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08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가정.jpg

 

지난 달 19일. 밤 8시경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대교 위에서 한 남성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원의 설득 끝에 3시간 만에 스스로 내려와 큰 화는 면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31)는 사라진 아내에 대한 울분 때문에 술을 마시고 다리위에 올라 것으로 밝혀졌다. 35m 다리 밑으로는 바닷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마터면 아까운 생명을 잃을 뻔 했던 것이다.

이 사나이는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다리위로 올라간 것일까? 사연인 즉슨 이렇다. 멀쩡하던 아내가 사라졌다.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밥 먹고 온다.”고 나갔는데 아내는 5일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다. 11년 동안 큰 불화 없이 살아왔는데 아내는 갑자기 사라져 소식을 끊어버린 것이다. 주위에 이웃들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보아도 특별한 문제나 정황이 포착되질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가족이 흔들거렸다. 35m 다리 위에 올라가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살소동까지 벌였는데 아내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이 수소문 끝에 그의 아내를 찾아내었다. 아내의 반응은 싸늘했다. “절대로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 곁으로 가기는 죽기보다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남편이 자신을 너무 속박했다.”는 것이다. “아이들 키우라.”고 집에만 있게 하고 어쩌다 일을 하러 나가면 계속 전화를 해 대고 술만 먹으면 “나가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집을 나오니 간섭도 안 받고 마음도 후련하단다. “혼자 사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이제는 누구의 아내가 아닌 내 스스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 사정을 조금 더 파고들어 가보았다. 18살 고등학교 때 남편을 만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었다. 어린나이에 가정을 꾸미고 오직 남편이 하라는 대로만 살았다고 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정작 그녀 자신을 잃었다. 모진 엄마가 되더라도 이제부터는 자신을 찾고 싶다고 한다. 이미 깊어 질대로 깊어진 그녀의 상처는 치유되기가 힘들듯 싶다. 남편이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결혼하고 처음 쓰는 편지이다. 아내와 엄마로 살아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아내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솔직한 마음을 편지에 담는다. 노력하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아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35m 다리에 서고 보니 외롭고 절박했던 심정을 알 것 같다.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상황은 원래자리로 돌려놓기에는 이미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넌 것 같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상대방을 일종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부부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하기에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여자는 아내와 엄마로서의 삶만을 강요당하기 일쑤이고 개인으로서의 인격이나 삶을 철저하게 통제당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한 해 10만 명 이상의 주부가 가출을 한다고 한다. 주부 가출의 주된 원인은 남편의 실직이나 부도, 카드 빚 등. 경제적 문제부터 남편과의 정서적 교감 문제, 남편의 외도에 대한 분노들이다. 경제적인 문제나 생계에 대한 문제는 어렵다손 치더라도 남편과의 교감문제는 대화와 소통으로 얼마든지 개선하고 극복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상황이 급박해지면 남편들은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의 진정성을 아내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가족이야기를 하자. 너무 어릴 때 가정을 꾸미고 ‘본인 스스로의 삶을 누리지 못한 답답함과 아쉬움이 얼마나 심했으면 아무 연락도 없이 가출을 했을까?’하는 공감은 가지만 그렇다고 본인의 잃어버린 20대의 자유를 찾기 위해 아무런 죄도 없는 두 아이를 불행의 구렁텅이로 집어넣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인 것 같다. 힘들겠지만 뉘우치는 남편의 마음을 못이기는 척 받아주어 웃음꽃이 다시 피어나는 행복한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1. 여기가 좋사오니

    사람은 누구나 안정된 환경과 분위기를 원한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랬다. 예수님과 변화산(헬몬산)에 올라 예수님의 형상이 변화하고 황홀경을 경험하며 베드로는 외쳤다. “주님, 여기가 좋사오니!” 그 고백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적인 욕구인지...
    Views59569
    Read More
  2. 가는 길 다시 묻고, 묻고 물어

    “니이체”는 인간의 의식 발전을 세 단계로 이야기한다. 첫째. 낙타의 단계: 낙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짐승이다. 시키는 대로 하고 입력된 대로 산다. 물음이 없다. 저항도 없다. 평생 하라는 대로만 하는 영성지수 100-150의 단계이다. 둘째...
    Views61968
    Read More
  3. 야구 몰라요!

    매우 친숙한 목소리, 걸쭉한 입담, 야구인다운 외모. 수십 년간 야구해설가로 명성을 날리며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남자. 그는 야구해설을 하다가 종종 외쳤다. “야구, 몰라요!” 상상을 초월하는 역전극이 벌어질 때나 경기흐름이 예상을 벗...
    Views59396
    Read More
  4.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한다. 그런데 “행복”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님을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닫는다. 실로 결혼은 “종합 예술”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세상에서 남녀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며 산다...
    Views64915
    Read More
  5. 어느 장애인의 넋두리

    나는 지체장애인이다. 어릴 때부터 온몸을 흔들고 다니는 것이 수치스러워 힘든 시간들을 보내며 살아왔다. 이제 내 나이 스무살. 모든 것이 예민해지는 세대를 살고 있다. 요사이 아는 누나와 ‘썸’아닌 ‘썸’을 타고 있다. 누나는 청...
    Views63111
    Read More
  6. 여름을 만지다

    지난 6월 어느 교회에서 주일 설교를 하게 되었다. 예배를 마치고 친교시간에 평소 안면이 있는 집사님과 마주앉았다. 대화중에 “다음 주에 한국을 방문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외쳤다. “여름에 한국엘 왜가요?” 잠시 당...
    Views60284
    Read More
  7. 남자는 애교에, 여자는 환심에 약하다

    “애교”란? “남에게 귀엽게 보이는 태도.”이다. ‘애교’는 여성의 전유물처럼 보이지만 이제는 애교 있는 남자가 인기 있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에게 “귀여운 여자”라는 별칭을 얻으려면 몇 가지 특...
    Views101431
    Read More
  8. 전철 심리학

    한국에 가면 가장 편리하고 눈에 띄는 것이 대중교통 수단이다. 특히 전철노선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 속속 까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있다. 전철의 좌석배치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서인지 양쪽 창가 밑에 일렬로 배열되어 있다. 전철을 타면 어쩔 수 ...
    Views79671
    Read More
  9. '쉼'의 참다운 의미

    어느 무더운 여름, 한 목사님께서 하와이 소재 교포 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는 중에 잠시 해변을 거닐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담임하는 교회에 노 장로님 부부를 그곳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목사님은 너무도 반가워 두 손을 잡았더니 장로님 부부...
    Views70979
    Read More
  10. 사랑의 샘 밀알 캠프

    매년 여름이 되면 미주 동부에 흩어져있던 밀알선교단 단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은혜의 장을 연다. “캐나다(토론토), 시카고, 코네티컷, 뉴욕, 뉴저지, 필라, 워싱턴, 리치몬드, 샬롯, 아틀란타 밀알”까지 10개 지단이 모여 사랑의 캠프를 여는 것...
    Views58716
    Read More
  11. 소금인형

    인도의 엔소니 드 멜로 신부가 쓴 ‘소금 인형’이야기가 있다. 소금으로 만들어진 인형이 하나 있었다. 인형은 어느 날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는 곳’을 향해 소금 인형은 무작정 길...
    Views68805
    Read More
  12. 철수와 영희가 사라졌다!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국어시간에 만나는 첫 인물이 “철수와 영희”이다. “철수야 놀자, 영희야 놀자!”로 문장은 시작된다. 아마 지금도 한국인중에 가장 많은 이름이 남자는 “철수”, 여자는 “영희”일 것이...
    Views79319
    Read More
  13. 15분 늦게 들어선 영화관

    이미 영화가 시작된 극장에 들어서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더듬거리며 자기가 예약한 자리를 찾아가는 것은 고역이다. 그런데 이미 극장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볼 때는 그런 사람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기 그지없다. 환히 보이는 극장 안을 ...
    Views82897
    Read More
  14. 음악은 발이 없잖아!

    여름방학은 누구에게나 무한한 꿈을 안기며 시작된다. 그 추억을 회상하게 만드는 영화가 “순정”이다. 1991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곳곳에 흩어져 유학(?)을 하던 소꿉친구들이 고향인 전라남도 고흥. 섬마을 “청록도”에 모여 든다....
    Views61357
    Read More
  15. The Day After

    인생을 살다보면 행복에 겨워 소리치며 흥분에 들뜰 때가 있다. 그런 날들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면 좋으련만 인생은 하향곡선을 그리며 정신이 혼미해지고 삶의 무게를 지탱하기에는 너무도 버거울 때를 만나게 된다. 1983년 KBS TV에서 “이산가족을 찾...
    Views66179
    Read More
  16. 산 사람 소식으로 만나자!

    아이가 처음 태어나면 가정이라는 요람에서 꿈을 꾸며 자란다. “엄마, 아빠”를 부르며 입을 열고 두 분의 애정 어린 보살핌 속에서 성장 해 간다. 조금씩 커가며 만나는 것이 “친구”이다. 엄마, 아빠만 찾던 아이가 친구를 사귀게 되...
    Views59430
    Read More
  17. 남자여, 늙은 남자여!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가장의 위치는 대통령이 안 부러웠다. “어∼험”하며 헛기침 한번만 해도 온 집안이 평정되었으니까. ‘가족회의’라고 가끔 소집을 하지만 대부분 아버지의 일장연설이 이어지는 시...
    Views72142
    Read More
  18. 맥도날드 할머니

    인생은 참으로 짧다. 하지만 그 세월을 견디는 순간은 길고도 지루하다. ‘희희락락’하며 평탄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반면 ‘기구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일명 ‘맥도...
    Views60160
    Read More
  19. 아, 필라델피아!

    나는 Philadelphia에 살고 있다. ‘필라델피아’라는 이름은 희랍어로 “City of brotherly love(형제애의 도시)”라는 의미이다. 북으로 두 시간을 달리면 “뉴욕”이 반기고 남쪽으로 세 시간을 내달리면 “워싱톤&rdqu...
    Views72410
    Read More
  20. 밀당

    어디나 문은 미닫이와 여닫이가 있다. 미닫이는 옆으로 밀면 되지만 여닫이는 ‘밀고 당기기’가 분명해야 한다. 대개 음식점이나 일반 가게에는 출입문에 “Push” 혹은 “Pull”이라고 쓰여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Views587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