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02.16 20:04

때 밀어 보셨어요?

조회 수 656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목욕관리사.jpg

 

 미국에 와 살면서 내 삶의 가장 큰 변화는 매일 샤워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머리를 감거나 세수는 하지만 샤워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한국의 욕실구조의 영향인 것도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여름이면 그냥 을 감고 살았고, 겨울에는 전혀 씻지 않고 살았다. 해서 일 년에 꼭 두 번은 대중목욕탕에 가야했다. 설날과 추석. 그것도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억지로 끌려갔다. 하도 때가 많아서 애를 써도 안 밀렸고 나중에는 피부가 벌개 지도록 문지른 기억이 새롭다.

 

  한국 사람은 어릴 때부터 때를 빡빡미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목욕탕에 가면 소위 이태리 타월로 때를 밀고 나와야 개운하다. 그렇게 하면 피부가 손상되어 안 좋다는데도 사람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 대중목욕탕에는 언제나 때밀이 아저씨가 있었다. 다 벗고 욕탕에 들어가는데 그분만은 반바지나 검은 팬티를 걸치고 있어 티가 났다. 언강생심 때밀이에게 몸을 맡기는 사람들은 부유층이었다. 서민들은 자신이 밀거나 옆에 앉은 사람에게 부탁하여 품앗이를 했다.

 

  그런데 시대가 변했다. 통상 때밀이라고 불리우던 직업이 이제는 목욕관리사혹은 세신사”(洗身師)로 명칭이 바뀌었다.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목욕탕에서 때를 밀어주는 사람에겐 이름이 없었다. 이미 말 한대로 때밀이아니면 아저씨”, 어떤 이는 어이!”하며 호출을 했다.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는 김춘수의 시처럼, 그 많던 때 밀어주는 사람정도였다.

 

  그분들이 항의를 한 것인지? 아니면 세태가 변해서 그런 것인지? 직업이 다양화하면서 직업의 명칭도 인격화, 세련화 하는 추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청소부를 환경미화원”, 호텔에서 청소하는 분들을 룸메이드라고 부르지 않는가? 세상이 바뀌었다. 옛날 때밀이로 알면 안 된다. 기술도 알음알음 전수되던 흐름에서 이젠 직업전문학원이 등장했다. ‘전문목욕인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그만큼 처우개선이 되기도 하였지만 수입이 쏠쏠하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수강생들이 '전문 목욕인'이 되겠다며 강원도와 충청도 등 전국 팔도에서 기차를 타고 학원에 모였다. 목욕관리사를 꿈꾸는 수강생들이 21조로 짝을 이뤄 때 미는 방법을 실습한다. 때를 잘 밀기 위해 힘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 사람의 때를 온전하게 밀기 위해서 목욕관리사가 숙지해야 하는 연속 동작은 무려 150가지에 이른다.

 

  이 동작은 물 흐르듯 끊기지 않고 이어지며, 한 번 지나간 곳은 다시 되돌아가는 법이 없다. 목 부위를 예로 들면, 왼쪽 귀 뒤부터 시작해 왼쪽 목선, 목 가운데, 오른쪽 귀 뒤, 오른쪽 목선을 지나 막힘없이 쇄골 아래로 돌아와야 한다. 그래야만 누워 있는 사람은 불편하지 않고, 때를 미는 사람은 힘이 들지 않는다. 일당이 17만원($150)이요, 능숙해지면 월 500만원($4,500)이상의 수입을 올린다고 한다.

 

  한 목욕관리사는 당당히 말한다. “일할 때는 즐겁고, 노력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는데 떳떳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그렇다. 실로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화려하고 멋있는 일을 좇기 쉬운 청춘이 목욕관리사를 업으로 삼는 결정을 하기까지 쉽지 않았겠지만 실속을 중요시하고,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을 가진 젊은이들이 대거 몰린다고 한다.

 

  26세 젊은 목욕관리사는 그저 그런 목욕관리사가 아니라 엘리트 목욕관리사로 이름을 떨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엘리트라고 해서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게 아니다. 즐겁게 일하고 연마한 기술로 모든 손님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유명세와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의미이다. 사회 통념상 두 단어를 합친 조어가 낯설게 느껴짐에도, “엘리트 목욕관리사라고 또박또박 말하는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확신에 차 있었다. 참 멋지지 않는가?

 


  1. No Image

    새벽송을 그리워하며

    어느새 성탄을 지나 2018년의 끝이 보인다.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금년이 이제는 과거로 돌아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 토요일(22일) 첼튼햄 한아름마트 앞에서 구세군남비 모금을 위한 자그마한 단독콘서트를 가졌다. 내가 가진 기타는 12줄이다...
    Views1856
    Read More
  2. No Image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서민들에게 월급봉투는 생명 줄과 같다. 애써 한 달을 수고한 후에 받는 월급은 성취감과 새로운 꿈을 안겨준다. 액수의 관계없이 월급봉투를 받아드는 순간의 희열은 경험해 본 사람만 안다. 세대가 변하여 이제는 온라인으로 급여를 받는다. 편리할지는 모...
    Views1746
    Read More
  3. No Image

    “오빠”라는 이름의 남편

    처음 L.A.에 이민을 와서 유학생 가족과 가까이 지낸 적이 있다. 신랑은 남가주대학(U.S.C.)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었고, 세 살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이 엄마는 연신 남편을 향해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금과 달라서 그때...
    Views1836
    Read More
  4. No Image

    영웅견 “치치”

    미국에 처음 와서 놀란 것은 미국인들의 유별난 동물사랑이다. 오리가족이 길을 건넌다고 양쪽 차선의 차량들이 모두 멈추고 기다려주는 장면은 감동이었다. 산책하는 미국인들의 손에는 반드시 개와 연결된 끈이 들려져있다. 덩치가 커다란 사람이 자그마한 ...
    Views1754
    Read More
  5. No Image

    행복은 어디에?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목말라 하며 살고 있다. 저만큼 나아가면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그곳에 가도 그냥 그렇다. 과연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일까? 과거에는 주로 경제적인 면에서의 결핍이 사람의 행복을 가로채 갔다. 맛있는 ...
    Views1935
    Read More
  6. No Image

    별들의 고향으로!

    2013년 9월, 우리 시대 최고 소설가인 최인호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 더벅버리를 하고 청년문화를 외치며 명동 뒷골목을 누비고 다닐때에 그는 진정 우리의 우상이었고 젊은 가슴을 풍성하게 한 시대의 작가였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구성진 목소리가 친근감을...
    Views2079
    Read More
  7. No Image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원제목인 "Whale Done!"인 이 책은 범고래가 조련사의 손에 길들여져 사람들 앞에서 멋진 쇼를 보여주는 현장에 나가기까지의 과정을 ‘조근조근’ 그려가고 있다. 대중 앞에서 범고래가 많은 기술을 습득하여 “쇼”를 하기까지는 사육...
    Views2463
    Read More
  8. No Image

    어르신∼

    노인복지원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로비에 들어섰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한참이나 “누구계세요. 사람 없습니까?” 외치고 있는데 스탭인 듯한 여성이 나타난다. “저, ○○○씨를 만나려고 왔는데요.” 인터...
    Views2090
    Read More
  9. No Image

    가을 한복판에서 만나는 밀밤

    밀알의 밤(밀밤)이 막을 내렸다. 구름떼처럼 모여드는 청중에 놀라고 매년 그 시간, 그 자리를 지켜주는 분들의 열정에 감탄한 시간이었다. 밀알의 밤은 온 가족이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장이요. 가을에 걸 맞는 분위기로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묘한...
    Views2585
    Read More
  10. No Image

    심(心)이 아니고, 감(感)이다

    사람은 누구나 삶을 지탱해 주는 지렛대가 있다.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어느샌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힘이 있기에 고통을 견디고 오늘이라는 시간에 우뚝 서있는 것이다. 그것이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이...
    Views2537
    Read More
  11. No Image

    내 나이가 어때서

    30대 젊은 목사는 항상 자신감이 넘쳤고 사역에 대한 의욕이 충만했다. 건의하는 횟수와 강도는 점점 늘어갔다. 하루는 나에게 담임목사님이 말했다. “이 목사님, 뭘 그렇게 자꾸 하려고 하세요. 조금 천천히 갑시다.”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몰...
    Views2633
    Read More
  12. No Image

    외로운 사람끼리

    인생은 어차피 외로운 것이라고 들 한다. 그 외로움이 때로는 삶을 어두운 데로 끌고 가지만 외롭기에 거기에서 시가 나오고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나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외로움이 두렵다기보다 그 상황을 더 무서워하는지도 모른다...
    Views2734
    Read More
  13. No Image

    밀알의 밤을 열며

    사람은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말이 인격이고, 실력이며, 사람됨됨이다. 해서 말 잘하는 사람은 인생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흔히 ‘언어의 마술사’라고 부른다. &ldq...
    Views2834
    Read More
  14. No Image

    하늘

    가을하면 무엇보다 하늘이 생각난다.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색 하늘은 사람의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다. 하늘은 여러 가지 색깔을 연출한다. 보통은 파란 색깔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회색빛으로, 혹은 검은 색으로 변해간다. 번쩍이는 번갯불로 두려움을 주고 ...
    Views3291
    Read More
  15. No Image

    당신의 성격은?

    사람의 성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외향적이냐? 아니면 내향적이냐?”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만나서 에너지를 얻는다면 당신은 ‘외향성이 강한 사람’이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는 것이 버겁고 특별히 새로운 사...
    Views3175
    Read More
  16. No Image

    쇼윈도우 부부를 만나다

    지난 봄 한국 방문 길에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가득히 사람들이 타고 결혼식장인 10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안쪽에 서있던 한 여인이 소리쳤다. “친한 척 하지 마요. 조금 떨어져 와...
    Views3011
    Read More
  17. No Image

    목사님, 세습 잘못된 것 아닌가요?

    요사이 한국을 대표할만한 한 대형교회에서 담임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준 일을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음에도 그 교회가 속한 교단과 신학대학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정당한 절차를 밟아 교회신자들의 압도적인 지지...
    Views3166
    Read More
  18. No Image

    기회를 잡는 감각

    인생은 어쩌면 기회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신은 평생 사람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세 번 허락한다고 한다. 가만히 내 인생을 돌아보라! 기회가 많았다. 기회를 기회로 잡지 못하면 흘러간 시간이 되고 만다. 매사에 앞서가는 사람이 있다. 희한한 사...
    Views3556
    Read More
  19. 낙도전도의 추억

    대학 동기가 병역을 필하고 복학을 하더니 적극적인 총학생회 활동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사이 나는 이미 대학원 과정에 있었기에 친구와는 학년차이가 꽤나 나있었다. 어느 날 만나자고 하더니 “총신 <제 2기 낙도전도단>에 총무로 일해 달라.&rdquo...
    Views3546
    Read More
  20. 청춘

    여름은 청춘을 닮았다. 얼어붙은 동토를 뚫고 빼꼼이 고개를 내어밀던 새순은 여름의 비와 바람을 맞으며 단단해져 간다. 따가운 햇살과 공격해 오는 해충의 위협을 의연히 견뎌낸 줄기만이 가을의 넉넉한 열매를 보장받게 된다. 여름은 싱그럽지만 그래서 아...
    Views356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3 Next
/ 23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