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33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mw_20110624051407_22.jpg

 

장애인들이 매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랑의 캠프”가 막을 올렸다. 동부에 있는 밀알선교단이 연합하여 개최하는 사랑의 캠프는 금년으로 19회 째를 맞이한다. 필라델피아 밀알 단장으로 와서 어느새 아홉 번째 참석하고 있으니 실로 세월이 유수이다. 장애인들은 나들이를 좋아한다. 소일거리도 없고 불러주는 곳도 없기에 차를 타고 외출하는 것을 너무도 행복해 한다. 사랑의 캠프는 미주 동부 전역에 흩어져 지내던 밀알단원들이 먼 길을 달려와 하나가 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사람은 같은 성향의 사람을 만날 때에 가장 편안해 한다. 캠프에서 또 다른 장애를 가진 분들을 만나며 삶을 돌아보게 되고 회복을 경험하는 것이다.

캠프 장소에 들어서자 “목사님, 반가워요” 외치는 소리들이 있다. 타지역 밀알 장애인이다. 장애아동들도 다가온다. 다정하게 ‘허그’를 하며 캠프가 시작되었음을 실감한다. 금년 캠프 강사로 워싱톤 지구촌 교회를 담임하시는 김만풍 목사님이 초대되었다. 개회예배 설교 중에 “5살 나이에 천연두를 앓으며 안면에 흠집이 생겨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그 아픔까지도 쓰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했다.”고 외치시는 목사님이 너무도 멋져보였다.

예배 후 이어진 “환영의 밤” 순서는 내가 직접 기타를 치며 진행하였다. 가곡 “별”을 함께 부르며 어린 시절, 여름날 마당에 멍석을 펴놓고 헤아리던 은하수를 추억했다. 이어 등장한 “이준수 목사님.” 그는 금번 캠프를 위해 로스엔젤레스에서 날아왔다. 이 목사님은 모태에서 태어나는 순간에 문제가 생겨 “뇌성마비 장애인”(뇌병변)이 되었다. 그는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한시도 조용히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을 흔든다. 그런데도 건강한 사람보다 더 활기찬 생을 살아왔다. 중증 장애의 몸으로 그는 불가능 앞에 도전하여 서강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유수한 대학에 석사과정을 거쳐 목사안수를 받는 과정에 이른다.

2000년에는 채팅으로 만난 미모의 여대생과 어려운 과정을 거쳐 결혼에 골인하는 쾌거를 이룬다. 장애인의 결혼이 얼마나 힘든가는 장애인이 아니면 상상이 안간다. 지금은 쌍둥이 남매를 둔 의젓한 가장의 자리에 서있다.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제 앞에는 길이 없었습니다. 뭐하나 편하고 쉬운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땀과 노력과 눈물을 필요로 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좌절은 있어도 후회는 없는 치열한 도전과 극복의 삶을 살아왔습니다. 이렇게 무수한 역경과 환난 속에서도 지금까지 저를 인도하시고 ‘이김을 주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중증 장애를 가지고도 너무도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이 목사님의 간증에 첫날부터 감동의 파도가 청중들을 덮어갔다. 이제 그는 더 큰 꿈을 향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흔들리는 몸을 바로 잡아가며 자꾸만 옆으로 제껴지는 고개를 왼손으로 받치고는 그는 격정적인 간증을 이어갔다. “장애는 하나님이 제게 주신 최고의 달란트입니다.” 그의 마지막 멘트가 가슴을 파고들었다. 간증이 끝나고 다시 사회를 이어가며 내가 한말은 “너무 부끄럽네요.”라는 말이었다. 극한 장애를 가지고도 긍정적일 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이 목사님의 모습을 보며 정말 부끄러웠다. 이어 ‘장성규 형제’가 무대에 올랐다. 태어 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장 형제는 프로 클라리넷 연주자이다. 얼마나 화술이 좋은지 우리 모두는 그가 시작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조차도 느낄 수 없었다. 그의 간증과 클라리넷의 연주는 여름밤 하늘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수놓아 갔다. 그의 장애는 클라리넷의 음율을 타고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의 향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며 캠프는 이어져 갔고 우리들의 이야기는 마무리 되었다. 실로 환경은 환경일 뿐이요, 장애는 장애일 뿐이다. 그 험한 산을 넘어가는 자에게는 놀라운 희락과 감격이 주어지는 것을 그들을 통해 보았다
.


  1. 언덕에 서면

    불현듯 서러움이 밀려왔다. 뜻 모를 감정은 세월의 흐름에 역행할 수 없는 인생의 한계를 실감해서일까? 2015년이 우리 곁을 떠나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 신선한 이름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지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참 바쁘게도 살아왔다...
    Views62938
    Read More
  2. 연필,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

    우리는 연필세대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용하던 연필은 지금 생각하면 ‘열악’ 그 자체였다. ‘연필심’이 물러 뭉그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너무 날카로워 공책을 찢어놓기 일수였다. 어떨 때는 글씨를 쓰다가 연필이 반쪽...
    Views75410
    Read More
  3. 사랑 참 어렵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을 갈구하다가 사랑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요람으로부터 무덤까지 사람은 사랑을 위해 살다간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랑을 받아 행복해 하기도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구걸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평생 사랑을 베푸는 것...
    Views65051
    Read More
  4. 나도 가고 너도 가야지 11/27/15

    초등학교 3학년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경기도 양평군 “강상”이란 곳에 살았다. 세를 들어 살았는데 집 주인은 양평과 강상사이를 오가는 배에 노를 젓는 뱃사공이었다. 집은 동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고 집 위로 나지막한 산이 있었다. 문제...
    Views66699
    Read More
  5.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7026
    Read More
  6. 아버지의 시선 11/13/15

    나의 아버지는 엄한 분이였고 항상 어려웠다. 동리 분들과 어울리실 때는 퍽 다정다감한 것 같은데 자식들 앞에서는 무표정이셨다. 그것이 사춘기시절에는 못 마땅했다.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대들어보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Views71154
    Read More
  7.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11/6/15

    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
    Views71211
    Read More
  8. 가을 편지 10/30/15

    우리 집 앞마당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나무는 희한하게 늦은 봄에 잎사귀를 틔우고 가을만 되면 일찌감치 낙엽을 떨어뜨린다. 남들이 새싹을 드러낼 때에는 느긋하다가 느즈막히 잎을 드러내는 것은 그렇다치...
    Views68905
    Read More
  9. 고양이를 아시나요? 10/23/15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Views71843
    Read More
  10. 드라마 법칙 10/16/15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에게 물었다. “드라마 보십니까?”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목사님 설교는 어째 Dry하다. 드라마를 멀리하는 것이 경건일까? 드라마는 사람들의...
    Views65287
    Read More
  11. 아내는 반응을 고대하며 산다 10/9/15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해야 사는 것이 인생이다. 관계는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1대응, 1:다대응, 다대:다대응, 다대:1대응. 어떤 분은 많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는데 1:1의 만남에서는 어색해 한다. 여성들은 다대응:다대응보다는...
    Views75045
    Read More
  12. 친구가 되어주세요!10/2/15

    <팔 없는 친구에게 3년간 우정의 팔.> 오래 전, 한국 신문 기사에 난 타이틀이다. 양팔이 전혀 없는 친구를 위해 3년 동안 헌신한 우정에 대한 기사였다. “김영태”군은 6살 때 불의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게 되었다. 팔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
    Views74037
    Read More
  13. 반말 & 존댓말 9/25/15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말을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대화가 되는 것 같다. 말 많은 사람끼리 만나면 서로 말을 잘라버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말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면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 나의 가장 ...
    Views67104
    Read More
  14. 바다 그리고 음파 9/18/15

    세상에는 노래가 많다. 사실 들리는 모든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동네에는 물레방아가 있었다. 그 옆에는 대장간이 마주했다. 친구들과 심심하면 그 앞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커다...
    Views64432
    Read More
  15. 니, 우째 잠이오노? 9/11/15

    한국의 격동기 시절. 경남 고성에 18살 먹은 철없는 아가씨가 있었다. 시절이 어려운지라 친정아버지는 ‘부랴부랴’ 혼처를 알아보고 딸을 출가시킨다. 엄처시하의 환경 속에서도 해맑은 신부는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효...
    Views66284
    Read More
  16. 밀알의 밤 바다 9/4/15

    가을이 되면 밀알선교단에서는 음악회를 연다. 2003년 7월.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여 장애인사역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당시 선교단의 상황은 열악했다. 전임 단장이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시...
    Views64277
    Read More
  17. 나를 만든것은 바람 8/28/15

    미당 서정주 선생은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Views66878
    Read More
  18. 생각바꾸기 8/14/15

    인생은 한마디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잠언 23:7). 생각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Views65550
    Read More
  19. 아내는 “에제르”(Ezer) 8/14/15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시되 먼저 남자를 만드셨다. 그리고는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하시고 여자를 만들어 배필로 주셨다. 아내의 다른 이름은 '돕는 배필'이다. 이 말은 남자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내기보다 아내가 ...
    Views77160
    Read More
  20. 장애인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8/7/15

    장애인 호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돈을 일으킨다. 내가 어릴 때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장애자”에서 다듬어진 호칭은 이제는 “장애인”이라는 말로 정착을 했다. 한때는 “장애우”라는 말을 ...
    Views7337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