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5:37

나는 엄마다 2/25/2012

조회 수 718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5011_2093_258.jpg

 

 

젊은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식을 올린다. 1년 만에 예쁜 딸이 태어났다. 얼마나 착하고 말을 잘 듣는지 가정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었다. 몇 년 만에 다시 임신을 하고 아들을 낳았다. 아이가 자라며 놀이방에 맡겼는데 얼마 되지 않아 원장에게 “아이의 행동이 평범하지 않으니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보라.”는 말을 듣는다. 사실 아이는 눈 맞춤도 안하고 “엄마”라는 소리보다 “사이다”라는 말을 먼저 했다. 문장이 되는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던차에 원장의 말을 듣고 ‘부랴부랴’ 병원을 찾는다.

여러 절차를 거치며 진료를 끝낸 의사의 입에서는 “자폐아”라는 판정이 내려진다. “내 아이가 장애아라니? 그것도 자폐라고.” 엄마의 마음은 아득해진다. 아이에게서 장애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엄마는 그날부터 사고치는 것이 1초밖에 걸리지 않는 아이를 쫓아다니기에 바빴다. 아이가 자라가며 생동반경이 넓어져 갔다. 오줌과 똥을 아무데나 싸는 것은 기본이고, 만들어 주는 반찬은 무서워하면서 길을 가다가 풀만 보면 달려들어 뜯어먹는다. 밤과 낮을 바꾸어 살고 옷을 입히려면 벗어버리고 벗기려고 하면 안간힘을 쓰며 반항을 한다. 손, 발톱을 깎거나 목욕을 시키려고 하면 아우성을 친다.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깎으려고 하면 두 세사람이 붙잡아야 가능하니 미용사도 진액을 빼서 ‘오지 말았으면’하는 눈치다. 만지지 말아야 할 물건은 다 만지고 다닌다. 식용유, 간장, 커피등을 바닥에 뿌리고 치우려고 하면 다른 곳에 뿌려댄다. 길을 걷노라면 차도로 뛰어들고 새롭고 예쁜 그릇을 보거나 오목한 곳에는 항상 오줌을 누어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 한번은 청소 할 때에 쓰려고 분무기에 ‘락스’를 넣어 책꽂이 높은 곳에 올려놓았는데 어느새 그곳에 올라가 분무기를 입에 물고 뿜어 마셔서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때로는 세제를 퍼 먹기도 하고 세탁기 안에 들어가 버튼을 누르는 일까지 있었다. 잠깐 한눈을 팔면 가스 불을 켜놓아 화재가 날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아이가 이정도 되니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 숨을 쉬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남편이 도움을 주었으면 좋으련만 아이의 “장애”를 전혀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자기가 낳은 아이도 돌보지 못하느냐?”고 면박만 준다. 자연히 부부싸움이 잦아지고 가정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험악해 지기 일쑤였다. 도대체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엄마가 아닌가? 아들을 가슴에 안고 기도하며 길을 찾는다. 장애아 교육기관에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안양에 있는 복지관 게시판에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엄마가 가장 급하다고 느끼는 것부터 시작하라!” “그래 바로 이거야!” 엄청난 깨달음이 왔다.

“나는 뭐가 급하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이가 대변을 아무데나 보기 때문에 집안에 냄새가 나면 찾으러 다니고 있었다. 아이를 변기에 앉히는 연습부터 시작했다. 무려 10개월이 걸려 성공할 수 있었다. 기가 막혔다. 다음은 화장실에 들어가 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었다. 하나를 교육하고나니 그 다음은 쉬웠다. 교육에 자신감을 가지며 시간만 나면 아이를 데리고 많은 것을 보여 주며 다녔다. 아내의 모습에 남편도 감동을 받고 서서히 협력자가 되어갔다.

여섯 살이 되어도 말을 못하는 아이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아이의 손을 엄마의 입에 넣게하고 혀의 위치를 가르쳐주고 엄마가 아이의 입에 손을 넣어 혀의 모양을 만들어주었다. 그제야 소리가 나왔다. 3개월이 지나자 아이는 두 단어를 뱉어냈다. 한숨이 나왔지만 실망과 절망에 빠져있을 만큼 한가할 수가 없었다. 학습은 학습대로 시간을 분리해서 가르치고 일상생활을 훈련하기 시작했다. 옷입기, 신발 신고벗기, 양말신기등. 스스로 밥을 먹도록 반복훈련을 한 끝에 기적적으로 아이가 완연히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우연히 발견한 엄마 우은자씨의 수기를 읽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우리 밀알선교단에도 이런류의 장애아동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모습이라 할지라도 엄마에게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소중한 아들, 딸이다. 그들을 위한 기도가 필요하다. 따뜻한 눈길과 사랑이 절실하다. 그 사랑을 먹고 그 가정은 행복이 넘치는 천국이 되어 가리라!
 


  1. 연필,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

    우리는 연필세대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용하던 연필은 지금 생각하면 ‘열악’ 그 자체였다. ‘연필심’이 물러 뭉그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너무 날카로워 공책을 찢어놓기 일수였다. 어떨 때는 글씨를 쓰다가 연필이 반쪽...
    Views75277
    Read More
  2. 사랑 참 어렵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을 갈구하다가 사랑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요람으로부터 무덤까지 사람은 사랑을 위해 살다간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랑을 받아 행복해 하기도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구걸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평생 사랑을 베푸는 것...
    Views64983
    Read More
  3. 나도 가고 너도 가야지 11/27/15

    초등학교 3학년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경기도 양평군 “강상”이란 곳에 살았다. 세를 들어 살았는데 집 주인은 양평과 강상사이를 오가는 배에 노를 젓는 뱃사공이었다. 집은 동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고 집 위로 나지막한 산이 있었다. 문제...
    Views66572
    Read More
  4.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6890
    Read More
  5. 아버지의 시선 11/13/15

    나의 아버지는 엄한 분이였고 항상 어려웠다. 동리 분들과 어울리실 때는 퍽 다정다감한 것 같은데 자식들 앞에서는 무표정이셨다. 그것이 사춘기시절에는 못 마땅했다.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대들어보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Views71033
    Read More
  6.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11/6/15

    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
    Views71048
    Read More
  7. 가을 편지 10/30/15

    우리 집 앞마당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나무는 희한하게 늦은 봄에 잎사귀를 틔우고 가을만 되면 일찌감치 낙엽을 떨어뜨린다. 남들이 새싹을 드러낼 때에는 느긋하다가 느즈막히 잎을 드러내는 것은 그렇다치...
    Views68781
    Read More
  8. 고양이를 아시나요? 10/23/15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Views71589
    Read More
  9. 드라마 법칙 10/16/15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에게 물었다. “드라마 보십니까?”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목사님 설교는 어째 Dry하다. 드라마를 멀리하는 것이 경건일까? 드라마는 사람들의...
    Views65186
    Read More
  10. 아내는 반응을 고대하며 산다 10/9/15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해야 사는 것이 인생이다. 관계는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1대응, 1:다대응, 다대:다대응, 다대:1대응. 어떤 분은 많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는데 1:1의 만남에서는 어색해 한다. 여성들은 다대응:다대응보다는...
    Views74937
    Read More
  11. 친구가 되어주세요!10/2/15

    <팔 없는 친구에게 3년간 우정의 팔.> 오래 전, 한국 신문 기사에 난 타이틀이다. 양팔이 전혀 없는 친구를 위해 3년 동안 헌신한 우정에 대한 기사였다. “김영태”군은 6살 때 불의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게 되었다. 팔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
    Views73973
    Read More
  12. 반말 & 존댓말 9/25/15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말을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대화가 되는 것 같다. 말 많은 사람끼리 만나면 서로 말을 잘라버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말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면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 나의 가장 ...
    Views66991
    Read More
  13. 바다 그리고 음파 9/18/15

    세상에는 노래가 많다. 사실 들리는 모든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동네에는 물레방아가 있었다. 그 옆에는 대장간이 마주했다. 친구들과 심심하면 그 앞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커다...
    Views64343
    Read More
  14. 니, 우째 잠이오노? 9/11/15

    한국의 격동기 시절. 경남 고성에 18살 먹은 철없는 아가씨가 있었다. 시절이 어려운지라 친정아버지는 ‘부랴부랴’ 혼처를 알아보고 딸을 출가시킨다. 엄처시하의 환경 속에서도 해맑은 신부는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효...
    Views66154
    Read More
  15. 밀알의 밤 바다 9/4/15

    가을이 되면 밀알선교단에서는 음악회를 연다. 2003년 7월.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여 장애인사역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당시 선교단의 상황은 열악했다. 전임 단장이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시...
    Views64195
    Read More
  16. 나를 만든것은 바람 8/28/15

    미당 서정주 선생은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Views66748
    Read More
  17. 생각바꾸기 8/14/15

    인생은 한마디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잠언 23:7). 생각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Views65456
    Read More
  18. 아내는 “에제르”(Ezer) 8/14/15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시되 먼저 남자를 만드셨다. 그리고는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하시고 여자를 만들어 배필로 주셨다. 아내의 다른 이름은 '돕는 배필'이다. 이 말은 남자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내기보다 아내가 ...
    Views77069
    Read More
  19. 장애인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8/7/15

    장애인 호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돈을 일으킨다. 내가 어릴 때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장애자”에서 다듬어진 호칭은 이제는 “장애인”이라는 말로 정착을 했다. 한때는 “장애우”라는 말을 ...
    Views73281
    Read More
  20. 한국 풍경 7/31/15

    나는 지금 한국에 머물고 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땅. 하지만 올 때마다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숨을 멈추게 할 정도의 더운 바람이 폐를 파고든다. 그 옛날 동리 앞 개울가에서 ‘멱’(수영)을 감다가 나와...
    Views6774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