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132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5780796_orig.jpg

 

 

꿈에 그리던 땅에 도착을 했다. 광활하지만 아름다운 그곳. 호주에 도착하는 그 순간에 나는 이미 들떠있었다. 시드니는 초가을의 숨결로 나를 반겼다. 드높은 코발트색 하늘, 필라델피아를 능가하는 깊은 숲,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바람이 호주임을 실감하게 했다. 호주 밀알선교단 단장인 정영화 목사님의 미소와 간사님의 밝은 인사가 앞으로의 일정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기나긴 여정이었지만 시드니의 가슴에 안기며 그동안에 피곤을 잊었다.

처음 공항에서 차에 오르면서 저으기 당황을 했다.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본에 갔을때에도 경험했던 것이지만 차가 왼쪽도로로 달린다는 것이 너무나 어색했다. 습관은 무서운 것인가 보다. 한 주간 도로를 다니면서 상대방차가 치고 들어올 것 같은 불안감과 ‘차가 왜 왼쪽도로로 달리지?’하는 의아함이 들어 순간순간 작은 비명을 질러야만하였다.

호주 선교사로 파송되어 어느새 16년간 사역하고 있는 30년 지기 황운고 목사를 만나고 어느새 커버린 자녀들을 만나며 세월의 빠름을 실감했다. 친구가 마련한 첫 이벤트는 훼리 야경관람이었다. 배위에서 바라본 시드니 시내는 내 입에서 탄성이 저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시드니의 야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았다. 특히 오페라하우스의 자웅은 나를 압도하기에 충분하였다. 이튿날 찾아간 “코알라 공원”에서 코알라가 하루 20시간을 숙면하는 존재임을 알았고, 방목되어 길러지는 캥거루 공원에 빵을 들고 들어서자 캥거루 들이 떼를 지어 나에게 다가왔다. 높이 들고 서있는 빵을 먹기 위해 내 가슴을 타고 오르는 캥거루의 몸짓이 앙증스러웠고 당황스러우면서도 행복한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호주는 한반도의 35배의 해당되는 거대한 섬이다. 그러면서도 인구는 2천만밖에 안된다고 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이를 낳으면 즉시 정부에서 5천불을 지원한다는 말에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가는 곳마다 푸른 바다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호주의 매력이었다. 내가 호주에 왔다는 소식을 들은 김영수 목사는 비치낚시를 준비했고 낚시를 던진 지 몇 분 만에 팔뚝만한 ‘연어’가 달려오는 것을 보며 바다에 모인 낚시꾼들이 놀랄 정도로 소리를 질러댔고 3시간 만에 6마리를 낚는 쾌거를 이루었다.

친구 목사들이 마련해 준 관광스케줄을 따라 호주 곳곳을 누비며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를 만끽했다. “불루마운틴”은 그랜드캐년과는 또 다른 자태를 드러내며 나를 반겼고 “세 자매의 전설”은 애처로운 마음이 들게 했다. 철도를 타고 들어간 탄광에서 그 옛날 시커먼 석탄을 뒤집어쓰고 일했을 광부들의 애환을 느끼게 하였고 오후에 찾아간 ‘제놀란 동굴’은 신묘막측한 하나님의 솜씨를 느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호주의 수도인 캔버라는 너무나 정돈된 모습의 도시였고 “국회의사당”과 “전쟁기념관”은 호주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박애정신이 뛰어난 나라임을 일깨워주었다. 특히 6· 25 한국전쟁에 참가하여 수많은 희생자를 냈다는 이야기에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나라임을 깨달았다.

수요일은 김영수 목사가 시무하는 “다민족 선교중앙교회”에서 말씀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호주에서의 첫 설교였다. 주일(15일)에는 호주 한인교회 중에 가장 크다는 “새순교회”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무려 3천명이 모이는 교회였다. 시간마다 드넓은 예배당을 채우는 성도들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1부 예배로 시작하여 2, 3부를 연속으로 설교를 했다. 그동안 기도한대로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임했고 곳곳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며 미말의 종을 귀히 사용하시는 주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다. 오후에는 친구 황운고 목사가 섬기는 “동행교회”에서 설교를 하며 실로 호주 땅에 온 보람과 사명을 깨닫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렇게 꿈같은 한주간의 호주여행을 마무리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치 꿈을 꾼 것만 같다. 호주의 풍치는 미국 동부였고 날씨는 서부와 같았다. 평온하면서도 넓디넓은 호주를 “늪과 같다”고 표현하는 친구의 고백이 실감이 났다. 역시 세계는 넓고 어디를 가나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다. 시드니의 향수가 가슴을 저민다.


  1. 언덕에 서면

    불현듯 서러움이 밀려왔다. 뜻 모를 감정은 세월의 흐름에 역행할 수 없는 인생의 한계를 실감해서일까? 2015년이 우리 곁을 떠나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 신선한 이름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지가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참 바쁘게도 살아왔다...
    Views62945
    Read More
  2. 연필, 그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

    우리는 연필세대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사용하던 연필은 지금 생각하면 ‘열악’ 그 자체였다. ‘연필심’이 물러 뭉그러지기도 하고 어떤 것은 너무 날카로워 공책을 찢어놓기 일수였다. 어떨 때는 글씨를 쓰다가 연필이 반쪽...
    Views75413
    Read More
  3. 사랑 참 어렵다!

    사람은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을 갈구하다가 사랑으로 일생을 마감한다. 요람으로부터 무덤까지 사람은 사랑을 위해 살다간다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사랑을 받아 행복해 하기도하지만 때로는 사랑을 구걸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평생 사랑을 베푸는 것...
    Views65057
    Read More
  4. 나도 가고 너도 가야지 11/27/15

    초등학교 3학년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때 경기도 양평군 “강상”이란 곳에 살았다. 세를 들어 살았는데 집 주인은 양평과 강상사이를 오가는 배에 노를 젓는 뱃사공이었다. 집은 동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고 집 위로 나지막한 산이 있었다. 문제...
    Views66699
    Read More
  5.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7029
    Read More
  6. 아버지의 시선 11/13/15

    나의 아버지는 엄한 분이였고 항상 어려웠다. 동리 분들과 어울리실 때는 퍽 다정다감한 것 같은데 자식들 앞에서는 무표정이셨다. 그것이 사춘기시절에는 못 마땅했다.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대들어보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Views71156
    Read More
  7.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11/6/15

    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
    Views71218
    Read More
  8. 가을 편지 10/30/15

    우리 집 앞마당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나무는 희한하게 늦은 봄에 잎사귀를 틔우고 가을만 되면 일찌감치 낙엽을 떨어뜨린다. 남들이 새싹을 드러낼 때에는 느긋하다가 느즈막히 잎을 드러내는 것은 그렇다치...
    Views68908
    Read More
  9. 고양이를 아시나요? 10/23/15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Views71849
    Read More
  10. 드라마 법칙 10/16/15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에게 물었다. “드라마 보십니까?”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목사님 설교는 어째 Dry하다. 드라마를 멀리하는 것이 경건일까? 드라마는 사람들의...
    Views65292
    Read More
  11. 아내는 반응을 고대하며 산다 10/9/15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해야 사는 것이 인생이다. 관계는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1대응, 1:다대응, 다대:다대응, 다대:1대응. 어떤 분은 많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는데 1:1의 만남에서는 어색해 한다. 여성들은 다대응:다대응보다는...
    Views75046
    Read More
  12. 친구가 되어주세요!10/2/15

    <팔 없는 친구에게 3년간 우정의 팔.> 오래 전, 한국 신문 기사에 난 타이틀이다. 양팔이 전혀 없는 친구를 위해 3년 동안 헌신한 우정에 대한 기사였다. “김영태”군은 6살 때 불의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게 되었다. 팔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
    Views74042
    Read More
  13. 반말 & 존댓말 9/25/15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말을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대화가 되는 것 같다. 말 많은 사람끼리 만나면 서로 말을 잘라버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말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면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 나의 가장 ...
    Views67106
    Read More
  14. 바다 그리고 음파 9/18/15

    세상에는 노래가 많다. 사실 들리는 모든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동네에는 물레방아가 있었다. 그 옆에는 대장간이 마주했다. 친구들과 심심하면 그 앞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커다...
    Views64435
    Read More
  15. 니, 우째 잠이오노? 9/11/15

    한국의 격동기 시절. 경남 고성에 18살 먹은 철없는 아가씨가 있었다. 시절이 어려운지라 친정아버지는 ‘부랴부랴’ 혼처를 알아보고 딸을 출가시킨다. 엄처시하의 환경 속에서도 해맑은 신부는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효...
    Views66290
    Read More
  16. 밀알의 밤 바다 9/4/15

    가을이 되면 밀알선교단에서는 음악회를 연다. 2003년 7월.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여 장애인사역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당시 선교단의 상황은 열악했다. 전임 단장이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시...
    Views64279
    Read More
  17. 나를 만든것은 바람 8/28/15

    미당 서정주 선생은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Views66887
    Read More
  18. 생각바꾸기 8/14/15

    인생은 한마디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잠언 23:7). 생각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Views65555
    Read More
  19. 아내는 “에제르”(Ezer) 8/14/15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시되 먼저 남자를 만드셨다. 그리고는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하시고 여자를 만들어 배필로 주셨다. 아내의 다른 이름은 '돕는 배필'이다. 이 말은 남자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내기보다 아내가 ...
    Views77168
    Read More
  20. 장애인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8/7/15

    장애인 호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돈을 일으킨다. 내가 어릴 때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장애자”에서 다듬어진 호칭은 이제는 “장애인”이라는 말로 정착을 했다. 한때는 “장애우”라는 말을 ...
    Views7338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