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02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비상.jpg

 

 

 새해가 밝았다. 60년 만에 찾아온 ‘붉은 닭띠 해’라며 사람들은 호들갑을 떤다. “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통계학으로 보면 혈액형, 고향, 인종, 띠는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은 아니다.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모으고 모아서 연구해 보니 성향이 이렇더라.’이기에 무시할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맹신하는 것도 위험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눈만 뜨면 ‘오늘의 운세’를 뒤적이며 자신의 띠를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재미가 아니라 중독수준이다. 그 운세가 ‘Fact’가 아닐진대 그리 신빙성은 없는 듯 해 보이니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이 나을 듯싶다.

 

 닭띠 생들에 관한 글을 보았다. “닭띠 생은 지능과 지모에 뛰어나며 사물을 이루어 내는데 비상한 재주가 있다. 담력이 있고 인심을 사며 정보수집 능력과 앞을 내다보는 예견력이 뛰어나다. 또한 무슨 일이든 계획적으로 꼼꼼하게 처리하여 헛일을 하지 않는다. 또 날카롭고 단정하며 체계적이고 결단력이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 닭띠 생은 자아 중심적이고 고집이 세며 이기적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경향이 있다. 닭띠는 크게 되든가 졸아들든가 독단적인 운기를 타고났으므로 자기 특성인 지적 능력을 어떻게 쓰는가에 달려 있다.” 흐흠!

 

 중학교 3학년 때에 일이다. 양평역전에서 언덕아래를 내려다보던 악동(?)들은 “닭은 키우면 목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희한한 발상을 하게 된다. 마치 달걀 하나를 안고 병아리를 깨어나게 한 후 돼지를, 나중에는 소를 사서 키우면 거부가 될 것이라는 망상을 한 농부 같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부모님을 졸라 ‘정호’네 집 마당 한켠에 자그마한 닭장을 만들고 병아리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때는 몰랐다. 병아리가 금방 커다란 닭이 된다는 것을. 사료 값이 그렇게 많이 들어갈 줄도 말이다. 결국 아이들 싸움에 어른들이 개입하며 의리까지 금이 가고야 우리의 꿈은 산산조각 났다. 닭을 보면 불현 듯 그 생각이 나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사람들의 유형은 다양하다.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과 오히려 설레임을 즐기는 사람이다. 나는 후자에 속한다. 그래서 여행을 자주 다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는 사람이 전혀 없는 곳, 그리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찾아 갈 때면 가슴이 뛴다. ‘낯선 곳’이라는 것 자체가 내 호기심과 기대감을 자극한다. 이전에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장소에서 낯선 음식을 먹으며 주위를 둘러보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그런 마음으로 2017년의 피부를 만지고 있다. 겨울이어서인지 촉감이 따뜻하지는 않다. 하지만 겨울의 찬 기운 속에서 피어오르는 커피 향은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이다.

 

 모르지만 가기로 하였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차츰 익숙해지리라! 저만치 다가오는 봄 내음과 금년 한복판에서 마주칠 신록과 청춘의 냄새를 미리 예측하면서 너와 추억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했다. 금년에도 너는 사계절의 향취와 풍경을 다양하게 내 가슴에 밀어 넣으리라. 이제 속도가 붙은 세월의 흐름을 능숙하게 아우르며 달리고 싶다. 슬픔도 사랑으로 승화시킬 연륜이 다행스럽다. 세상이 아니라 모든 아름다움이 내 속에 있음을 깨닫게 되어 고마울 뿐이다. 사람도, 환경과 삶의 흐름도 전혀 버릴 것이 없음을 깨닫게 해 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

 

 금년에도 무척 바쁠 것 같다. 사실 나는 지금 “시카고”에 와있다. 시카고한인교회(서창권 목사 시무)에서 연초부터 청년부흥회를 인도하고 있다. 새롭게 만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귀하고 서먹하던 분위기를 말씀으로 풀어가는 과정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들어가니 할 얘기도 많다. 젊었을 때는 입에서 나가던 말씀이 언제부터인가 가슴에서 나가는 신비를 체험한다. 만난 지 이제인데 마치 오랜 세월 만난 것처럼 친숙해져감이 신기하다.

 

 2017년! 너도 그렇게 내게 다가오리라! 나도 마음을 네게 주며 살아가련다. 많은 곳을 다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보고 내 마음을 부요하게 가꿔 가리라! 잘 부탁한다. 미지의 세계를 겁내지 말고 어루만지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생애 최고의 순간이 생겨나리라!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1. No Image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
    Views2576
    Read More
  2. No Image

    개 팔자의 격상

    동물 중에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개일 것이다. 개는 어디에나 있다. 내가 어릴때에도 동네 곳곳에 개가 있었다. 그 시절에 개는 정말 개 취급을 당했다. 개집도 허술했고, 있다고해도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었다. 개가 먹는 것은 밥상에서 남은 음식찌꺼...
    Views2919
    Read More
  3. No Image

    눈 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

    감사의 달이다. 한해를 돌아보며 그동안 누려왔던 은혜를 되새김해 본다.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코로나에 휩싸여 살아야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번지며 일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제 거추장스럽던...
    Views3096
    Read More
  4. No Image

    등대

    항구마다 바다를 마주한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등대는 가야 할 길을 몰라 방황하는 배와 비행기에 큰 도움을 주며, 때로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등대 빛을 알아볼 수 있는 최대 거리를 ‘광달거리’라 한다. 한국에서 광달거리가 큰...
    Views2775
    Read More
  5.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3243
    Read More
  6. 가을 창가에서

    사람마다 계절의 감각을 달리 느낀다. 여성들은 봄의 감성에 손쉽게 사로잡힌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원인 모를 외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내어민다.홍릉의 가로수 마로니에 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것을 보며 사춘기를 넘어...
    Views3529
    Read More
  7.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태초에는 숫자가 없었다. 그래서 열손가락을 사용했고, 셈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날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전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각자에게 번호가 주어진다. 키가 작은 아이부터 숫자가 주어졌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Views3919
    Read More
  8. 남편의 위상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
    Views4089
    Read More
  9. 내게 한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차를 몰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때문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입을 ‘삐죽’여 보기도 한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나게 했던 야속한 한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안 좋은 생각은 다 걷어 ...
    Views4126
    Read More
  10. 보람과 아쉬움

    매년 가을이면 기대하던 밀알의 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열일을 젖혀놓고 매년 참석하는 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준비는 행사 3개월 전에 출연자를 결정하는 기획에 들어가고, 19년째, 40일 금식을 이어가며 준비하게 된다. 힘은 들지만 마음...
    Views3970
    Read More
  11. No Image

    마음 속 어린아이

    사람은 누구나 궁금함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것을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좁다. 사람의 즐거움은 다양하다. 우선 오감을 자극시켜 주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의 인지능력은 시력을 통해 가동되는 경향이 높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
    Views4297
    Read More
  12. No Image

    이태백

    칼럼 제목을 보고 옛날 당나라의 풍류 시인 “이태백”을 떠올렸다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약자이다. 희망에 부풀어 살아야 할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실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Views4379
    Read More
  13. 행복의 샘, 밀알의 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벌은 록펠러이다. 그는 만고의 노력 끝에 억만 장자가 되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보통 돈만 많아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55세에 그는 불치병을 만나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 선고를 받게 ...
    Views4385
    Read More
  14. No Image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인생사에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사랑으로 태어나고 사랑으로 사람은 성장한다. 우연히 “회장님댁 사람들”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장장 22년을 방영한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를 재구성하는 케이블방송이었다. 마침 <쎄시봉>팀들이 출연...
    Views4513
    Read More
  15. No Image

    밥상의 주인은 밥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놀라는 것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차 운행이 필수인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할라치면 음식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런치 스페셜?’ 옛날이야기이다. 저렴한 스페셜이...
    Views4321
    Read More
  16. No Image

    철학자의 인생론

    한때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리우며 다양한 철학논리를 펼친 학자들이 있다. 김형석(연대), 김태길(서울대), 안병욱 교수(숭실대)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하지 않는가? 나야 대학 초년생때 <철학개론>마저도 고루하게 생각했던 장본인...
    Views4630
    Read More
  17. No Image

    아미쉬(Amish)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사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데 말이다. ‘필라델피아’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있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뛰어올라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
    Views4789
    Read More
  18. 장애인들의 행복한 축제

    여름이 다가오면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동부 사랑의 캠프”이다. 어떤 때는 밀알선교센터 달력이 다 찢기워 나가고 7월이 펼쳐져 있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하지만 지난 3년 멈춰서야만 하였다. 끔찍한 팬데...
    Views4558
    Read More
  19. No Image

    그 강 건너편

    사람마다 살아가며 잊지 못할 인연이 있다. 내 생애에 꼽으라면 단연 천정웅 목사님이다. 나를 오늘의 나로 가꾸어 준 멘토이다. 그분은 정말 건강했다. 20대 초반, 교회 청년부에서 ‘아야진’(동해 휴전선 근처 마을)으로 하기수련회를 갔던 때였...
    Views4453
    Read More
  20. No Image

    눈은 알고 있다

    사람에게는 오감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감각이 살아있어야 사람은 살맛이 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인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수화, 구화를 통하여 청각 마비의 핸디캡을 커버하며 살아간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후유...
    Views455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