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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19일. 밤 8시경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대교 위에서 한 남성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원의 설득 끝에 3시간 만에 스스로 내려와 큰 화는 면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31)는 사라진 아내에 대한 울분 때문에 술을 마시고 다리위에 올라 것으로 밝혀졌다. 35m 다리 밑으로는 바닷물이 흐르고 있었다. 하마터면 아까운 생명을 잃을 뻔 했던 것이다.

이 사나이는 어떤 사연이 있었기에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다리위로 올라간 것일까? 사연인 즉슨 이렇다. 멀쩡하던 아내가 사라졌다. 친구들 모임이 있어서 “밥 먹고 온다.”고 나갔는데 아내는 5일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다. 11년 동안 큰 불화 없이 살아왔는데 아내는 갑자기 사라져 소식을 끊어버린 것이다. 주위에 이웃들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보아도 특별한 문제나 정황이 포착되질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마음은 타들어가고 가족이 흔들거렸다. 35m 다리 위에 올라가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살소동까지 벌였는데 아내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찰이 수소문 끝에 그의 아내를 찾아내었다. 아내의 반응은 싸늘했다. “절대로 집에 돌아가지 않는다.”고 한다. “남편 곁으로 가기는 죽기보다 싫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남편이 자신을 너무 속박했다.”는 것이다. “아이들 키우라.”고 집에만 있게 하고 어쩌다 일을 하러 나가면 계속 전화를 해 대고 술만 먹으면 “나가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집을 나오니 간섭도 안 받고 마음도 후련하단다. “혼자 사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이제는 누구의 아내가 아닌 내 스스로 살고 싶다.”고 말한다.

그 사정을 조금 더 파고들어 가보았다. 18살 고등학교 때 남편을 만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었다. 어린나이에 가정을 꾸미고 오직 남편이 하라는 대로만 살았다고 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정작 그녀 자신을 잃었다. 모진 엄마가 되더라도 이제부터는 자신을 찾고 싶다고 한다. 이미 깊어 질대로 깊어진 그녀의 상처는 치유되기가 힘들듯 싶다. 남편이 아내에게 편지를 쓴다. 결혼하고 처음 쓰는 편지이다. 아내와 엄마로 살아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아내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솔직한 마음을 편지에 담는다. 노력하지 않아도 애쓰지 않아도 아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는데 35m 다리에 서고 보니 외롭고 절박했던 심정을 알 것 같다.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상황은 원래자리로 돌려놓기에는 이미 건너지 못할 강을 건넌 것 같다.

부부관계에 있어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상대방을 일종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부부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하기에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여자는 아내와 엄마로서의 삶만을 강요당하기 일쑤이고 개인으로서의 인격이나 삶을 철저하게 통제당하는 경우가 많다. 부부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말이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한 해 10만 명 이상의 주부가 가출을 한다고 한다. 주부 가출의 주된 원인은 남편의 실직이나 부도, 카드 빚 등. 경제적 문제부터 남편과의 정서적 교감 문제, 남편의 외도에 대한 분노들이다. 경제적인 문제나 생계에 대한 문제는 어렵다손 치더라도 남편과의 교감문제는 대화와 소통으로 얼마든지 개선하고 극복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상황이 급박해지면 남편들은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말의 진정성을 아내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가족이야기를 하자. 너무 어릴 때 가정을 꾸미고 ‘본인 스스로의 삶을 누리지 못한 답답함과 아쉬움이 얼마나 심했으면 아무 연락도 없이 가출을 했을까?’하는 공감은 가지만 그렇다고 본인의 잃어버린 20대의 자유를 찾기 위해 아무런 죄도 없는 두 아이를 불행의 구렁텅이로 집어넣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인 것 같다. 힘들겠지만 뉘우치는 남편의 마음을 못이기는 척 받아주어 웃음꽃이 다시 피어나는 행복한 가정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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