주장만 늘어가는 것이 노인이 아닐까?

 

  얼마를 사느냐?”보다 얼마나 멋지게 사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어디를 가든 환영을 받고 좋은 평판을 들으며 더 나아가 존경받는 자리까지 나아간다면 나잇값을 하는 인생인 것 같다. 옛날 어른들의 말 나이는 들어도 마음은 청춘이야!”가 실감나는 세월을 지나고 있다

 


  1. No Image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
    Views2534
    Read More
  2. No Image

    개 팔자의 격상

    동물 중에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개일 것이다. 개는 어디에나 있다. 내가 어릴때에도 동네 곳곳에 개가 있었다. 그 시절에 개는 정말 개 취급을 당했다. 개집도 허술했고, 있다고해도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었다. 개가 먹는 것은 밥상에서 남은 음식찌꺼...
    Views2881
    Read More
  3. No Image

    눈 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

    감사의 달이다. 한해를 돌아보며 그동안 누려왔던 은혜를 되새김해 본다.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코로나에 휩싸여 살아야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번지며 일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제 거추장스럽던...
    Views2942
    Read More
  4. No Image

    등대

    항구마다 바다를 마주한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등대는 가야 할 길을 몰라 방황하는 배와 비행기에 큰 도움을 주며, 때로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등대 빛을 알아볼 수 있는 최대 거리를 ‘광달거리’라 한다. 한국에서 광달거리가 큰...
    Views2732
    Read More
  5.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3189
    Read More
  6. 가을 창가에서

    사람마다 계절의 감각을 달리 느낀다. 여성들은 봄의 감성에 손쉽게 사로잡힌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원인 모를 외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내어민다.홍릉의 가로수 마로니에 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것을 보며 사춘기를 넘어...
    Views3488
    Read More
  7.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태초에는 숫자가 없었다. 그래서 열손가락을 사용했고, 셈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날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전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각자에게 번호가 주어진다. 키가 작은 아이부터 숫자가 주어졌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Views3876
    Read More
  8. 남편의 위상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
    Views4029
    Read More
  9. 내게 한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차를 몰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때문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입을 ‘삐죽’여 보기도 한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나게 했던 야속한 한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안 좋은 생각은 다 걷어 ...
    Views4092
    Read More
  10. 보람과 아쉬움

    매년 가을이면 기대하던 밀알의 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열일을 젖혀놓고 매년 참석하는 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준비는 행사 3개월 전에 출연자를 결정하는 기획에 들어가고, 19년째, 40일 금식을 이어가며 준비하게 된다. 힘은 들지만 마음...
    Views3942
    Read More
  11. No Image

    마음 속 어린아이

    사람은 누구나 궁금함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것을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좁다. 사람의 즐거움은 다양하다. 우선 오감을 자극시켜 주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의 인지능력은 시력을 통해 가동되는 경향이 높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
    Views4218
    Read More
  12. No Image

    이태백

    칼럼 제목을 보고 옛날 당나라의 풍류 시인 “이태백”을 떠올렸다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약자이다. 희망에 부풀어 살아야 할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실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Views4347
    Read More
  13. 행복의 샘, 밀알의 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벌은 록펠러이다. 그는 만고의 노력 끝에 억만 장자가 되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보통 돈만 많아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55세에 그는 불치병을 만나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 선고를 받게 ...
    Views4355
    Read More
  14. No Image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인생사에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사랑으로 태어나고 사랑으로 사람은 성장한다. 우연히 “회장님댁 사람들”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장장 22년을 방영한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를 재구성하는 케이블방송이었다. 마침 <쎄시봉>팀들이 출연...
    Views4460
    Read More
  15. No Image

    밥상의 주인은 밥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놀라는 것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차 운행이 필수인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할라치면 음식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런치 스페셜?’ 옛날이야기이다. 저렴한 스페셜이...
    Views4297
    Read More
  16. No Image

    철학자의 인생론

    한때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리우며 다양한 철학논리를 펼친 학자들이 있다. 김형석(연대), 김태길(서울대), 안병욱 교수(숭실대)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하지 않는가? 나야 대학 초년생때 <철학개론>마저도 고루하게 생각했던 장본인...
    Views4596
    Read More
  17. No Image

    아미쉬(Amish)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사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데 말이다. ‘필라델피아’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있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뛰어올라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
    Views4746
    Read More
  18. 장애인들의 행복한 축제

    여름이 다가오면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동부 사랑의 캠프”이다. 어떤 때는 밀알선교센터 달력이 다 찢기워 나가고 7월이 펼쳐져 있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하지만 지난 3년 멈춰서야만 하였다. 끔찍한 팬데...
    Views4532
    Read More
  19. No Image

    그 강 건너편

    사람마다 살아가며 잊지 못할 인연이 있다. 내 생애에 꼽으라면 단연 천정웅 목사님이다. 나를 오늘의 나로 가꾸어 준 멘토이다. 그분은 정말 건강했다. 20대 초반, 교회 청년부에서 ‘아야진’(동해 휴전선 근처 마을)으로 하기수련회를 갔던 때였...
    Views4435
    Read More
  20. No Image

    눈은 알고 있다

    사람에게는 오감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감각이 살아있어야 사람은 살맛이 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인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수화, 구화를 통하여 청각 마비의 핸디캡을 커버하며 살아간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후유...
    Views452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