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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직 목사의 아름다운 빈손”<KBS>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지만 한 목사님은 한국교회 127년사에 존경받는 목회자로 귀감이 되고 있다. 66년 전 27명으로 시작한 영락교회는 이제 5만 명이 넘는 성도들이 모이는 대형교회로 성장하였다. 영락교회를 개척하여 한국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시킨 업적도 귀하지만 한 목사님의 훌륭한 점은 항상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 목사님은 젊은 시절인 1949년 보린원(保隣院:이웃을 보살핀다)을 세워 기댈곳이 없는 아이들의 아버지로 살아간다. 한 목사의 마음을 알아차린 미군 군목의 도움으로 고아원 운영은 수월했었다고 목사님은 회고한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가족은 와해되고 고아들은 늘어만 갔다. 목사님은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그때 귀한 만남을 가지게 되는데 바로 미국 나사렛 교회출신의 침례교회 목사인 ‘밥 피어스’였다. 두 분은 “전쟁고아와 미망인들을 어떻게 돌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그해 9월 “선명회”를 설립하게 된다. 이제 “선명회”(현:월드비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구호단체가 되었으며 100여개국 9,00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이곳에 도움을 받고 있다.

한 목사님의 목회는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우는 <템플턴상>을 수상하게 된다. 1992년 4월 29일 독일 베를린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템플턴상> 수상식이 거행되었다. 한국교회의 경사였다. 6월 18일 오후 3시 여의도 63빌딩 코스모스 홀에서 교계지도자들이 마련한 템플턴상 수상 축하 예배가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한 목사님은 인사말을 하면서 “먼저 나는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나는 신사참배를 했습니다. 이런 죄인을 하나님이 사랑하고 축복해주셔서 한국교회를 위해 일하도록 이 상을 주셨습니다.”라는 고백을 하게 된다. 생애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90살의 노 목사는 “자신이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경직 목사의 죄를 고백하는 참회의 모습에 충격과 진한 감동을 받았다. 나는 그때 담임목회를 막 시작하는 시점에 서있었다. 덮고가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만천하에 죄를 고백하는 목사님의 모습에 말로 할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한 목사님은 한화로 환산하여 ‘7억 9,9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그 당시에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한 목사님은 상금 전액을 북한 선교를 위해 내어놓았다. 영락교회는 목사님의 유지를 받들어 그 돈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데 지금은 26억 원의 돈이 되었다.

구랍. 연말마다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전하는 “구세군 자선냄비”사업에 동참하는 뜻 깊은 일이 있었다. 모처럼 기타를 잡고 모금함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많은 분들이 미소지으며 다가와 성금을 넣는 모습이 너무 고맙고 아름다웠다. 한국의 구세군냄비 소식은 놀라웠다. 지난번에 어떤 분이 무명으로 1억을 넣어 화제가 됐는데 얼마 전에는 노부부가 각각 1억 원씩, 도합 2억 원을 넣어 기록을 깨는 기분 좋은 뉴스가 전해졌다. 근래 최종보고가 나왔는데 지난해 42억1천500여만원에 비해 약 5억여원이 더 모여 2011년에는 역대 최고액인 47억 원을 모금했다고 한다. 다 어렵다는 불경기에 사람들의 온정은 추운 겨울을 녹여내며 피어오른 것이다.

한경직 목사님이 존경을 받는 이유는 평생 고아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시다가 빈손으로 떠났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말들을 한다. “나도 형편이 좋아지면 얼마든지 남을 도우며 살거야!” 하지만 꼭 넉넉하기 때문에 남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밀알선교단은 오로지 성금(Donation)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그분들 중에 큰 부자는 없는 것 같다. 남을 돕는다거나 더욱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빈손으로 사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빈손이 더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빈손을 만나는 기쁨 속에 장애인들을 사랑하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 한해를 살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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