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03.22 15:58

아이가 귀한 세상

조회 수 361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산아제한.PNG

 

 우리가 어릴 때는 아이들만 보였다. 어디를 가든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한 반에 60명이 넘는 학생이 오밀조밀 앉아 수업을 들어야만 하였다. 복도를 지날 때면 서로를 비집고 지나갈 정도였다. 그리 경제적으로 넉넉할 때가 아니어서 대부분 행색은 초라했지만 학교는 생동감이 넘쳤다. 서로 부대끼며 아이들은 누구보다 건강하게 자라났다. 그런데 조금씩 나라경제가 좋아지면서 윗사람들은 인구정책에 몰두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좁디좁은 한반도가 사람들로 북적이고 결국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때부터 산아제한은 발동을 걸기 시작한다.

 

 가는 곳마다 포스터가 나붙고 방송마다 여론몰이를 하게 된다. “덮어 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60년대)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70년대)”가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기승을 부리던 8-90년대에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로 전환을 시도한다. 실로 내가 천호동에서 전도사 사역을 할 80년대 초반 매일 보건소에서 원치 않은 임신을 하신분이나 산아제한을 원하시는 분은 무료시술을 해 드립니다.” 방송하며 엄마들을 유혹(?)했다. 우리민족이 얼마나 순진한가? 정책을 실효를 거두다 못해 이제는 출산율 0.98명으로 우리나라 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는 1명도 되지 않는다. 이대로 2050년대가 되면 나라 존폐를 걱정할 상황이 된 것이다.

 

 저출산고령화시대를 맞은 우리나라는 2021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 자연감소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는 평균수명 연장으로 80세 이상 고령 인구가 최근 연평균 10만 명씩 늘고 있어 고령 사망자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출산율 감소가 우리나라 경제 및 사회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심각성을 의식하고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결혼을 외면할 뿐 아니라 아이 낳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 이제 캐치프레이즈가 현저히 바뀌었다. “엄마 젖, 건강한 다음 세대를 위한 약속입니다.” “아빠, 혼자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가슴이 아리다.

 

 어른들은 요사이 젊은이들은 이기적이라서 아이를 안 낳는다.”고 속단한다. 아니다. 생존의 문제이다. 우리가 어릴 때처럼 낳기만 하면 되는 시대가 아니다. 삶의 퀄리티가 매우 높아졌다. 하나를 키워도 제대로 키워보겠다는 것이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다. 그런데 그렇게 키우려니 여러 면에서 희생이 필요하다. 재정도 재정이지만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곳이 마땅치가 않다. 통계에 의하면 여성이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면 60%가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실정이란다. 이제는 농경사회가 아니다. 부부가 열심히 벌어도 가정경제를 감당하기 힘든 세상이다. 이런 현실에서 아이를 둘 셋 낳는다는 것은 엄두를 못 낼 일이다. 이기적이라서가 아니다. 현실이 옛날처럼 자녀를 마음 놓고 출산할 상황이 못 되는 것이다.

 

 사회도 사회지만 교회는 더 심각하다. 이미 주일학교가 사라진 교회가 많다. 따라서 청년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2020년부터는 대학정원이 미달되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시골에 가면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정겨웠다. 냇가에도, 느티나무 밑에도, 동네마당에도 아이들 노는 소리로 생동감이 넘쳤다. 이제는 노인들뿐이다. 그것도 60대는 청년이라 할 수 있고 그 이상의 고령 노인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폐가, 폐교가 속출하고 이 세대가 마치면 미래가 불확실할 정도로 암담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사람의 얄팍한 생각으로, 인간의 지혜로 나라를 다스리는 근시안적인 정책이 결국 저출산이라는 재앙을 초래했다. 이 상황을 회복하기란 그리 쉽지 않을 듯싶다. 저녁밥상에 둘러앉아 호롱불 밑에서도 맛나게 음식을 먹으며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던 그 시절이 그래서 그립다. 그 밥상에서 동네 소식을 다 들었고 아버지의 훈육은 위력을 발휘하며 가정의 질서가 유지되었다. 자유롭게 아가를 출산하고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밝게 자라는 세상을 그래서 꿈꾸어 본다.


  1. No Image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

    고교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은 박계형의 소설이었다. 그녀의 소설은 우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책을 읽다가 실눈을 뜨고 ‘뜨락’을 바라보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간혹 야한 장면이 여과 없이 표현되어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사춘기 ...
    Views2489
    Read More
  2. No Image

    개 팔자의 격상

    동물 중에 사람과 가장 가까운 존재가 개일 것이다. 개는 어디에나 있다. 내가 어릴때에도 동네 곳곳에 개가 있었다. 그 시절에 개는 정말 개 취급을 당했다. 개집도 허술했고, 있다고해도 지저분하기 이를데 없었다. 개가 먹는 것은 밥상에서 남은 음식찌꺼...
    Views2740
    Read More
  3. No Image

    눈 뜨면 이리도 좋은 세상

    감사의 달이다. 한해를 돌아보며 그동안 누려왔던 은혜를 되새김해 본다.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준 분들을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코로나에 휩싸여 살아야 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세균이 번지며 일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이제 거추장스럽던...
    Views2919
    Read More
  4. No Image

    등대

    항구마다 바다를 마주한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등대는 가야 할 길을 몰라 방황하는 배와 비행기에 큰 도움을 주며, 때로는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도 한다. 등대 빛을 알아볼 수 있는 최대 거리를 ‘광달거리’라 한다. 한국에서 광달거리가 큰...
    Views2707
    Read More
  5. 외다리 떡장수

    최영민(48)은 다리 하나가 없다. 어릴 적에는 부모에게 버려진 아픔이 있다. 열살이 되던 해, 하교 길에 횡단 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어 왼쪽 다리를 잃었다. 사고 후 그는 너무 절망해서 집안에 틀어박혀 살았다. 그러다가 매일 도서관을 찾는 일이 일상이 ...
    Views3160
    Read More
  6. 가을 창가에서

    사람마다 계절의 감각을 달리 느낀다. 여성들은 봄의 감성에 손쉽게 사로잡힌다. 나는 가을을 탄다. 가을의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원인 모를 외로움이 살며시 고개를 내어민다.홍릉의 가로수 마로니에 잎이 흐드러지게 날리는 것을 보며 사춘기를 넘어...
    Views3454
    Read More
  7. 천국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없다

    태초에는 숫자가 없었다. 그래서 열손가락을 사용했고, 셈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그러다가 오늘날 통용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발전을 해왔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각자에게 번호가 주어진다. 키가 작은 아이부터 숫자가 주어졌다. 어릴 때부터 키가 작았던...
    Views3695
    Read More
  8. 남편의 위상

    “결혼 안하는 남자”라는 영상을 보았다. 소위 전문직에 종사하는 엘리트 총각들이 모든 것을 다 갖추고도 결혼을 안 하는 현대의 자화상을 담아낸 영상물이었다. 인물, 신장, 집안, 학력 모두 상당한 수준에 있는 젊은이들이었다. 거기다가 전문...
    Views3969
    Read More
  9. 내게 한사람이 있습니다

    우연히 차를 몰다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 때문에 미소를 짓기도 하고 입을 ‘삐죽’여 보기도 한다. 나를 행복하게 했던 한 사람이 있었다. 내 눈에서 눈물이 나게 했던 야속한 한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세월은 안 좋은 생각은 다 걷어 ...
    Views4052
    Read More
  10. 보람과 아쉬움

    매년 가을이면 기대하던 밀알의 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열일을 젖혀놓고 매년 참석하는 분들이 고맙기 그지없다. 밀알의 밤 준비는 행사 3개월 전에 출연자를 결정하는 기획에 들어가고, 19년째, 40일 금식을 이어가며 준비하게 된다. 힘은 들지만 마음...
    Views3915
    Read More
  11. No Image

    마음 속 어린아이

    사람은 누구나 궁금함에서 삶을 시작한다. 그것을 호기심이라고 하기에는 범위가 너무 좁다. 사람의 즐거움은 다양하다. 우선 오감을 자극시켜 주는 즐거움이 있다. 사람의 인지능력은 시력을 통해 가동되는 경향이 높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보고 싶...
    Views4150
    Read More
  12. No Image

    이태백

    칼럼 제목을 보고 옛날 당나라의 풍류 시인 “이태백”을 떠올렸다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약자이다. 희망에 부풀어 살아야 할 청년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이다. 실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Views4252
    Read More
  13. 행복의 샘, 밀알의 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재벌은 록펠러이다. 그는 만고의 노력 끝에 억만 장자가 되었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보통 돈만 많아도 행복할 것이라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55세에 그는 불치병을 만나 “1년 이상 살지 못한다”는 사형 선고를 받게 ...
    Views4316
    Read More
  14. No Image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인생사에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을까? 사랑으로 태어나고 사랑으로 사람은 성장한다. 우연히 “회장님댁 사람들”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장장 22년을 방영한 인기 드라마 <전원일기>를 재구성하는 케이블방송이었다. 마침 <쎄시봉>팀들이 출연...
    Views4315
    Read More
  15. No Image

    밥상의 주인은 밥이다

    팬데믹을 지나며 놀라는 것은 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다. 차 운행이 필수인 미국에서 개솔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인들을 만나 식사를 할라치면 음식 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런치 스페셜?’ 옛날이야기이다. 저렴한 스페셜이...
    Views4234
    Read More
  16. No Image

    철학자의 인생론

    한때 ‘철학계의 삼총사’로 불리우며 다양한 철학논리를 펼친 학자들이 있다. 김형석(연대), 김태길(서울대), 안병욱 교수(숭실대)이다.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라고 하지 않는가? 나야 대학 초년생때 <철학개론>마저도 고루하게 생각했던 장본인...
    Views4561
    Read More
  17. No Image

    아미쉬(Amish) 사람들

    사람들은 유명하고 소중한 것이 가까이에 있으면 그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사실 진리는 가까운 곳에 있는데 말이다. ‘필라델피아’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있다. 영화 “록키”에서 주인공이 뛰어올라 두 손을 높이 들고 환호하...
    Views4743
    Read More
  18. 장애인들의 행복한 축제

    여름이 다가오면 장애인들과 장애아동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바로 “동부 사랑의 캠프”이다. 어떤 때는 밀알선교센터 달력이 다 찢기워 나가고 7월이 펼쳐져 있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하지만 지난 3년 멈춰서야만 하였다. 끔찍한 팬데...
    Views4528
    Read More
  19. No Image

    그 강 건너편

    사람마다 살아가며 잊지 못할 인연이 있다. 내 생애에 꼽으라면 단연 천정웅 목사님이다. 나를 오늘의 나로 가꾸어 준 멘토이다. 그분은 정말 건강했다. 20대 초반, 교회 청년부에서 ‘아야진’(동해 휴전선 근처 마을)으로 하기수련회를 갔던 때였...
    Views4418
    Read More
  20. No Image

    눈은 알고 있다

    사람에게는 오감이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 감각이 살아있어야 사람은 살맛이 난다.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농인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수화, 구화를 통하여 청각 마비의 핸디캡을 커버하며 살아간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명적인 후유...
    Views449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