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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6 10:48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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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된 습관.jpg

 

 

  사람은 누구나 독특한 습관이 있다. “피는 못 속인다. 대를 이어 가는 습관도 있다. 알코올에 찌들어 살던 아버지로부터 그렇게 상처를 받고 살았으면서 그 추한 모습을 대물림한다. 도박에 빠진 아버지를 그렇게 증오하던 자식이 여전히 그 굴레를 못 벗어나며 살아간다. 여성들의 경우, 어릴 때 항상 난 엄마처럼 안 살거야라며 대들었는데 세월이 지나 중년에 접어든 내 모습이 꼭 옛날 엄마의 삶이다. 한숨이 나온다. 이처럼 보이는 습관을 탈피하는 것은 어렵고도 어렵다. 우리 집안은 신앙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이다. 그러니까 의식도 없이 술과 담배를 배우고, 명절에 모이면 화투를 즐기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아마 내가 목사가 안 되었다면 그렇게 살다가 젊어서 요절을 했을지도 모른다.

 

  7년 아래 누이동생은 어릴 때 꼭 아버지의 귀를 잡아야만 잠을 잤다. 누구의 귀는 효력이 없었다. 늦둥이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였다고나 할까? 감히 아버지의 귀를 만지작거리며 잠을 자다니. 나중에 시집을 가서는 신랑의 귀를 잡고 잔다고 했다. 함께 밀알 사역을 하는 어떤 분은 절대 차가운 물을 마시지 않는다. 더운 여름날에는 시원한 음료를 마실만도 한데 항상 온수를 마시는 그분의 결단에 탄복한다. 나는 긴장을 하면 코를 훌쩍거리는 습관이 있다. 언젠가 밀알의 밤이 열리는 무대 뒤에서 하도 마른 코를 훌쩍거려서 출연 팀이 더 긴장한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고쳐보려 해도 조금만 긴장되는 일이 생기면 여전히 그 습관은 드러난다. 큰딸은 어릴 때부터 머리를 꼬더니 장성해서도 그 습관은 여전하다.

 

  습관은 크게 두 가지로 갈라진다.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다.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책만 들면 행복해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그것은 아마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것 같다. 요사이는 유튜브가 연결되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자유자재로 들을 수 있어 편리하다. 운전할 때에 스쳐가는 풍경을 감상하며 음악을 틀면 내가 마치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행복감에 젖는다. 얼마 전 절친 선배 목사 차로 먼 길을 다녀 온 적이 있다. 꽤나 비싼 차종임에도 차 안에는 CD 한 장이 없었다. 이해가 안 갔다. 그러면서 사람은 다 취미와 습관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했다.

 

  요사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다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흑사병(페스트: 1347~1351)은 가장 큰 규모의 재앙이었다. 이때 페스트를 만연시킨 것은 유태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상하게도 유태인은 흑사병에 걸리는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극히 간단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구라파인들은 위생 관념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서민들은 비누가 무엇인지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이에 비하여 유태인은 오래전부터 목욕을 하고 식사 전후에 손을 깨끗하게 씻는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종교적인 규칙이기도 하였다. 평범한 그 습관이 그들을 무서운 전염병으로부터 구해준 원인이 된 것이다. 그러고 보면 부지런히 손을 씻게 된 요사이 배경에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

  

 인간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풍부한 지식이나 피나는 노력이 아니라 바로 습관이다. 좋은 습관은 결국 체질을 만들고, 인격, 나아가 인생을 만들기 때문이다. 남에 대한 말을 아끼는 것, 남을 칭찬하기 좋아하는 것, 잘 대접하는 것, 대화 중에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고 존중해 주는 것, 그 사람 편에서 생각해 보는 것- 이 모든 것은 습관이 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표출되기 힘들다. 습관을 고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굳이 습관에 대한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을 길들이고 적응하며 사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가만히 보면 좋은 습관은 육신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내 습관을 들여다보고 이제라도 나뿐 아니라 내 후손들까지도 그 습관을 이어받으며 행복 해 하도록 길을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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