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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2 11:04

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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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하나가 이렇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을까? 종영이 된 지금도 <부부의 세계>는 여전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가족 드라마라 생각하고 시청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미모와 탁월한 연기력을 겸비한 김희애가 등장하기에 그 기대는 더 컸다. 첫 장면부터 부부사랑 표현이 지나치다 할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케이블이라 가능했던 것 같다. 젊은 날을 회상하게 하리만큼 부부의 모습은 참 좋았다. ‘우리도 저런 때가 있었지?’ 잘 어울리는 부부, 잘생긴 아들. 직업은 의사. 남 부러울 것 없는 가정의 조화가 마음을 여유롭게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첫 회 마지막 장면에서 대반전이 일어났다. 외도하는 노골적인 장면이 나오며 실로 아연실색했다. ‘, 또 막장 드라마구나!’

 

  그런데 뭔가 달랐다. 색다른 마력으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였다. 이 드라마의 큰 줄기는 남편의 외도이다. 잘 나가는 와이프 지선우(김희애)를 두고 20대 어린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남편 이태오(박해준). 그 외도에 반응하는 아내와 아들. 그렇게 흐름을 이어간다. 예민한 촉으로 남편의 외도를 잡아낸 아내는 배신감에 치를 떨면서도 품위를 유지하며 치밀하게 하나씩 증거를 찾아내어 수집한다.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충격적인 벼라별 사건을 엮어놓은 것이 드라마 <부부의 세계>이다. 사랑과 전쟁에 등장했던 식상한 소재들이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는 궁금한 시청자의 호기심을 궤뚫는 작가의 능수능란함과 빠른 흐름. 베테랑 연기자들의 합작으로 실로 쫄깃쫄깃한 맛을 끝까지 유지하며 비지상파 채널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진가를 증명했다.

 

  결혼한 딸들이 물어왔다. “아빠, 부부의 세계 봐?” 당황스러웠다. “으응, 그냥?” 왜 떳떳하게 답하지 못했을까? 소재가 불륜이어서일까? 나답지 못한 태도에 스스로 놀랐다. 하지만 숙제를 하듯 한회에 한시간 반이나 되는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했다.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 배우자의 외도로 인해 무너져 내리는 부부의 심리를 촘촘하게 그려내는 장면들이 나를 얽매이게 만들었다. 이후 방송국마다 자사의 자존심을 죽이며 <부부의 세계>를 주제로 가정에 대한 토크를 이어가고 있다.

 

  부부는 무촌(無寸)이다. 부모자식 간이 1촌이고, 형제자매 간이 2촌이고 보면,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부부이다. 너무나 가까워서 촌수를 헤아리기 어려우니 무촌이라 하겠다. 하지만 갈라서는 그 순간 남이 된다. 무촌이라는 말은 그래서 두려운 말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좋기가 그지없지만 한편으로 촌수를 헤아리기에는 너무나 먼 사이라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결혼만 하면 행복할 줄 안다. 하지만 결혼에는 희생과 섬김이 수반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신뢰가 생명이다. 상대가 미덥지 못하다는 감정이 들어오는 그 순간부터 부부는 불행으로 치닫게 되기 때문이다. 무던히 믿어주고 기다리는 것-이것이 부부 행복의 비결이다.

 

  처음 부부 사이가 멀어지는 것은 사사로운 일이다. 그런데 결국 헤어지는 부부는 그 자그마한 사건이 빌미가 되는 아이러니가 있다. 상대방이 서운함을 느낄때에, 빈가슴이 채워지지 않을때에 바로 싸매어주고 처방해 주면 부부사이도 구덕살이 배기면서 관계가 돈독 해 진다. 하지만 방관하고 한두번 지나치다 보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된다.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부부는 함께 있을때는 당연하다고 느끼다가 나중에야 그 빈자리를 느끼는 관계인 듯 하다.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지고 곁에 있어도 그리운 게 부부가 아닐까? 그때마다 다른 여자(남자)를 바라보고 산다면 불행중에 불행이다. 외롭지 않은 인생이 있으랴! 젊은이는 아련하게 고독하고 늙은이는 서글프게 고독하다. 젊은 시절엔 사랑하기 위해 살고 나이가 들면 살기 위해 사랑을 한다. ‘아내란 청년에겐 연인이고, 중년에겐 친구이며, 노년에겐 간호사다란 말이 있다. 한눈 팔지말고 묵묵히 섬기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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