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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미주밀알에는 비보가 날아들었다. 워싱톤 밀알 “정택정 단장”이 정신 병동에 심방을 갔다가 장애인에게 무방비 상태에서 구타를 당해 뇌출혈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수술을 두 번이나 시도해도 뇌에 출혈은 멈추지 않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겨우 지혈은 되었지만 워낙 예민한 곳이기에 지금도 고비를 넘겨가며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단장들은 모두 허리가 아프다. 휠체어 장애인을 들어 옮기는 일을 자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장애아동들 중에는 폭력성을 가진 자폐아(Autism)들이 많다. 밀알 사역을 하다보면 장애아동들에게 구타를 당하는 일은 그리 큰일이 아니다.

그런 와중에도 1월 26일 미국에서 15번째 지단으로 “텍사스 밀알선교단”이 창립되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텍사스 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곳곳을 다녀보았지만 텍사스는 처음이었다. 그 설레임은 공항을 빠져나오며 온몸을 파고드는 차디찬 겨울공기에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필라보다는 훨씬 따뜻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달라스에는 산이 전혀 없었다. 사방팔방을 둘러보아도 평지여서 지평선이 펼쳐진다. 미국 땅이 넓다는 것이 실감나게 하면서도 지루한 마음이 살짝 고개를 내밀게 하는 곳이 달라스였다.

한국행 대한항공이 일주일에 4번이나 왕래한다는 말이 부러웠다. 그만큼 한인인구가 많은 곳일 뿐만 아니라 한인들 대부분이 “도너츠 가게”를 운영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텍사스 밀알선교단이 창립되기까지는 무려 7년의 세월이 걸렸다. 초대단장으로 헌신하는 “이재근 목사”는 달라스에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온 유학생이었다. 우연히 만난 장애인 한사람을 통해 그의 인생관과 목회의 방향이 바뀌는 경험을 한다. 2007년 5월 5일. 세 가정으로 시작된 7년 만에 “텍사스 밀알선교단”을 창립하는 열매를 보게 된 것이다.

젊은 단장이어서 그런지 진취적인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오직 집안에서 생활해야하는 청년 장애인들을 위한 “밀알칼리지”를 설립한 것이다. 비록 정식 대학교는 아니지만 아침 10시부터 모여 예배를 드리고 오후까지 교사들의 지도를 받아 개별 활동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장애인들의 대부분은 지적장애인이다. 나이는 이미 20대가 되었지만 4-5세 정도의 지능을 가진 친구들이다. 금요일 아침 “밀알칼리지”에서 말씀을 증거 하게 되었다. 천진한 미소와 과도한 반응(?)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천국은 바로 이런 친구들의 것이 아닐까?

1월 26일(주일) 오후에 거행된 창단식은 밀알을 사랑하는 분들이 “세미한 교회” 본당을 메워가며 시작되었다. 미주 밀알 이사장이신 김만풍 목사님(워싱톤 지구촌 교회)의 은혜로운 말씀과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최병락 목사님”의 환한 미소가 텍사스 밀알의 밝은 앞날을 추측하게 했다. 특송을 위해 단에 오른 장애아동 학부모들의 찬양이 인상적이었다. 서로가 두 손을 꼭 잡은 채 찬양이 시작되었다. “감사해요 깨닫지 못했었는데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 걸” 장애아동을 가진 학부모들의 입에서 “감사하다”는 고백이 음률을 타고 퍼져나갈 때에 우리 모두는 큰 감동을 받았다. 평생 안고 가야할 자녀의 장애가 그 분들에게는 절대감사로 승화되어있었다.

텍사스 밀알 창단식이 끝나고 미주 밀알 단장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항상 그랬던 것처럼 지나치듯 시작된 이야기는 밤이 깊어가며 가슴의 대화로 이어졌다.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 버거운 사역현장의 아픈 이야기들. 건강 보험조차 들지 못하고 물불을 안 가리고 뛰어야 하는 열악한 현실. 사역에 전반적인 이야기가 오가며 분위기는 더욱 끈끈해 졌다. 마주치는 눈빛에서 번지는 미소가 동지임을 깨우쳐 준다. 이런 든든한 동지들이 있기에 힘들지만 행복한 것 같다. 장애인은 어느 시대나 가장 낮고 약한 부류이다. 하나님은 낮은 곳에 계신다. 힘은 들지만 밀알사역자들은 그 낮은 곳에서 날마다 하나님을 만나는 감격을 누리며 살고 있기에 누구보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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