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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들은 순수하다. 신기한 것을 보면 호기심이 발동하며 질문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솔직하다. 꾸밈이 없다.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는다. 상황과 분위기에 관계없이 아이들은 속내를 배출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무섭다. 한국에서 목회를 할 때이다. 성도들이 거의 아파트에 거주하기에 심방을 가면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해당 층에서 내려 초인종을 누른다. 문이 열리며 환한 성도의 미소와 마주한다. 심방대원들과 들어서서 신발을 벗고 한걸음을 떼는 순간, 아이가 내 걷는 모습을 보며 묻는다. “목사님, 다리가 왜 그래요? 아파요?” 겸연쩍은 표정으로 엄마가 다가서며 말한다. “, 저리가. 그런 것 묻는 것 아니야

 

  그래도 집요하게 따라붙는 아이를 향해 내가 입을 연다. “응 다쳐서 그래” “왜 다쳤어요? 왜 이렇게 걸어요?”하며 다리를 저는 흉내까지 낸다. 그 아이는 목사라고 하니 그래도 다행이다. 어떤 아이는 아저씨, 다리 왜 그래요?”하며 달려든다. “엄마, 이 아저씨 이상하게 걸어순간 아이의 엄마는 사색이 된다. 그때 내 등줄기에는 땀이 흐른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수습하며 예배를 드리려면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한다. 그것도 이제 막 교회에 등록한 교인일 경우에는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다. 아이들은 그런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계속한다. 아이는 아이이다.

 

  청년시절, 성장한 교회를 떠나 새로운 교회 중 · 고등부 교육전도사로 부임을 했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데도 나는 스스로 장애에 대한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설교를 하면 무의식중에 내 장애를 언급했다. 교사회의 중에 한분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도사님, 누가 전도사님에게 장애가 있다고 문제 삼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소신껏 아이들을 지도해 주세요.” 그 말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후 좀 더 당당하게 사역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부장장로였다. 어느 날, 조용히 나를 부르더니 전도사님, 지금보다 덜 흔들며 걸을 수는 없나요?”라고 했다. 낙심이 찾아왔다.

 

  잠시 머무르리라 생각했던 그 교회에서 5년의 세월을 사역했다.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목사안수까지 받았다. 목사가 되고나면 장년성도들의 심방과 목양하는 일을 맡겨줄 줄 알았다. 교회 운영위원회에서 어떤 용감한 분(?)이재철 목사님이 이제 안수를 받으셨으니 짐을 나눠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는 의견을 냈다. 그때 담임 목사님은 대뜸 이재철 목사님은 다니다가 자주 넘어져서 심방을 맡기기에는 부담스럽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단다. 나중에 그 말을 전해 듣고 설움이 복받쳤다. 새벽예배에 나가 장애가 있는 다리를 붙들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나 자신이 그렇게 초라할 수가 없었다.

 

  13회 극동방송성가경연대회 본선에 나갔을 때에 일이다. 1, 2차 예산을 거쳐 3차 결선까지 통과하여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찬양하는 대역사를 허락받은 것이다. 대회 하루 전 리허설이 있었다. 본선에 진출한 13팀이 실전과 같은 연습에 임하고 있었다. 내 차례가 되어 무대 중앙에 서려는 순간 담당 PD가 다가왔다. “목사님, 내일 지팡이라도 짚으셔서 지금보다는 조금 덜 불편한 모습으로 걸으실 수 없을까요?” 당황스러웠다. 그때 난감해 하던 PD의 모습을 평생 지우지 못한다. 누구는 기우뚱거리고 싶어 그럴까? 사람들 참 매정하다. 그런 와중에도 당당하게 본선에서 기념될 만한 상을 거머쥔 내가 스스로 대견하다.

 

  장애인은 평생 그 앙금을 안고 살아야 한다. 건강한 사람들이 당연히 누리는 것을 장애인들은 기적처럼 바라고 산다. 사람들의 평판과 말 한마디에 흔들리면 장애인들은 살아갈 용기를 잃게 된다. 잠시 회고했지만 오늘까지 장애인으로 살면서 받은 수난과 불이익은 부지기수다. 오늘 내가 여기 있음은 하나님의 은혜요, 장애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삶의 철학이 나를 지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흔들리지만 꺾여지지 않는 긍정적이 마인드가 장애인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하나님의 특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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