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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목사가 목사답게 살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목사가 신실한 모습을 나타내며 외길을 갈 때는 그런 말이 나올 리가 없다. 아니 필요가 없다. 목사가 어쩌다(?) 실수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이 해 주는 이 말에 위로를 받는다. 그렇게 이해해 주니 감사한 마음도 든다. 그런데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그 말에 복선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약간의 빈정거림과 ‘목사도 별수 없다’는 실소가 담겨있다. 그래서 그 말이 싫다. “역시 목사님은 우리와는 달라. 그렇기에 나는 목사님들을 존경해”라는 말이 사무치게 듣고 싶다.

나는 직업 중에 최고의 직업은 목사라고 생각한다. “목사가 직업이냐?”라고 묻는다면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렇다고 ‘직업’이 아닌 다른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음을 양해해 주었으면 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목사님이 드물었다. 교회마다 목사님을 모시려면 많은 시간을 기도하며 준비해야만 하였다. 시골교회나 미조직 교회(당회 구성이 안 된)에서 성도들이 “세례”를 받으려면 당회장 목사님의 스케쥴에 맞추어 날을 잡고 기다려야만 하였다. 70년대의 목사님들은 걸어 다니셔도 ‘티’가 났다. 항상 근엄한 얼굴에 단정한 정장 차림에 흐트러짐이 없었다. 말도 천천히 하셨고 설교도 유머 없이 담담하게 증거하셨다. 하지만 그 설교는 진국이었고 어쩌다 미소만 지어도 멋있어 보였다.

정말 그 시대에는 목사님이 화장실에 가는 것을 보고도 시험에 들 정도로 목사님은 신비로운 존재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목회자가 늘어나면서 그런 개념들이 희석되어가기 시작했다. 목사님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므로 매스컴에 보도되는 일들이 잊을 만하면 터지고 있다. 그런 소식에 접할 때마다 같은 목회자로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다. 그때 마음이 넓은 듯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목사도 사람인데 그럴 수도 있지 않아!” 그 말에 위로가 되기도 하지만 은근히 올라오는 울분은 무슨 이유일까? 우리 주위에는 목회자에게 실망하고 상처를 받고 교회생활을 포기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물론 자신의 상처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그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때 항상 옆에서 거드는 사람들의 말은 “하나님보고 교회 다니지, 목사님 보고 다닙니까?”하는 말이다.

아니다. 그 말은 결코 맞는 말이 아니다. 하나님은 눈에 안 보인다. 그 하나님을 눈으로 보여주는 분이 목사님이다. 성도들은 목사님을 통해 하나님을 본다. 따라서 목회자의 사명은 중차대하다. 다시 말하면 “목사는 사람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 목사는 하나님처럼 살아야 한다. 그러면 이렇게 물어올 것이다. “목사님은 하나님처럼 사십니까? 아니, 이 세상에 하나님처럼 살 수 있는 목회자가 얼마나 될까요?” 맞는 말이다. 솔직히 나도 그렇게 살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하나님처럼 살려고 애를 써야 한다는 말이다. 목사가 사람으로 살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교인이 별로 없어서, 생활비 충당이 안 되어서 목회가 힘든 것이 아니다. 하나님처럼, 아니 목사처럼 살기가 어렵기에 목회가 힘든 것이다.

목사에게는 오직 목회의 기쁨만 있어야 한다. 목회의 기쁨은 깊은 비밀이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나만이 아는 신비한 비밀이다. 그 비밀이 있는 목회자는 행복하다. 교인이 별로 없어도 생활이 어려워도 그 목회자는 의연하게 거룩한 모습으로 성직의 길을 간다. 이런 신비한 비밀이 있었기에 우리 선배 목사님들은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웃으며 그 길을 가셨다.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모진 고문을 묵묵히 견디며 순교하셨다. 목사가 목회의 기쁨을 잃어버리기 시작하면 엉뚱한 곳으로 삶이 흘러간다. 이것이 무섭다. 그 사실이 너무나도 끔직하다.

기쁨을 영적인 곳에서 찾지 못하면 그는 이미 목사가 아니다. 목사도 결혼을 한다. 아이도 낳는다. 화장실도 간다. 하지만 그분의 삶의 중심이 하나님께 있기에 그가 하는 모든 일이 거룩한 성직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목사님을 무조건 존경해야 하고 그분들이 오직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목사는 사람이 아니다. 목사는 목사다. 『신자가 되라, 학자가 되라, 성자가 되라, 전도자가 되라, 목자가 되라』오늘따라 필자가 공부했던 신학대학교의 교훈이 가슴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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