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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05:05

허풍 8/3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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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을 하다보니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잔잔하고 진실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기도하고 때로는 ‘척’들어도 허풍 같은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구사하는 사람까지 참 다채롭다. 심리학자 ‘칼융’의 학설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성격이 ‘외향적이다, 내향적이다.’ 일뿐 사람들은 모두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람들을 가린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성격이 다른 사람 앞에서는 급격히 말수가 적어진다. 하지만 친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는 얼마나 수다스럽고 유머 감각도 뛰어난지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반면에 말이 많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있다. 얼핏 보아도 전형적인 외향적 성격이다. 그런데 혼자 있을때는 외로움을 몹시 타고 가슴이 여려 쉽게 상처를 받는 이중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오늘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은 ‘허풍’이다. ‘허풍’은 말 그대로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이나 행동”이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려니 좀 싱겁다. 그래서 말에 살을 붙인다. 우리가 어릴 때는 프로레슬링이 최고의 인기가 있었다. 볼거리도 없고 지금은 흔하디흔한 TV수상기도 구경하기 힘든 시절에 어쩌다 열리는 프로레슬링은 마을 잔치였다. 그 당시에 기억되는 프로레슬러는 “장영철” “천규덕” “김일”을 비롯하여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다.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기술(?)은 허풍이었다. 조금만 건드려도 아파서 어쩔 줄 모르고 큰 액션을 쓰며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일 선수에게는 오버 액션이 없었다. 우직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링에 올라 온갖 반칙과 공격을 받다가 박치기 한방이면 경기는 끝이 났다. “정말 김일의 이마는 돌덩어리 같았을까?” 그것이 그가 고인이 된 지금도 의문이다. 프로레슬링 경기가 있었던 다음날에 학교에 가보면 모두 레슬링 이야기였다. 그 당시는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 그리 많이 않았다. 경기를 보지 못한 친구들은 주눅이 들었고 아이들 앞에서 김일의 박치기를 재연하며 경기실황을 설명하는 아이의 허풍은 도를 더했다. 그래도 덤덤하게 “우리나라가 이겼어”하는 친구보다는 허풍이지만 상세하게 경기를 중계해 주는 친구가 더 좋았다.

허풍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전유물이라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남자들은 이상하게 허풍이 세다. 술에 대하여, 정력에 대하여, 사회 위치에 대하여 남자들은 과장을 한다. 특히 남자들끼리 어울릴때는 잠잠하다가도 여성이 자리를 함께하면 허풍이 난무한다. 허풍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것이 허풍은 사실 자신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글쎄요”하는 사람보다는 “문제없습니다.”하는 사람이 더 낫지 않을까? 또한 큰소리를 치는 사람들 중에 그 허풍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애를 쓰다가 실제로 큰일을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아 많아 보인다. 말을 안 하는 사람은 책임을 질 이유도 없기 때문에 나올 듯하다가 사그러져 버린다.

나에게는 죽마고우 목사 친구가 있다. 신학생 시절에는 다 어려운 때이지만 그는 정말 어려운 전도사 시절을 보냈다. 우리가 점심을 먹으러 교내식당으로 향할때에 그는 수돗물로 배를 채우고 학교 뒷산으로 향할만큼 가난했다. 어느 날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자매가 나타났다. 그녀는 약대에 재학 중인 미모의 여성이었다. 자매가 보기에도 외모로나 배경으로나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친구의 끈질긴 구애 끝에 자매는 마음을 열었고 사랑이 깊어져 부부가 되었다. 나중에 사모님에게 물었다. “뭘 믿고 조 전도사에게 시집을 왔느냐?”고. 자매의 대답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만날 때마다 희망을 주었다고 했다. 현실은 난감한데 당당하게 다가서는 그의 모습에 인생을 맡기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그 목사님 부부는 슬하에 3남매를 두고 멋진 목회를 펼치며 살고 있다. 그러고보면 허풍도 필요하다. 이런 어려운 시절을 지내며 현실에 파묻혀 허덕이는 모습보다는 “잘 됩니다.” 허풍을 치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더욱 든든해 보일 듯하다. 남을 해치고 현혹시키는 허풍만 아니라면 그 허풍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처럼 다행스러운 일은 없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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