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70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날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집회를 인도하며 분주하게 한국에서의 일정을 감당하고 있다. 8일(금) 그리운 한 가족을 향해 안동으로 길을 재촉했다. 한국 밀알 총단장 성경선 목사님은 나를 안동까지 친절하게 라이드 해 주었다. 내가 안동으로 향하는 이유는 “배영철 선생님”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배 선생님과의 인연은 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처음 만났다. 남가주(L.A.) 밀알선교단 사랑의 교실 디렉터와 지도 목사로 만난 우리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금방 친숙해 졌다. 미국에 온 시기가 비슷했고 낯선 곳에서의 서먹함 때문이어서 더 가까워 질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미 장애인 사역에 관록을 가지고 있던 배 선생님에게서 나는 장애인에 대한 많은 정보와 지식을 전달 받을 수 있었고 나는 목사로서 그 가족에게 영성을 배양하는 일을 감당하며 끈끈한 인연을 이어갔다. 그러다가 배 선생님은 안동의 아버지 유업을 잇기 위해 귀국을 했고 나는 필라델피아 밀알선교단 단장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떠나면서 이별을 하게 되었다.

안동으로 향하는 시종 나는 설레이는 마음을 조용히 억누르고 있었다. “배 선생님과 만나면 너무 반가워 먼저 눈물이 터져 나오지는 않을까?”하는 염려아닌 염려를 하며 배 선생님이 교장으로 재직 중인 <안동 영명학교>교정에 들어섰다. 단아한 교정에 배 선생님의 아버지 동상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부친의 함자는 “배연창”님이다. 이미 40년 전에 장애 아동 교육에 눈을 뜨고 장애인 학교를 세워 공헌한 대단한 인물이다. 교장실에 들어서자 배 선생님이 ‘화들짝’ 놀란 눈으로 다가와 나를 안았다. 편안했다. 미국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아버지가 설립한 “안동영명학교”를 이끄는 모습이 너무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장애 학생이 350명, 교사가 140명이 라는 말을 듣고 입이 벌어졌다. 이 깊은 골짜기 안동에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그렇게 많다는 사실과 결코 작지 않은 장애인 학교를 운영하는 배 선생님이 그렇게 커보일 수가 없었다.

다음날 배 선생님의 부친이 세우셨다는 “안동 애명복지촌”을 둘러보며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받았다. 어렵게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의 부친 배연창씨는 대구대학의 특수 교육과로 진학을 했다고 한다. 1964년 대학졸업과 함께 수원의 농아 고등공민학교 교사가 되었다가 28세에 고향인 안동에 600명이나 되는 농아가 있는 것을 알고는 고향으로 내려온다. 극구 반대하는 아버지를 설득하여 얼마 되지 않는 산과 밭을 팔아 국유지 산을 맨손으로 정리하고 흙벽돌을 손수 찍어 천신만고 끝에 학교를 세운 것이 오늘날의 “안동진명학교”와 “안동 영명학교” “안동 애명 복지촌”이 된 것이다. 배연창 선생님은 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도우신다”는 말을 쓰셨다고 한다.

오래토록 장애인들을 돌보셔야 할 배연창 선생님이 간암으로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게 되었다. 병중에도 자신의 마지막 소망을 이루기 위해 40여 년간의 교직생활 퇴직금(3억3000만원)을 장애인 결혼주택 건립 기금으로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 교장의 마지막 소망은 장애인 부부들이 행복한 결혼가정을 꾸미는 것이었다. “장애인도 사람이다.”라는 신념과 의지로 특수학교와 장애인평생복지시설 등을 설립해 운영해 온 배연창 선생님의 일화를 들으며 가슴이 뜨거워왔다. 그가 세운 장애학교와 복지시설을 둘러보며 새로운 꿈을 꾸었다. 아버지의 유업을 이어 전혀 차질 없이 장애인 학교를 운영하는 아들 배 선생님과 친숙한 관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 왔다. 그러면서 한마디 던졌다. “그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둔 것이 한편 힘들기도 했겠네.” “그럼요, 나는 아버지의 반의반도 못따라 간다 아임니껴.” 답해오는 안동 사투리가 정겹게 와 닿는다.

생애 처음으로 발을 디딘 안동 땅에서 나는 정말 기분 좋은 만남을 가졌다. 자신의 삶을 모두 장애인들에게 쏟아부으며 살았고 또 그렇게 살고 있는 아버지와 아들을 만나며 ‘과연 나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나의 한가지 소원은 필라델피아
숲속에 복지홈을 만들고 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1. 그냥 그랬으면 좋겠어

    미국에 처음 와서 이민선배들(?)로부터 많은 말을 들었다. 어떤 말은 “맞아!”하며 맞장구가 쳐지지만 선뜻 이해가 안가는 말 중에 하나는 “누구나 자신이 이민을 온 그 시점에 한국이 멈춰져 있다.”는 말이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
    Views70600
    Read More
  2. 가시고기의 사랑

    오래전 조창인의 소설 ‘가시고기’가 많은 사람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시고기는 특이한 고기이다. 엄마 고기가 알을 낳고 그냥 떠나 버리면 아빠 고기가 생명을 걸고 알을 지킨다. 그 후 새끼가 깨어나면 새끼는 아빠의 고생도 모르고 훌쩍 떠...
    Views77868
    Read More
  3. 인생의 자오선- 중년

    인생의 세대를 나눈다면 유년, 청년, 중년, 노년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유년은 철모르고 마냥 뛰어노는 시기이고, 청년은 말 그대로 인생의 푸른 꿈을 안고 달리는 시기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중년, 사람들은 그렇다. 나도 그랬다. 자신의 삶에는 중년...
    Views86630
    Read More
  4. 생방송

    나는 화요일마다 필라 기독교방송국에서 생방송을 진행한다. 방송명은 “밀알의 소리”. 사람들은 생방송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에게는 생방송이 체질이다. 방송을 진행한지가 어언 14년에 접어드는 것을 보면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방...
    Views62115
    Read More
  5. 꽃은 말한다

    봄이다. 난데없이 함박눈이 쏟아져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하지만 봄은 서서히 대지를 점령해 가고 있다. 가을을 보내며 만났던 겨울. 화롯불에 고구마를 구어 먹는 옛 정취는 사라졌지만 그런대로 겨울 찬바람에 정이 들어갔다. 간간히 뿌리...
    Views67303
    Read More
  6. 당신은 운전중에 분노하십니까?

    “화”를 내지 않는 존재는 세상에 없다. 동물도 스트레스를 주면 금방 화를 낸다. 식물도 마찬가지이다. 눈에 띄게 동적이지는 않지만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며 분노한다. 하물며 사람은 어떨까? 불이익을 당했을 때나 자존심의 손상을 입을 때에 화...
    Views64420
    Read More
  7. 45분 아빠

    최근 해외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아빠의 마지막 45분'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위독해 보이는 한 남성이 산소마스크를 낀 채 신생아를 안고 있다. 무슨 사연일까? 52세의 “Mark”라는 환자가 있었다. 생...
    Views63294
    Read More
  8. 내적치유의 효험

    상처가 상처인지도 모르고 살던 때가 있었다. 당장 끼니 걱정을 해야 하는 판국에 내면을 살펴볼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 되어가고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사람들에게는 참 평안을 누리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찾아 왔다. 환경이 ...
    Views63731
    Read More
  9. 추억의 색깔을 음미하며

    인생이 힘들고 기나긴 여정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가끔 떠오르는 추억이 미소를 머금게도 하고 잠시 현실의 무게를 덜어주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사랑의 색깔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그 색깔을 다시 음미하고 싶어 추억의 장소를 찾아간다. 사진첩...
    Views71258
    Read More
  10. 부부싸움은 진정 '필요악'인가?

    부부는 대체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만난다. 비슷한 성격의 부부가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밋밋한 삶을 살거나, 극단적으로 가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힘들어 보이지만 역동성이 있고, 몇 번의 고비를 넘어가고 나면 환상의 콤비가 되는...
    Views63293
    Read More
  11. 아, 결혼 30주년!

    누구에게나 인생을 살다보면 절벽을 만나는 때가 있다. 돌아보면 내게도 크고 작은 시련들이 다가오고 물러갔다. 그중에서도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내 앞에 거대하게 다가온 절벽은 “결혼”이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장애인이라고 결혼을 ...
    Views62238
    Read More
  12. 이름 묘학

    사람은 만나면 이름을 묻는다. 이상하리만큼 이름이 그 사람의 인상과 조화를 이룬다. 때로는 이름을 물어놓고도 반응하기 어려울 만큼 희한한 이름도 있다. 참 묘하다. 이름이 그래서 인지, 아니면 이름을 부르다보니 그런 것 인지? 이름과 그 사람의 분위기...
    Views69750
    Read More
  13. 당신의 운을 점쳐 드립니다!

    “운이 없어서 부도 당했다” “운이 없어 동업자를 잘못 만났다” “운이 없어 시험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운”(運)에 대한 말을 많이도 하고 산다. 결국 “운”은 있는 것일까? 있다고 하더라도 &ldq...
    Views63089
    Read More
  14. 남자와 자동차

    십 수 년 전, 늦깎이 이민을 L.A.로 왔다. 그때가 40대 중반이었으니까 이민을 결단하기에는 위험이 따른 시기라 할 수 있었다. 지금이야 필라 밀알선교단에서 소신껏 사역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맨주먹으로 이민을 왔을 때에 상황은 그리 녹록치만은 않았다. ...
    Views79522
    Read More
  15. 로봇다리; 세진 엄마

    내가 배 아파 낳은 자식을 키우기도 힘이 드는데 아무 연고도 없는 아이를 입양하여 멋지게 사는 분이 있다. “양정숙”씨(47)는 장애인 시설 자원봉사를 갔다가 운명처럼 만난 “세진”이를 아들로 입양한다. 그것도 두 다리와 오른손 ...
    Views70934
    Read More
  16. 생각, 아니면 느낌?

    사람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동물들도 때로는 화를 내며 달려드는 것을 보면 감정이 없지는 않나보다. 우리는 순간마다 엄청난 생각을 흘려보내며 살고 있다. 발명왕 에디슨이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만들어진다.”고 했는데 사실 그...
    Views60075
    Read More
  17. 박첨지 떼루아!

    내가 어린 시절에는 볼거리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에게는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다. 학교를 오가며 논길에 들어서면 거의 모든 것을 훑고 지나다녔다. 강아지풀을 잡아채어 입에 물고 다니는 것으로 시작하여 막 피어나는 ...
    Views60364
    Read More
  18. 응답하라, 1988!

    드라마가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걸까? 요즈음 아내와 드라마 삼매경에 빠져 추억에 젖어 보는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이런 질문을 저절로 하게 만든다. 몇 주 전에 한 교회를 방문했다. 예배를 마치고 친교시간에 담임 ...
    Views63454
    Read More
  19. 아내로 하여금 말하게 하라!

    나이가 들어가는 부부가 행복해 질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간단하다. 감정과 대화가 통할 때에 행복지수는 높아진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에너지가 입으로 간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문제는 할 말과 안할 말의 경계가 나이가 들수록 ...
    Views72969
    Read More
  20. 2016년 첫 칼럼 나를 찾는 여행

    새해가 밝았다. 2016년이 시작되는 날이다. 사람마다 저마다의 소망을 품고 그 꿈이 이루어질 것을 간절히 바라며 신년호에 올랐다. 사람들은 만나면 서로를 알기위해 애를 쓴다. 고향부터, 가족과 친구관계. 그리고 그 사람의 취향과 재능까지 속속들이 알아...
    Views6576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