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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설레임으로 만난다. 밀알선교단 청년 중에 얼마 전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물었다. “결혼하니까 무엇이 제일 좋으니?” 신랑은 “다 좋아요.” 마냥 밝은 표정이다. 역시 남자는 단순하고 표현이 총체적이다. 신부가 대답한다. “전에는 데이트를 하다가도 밤이 늦어지면 헤어져야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서 좋아요.” 다들 부러운 눈초리로 부부를 응시한다. 나이가 드신 분들은 ‘더 살아봐라!’하는 표정이다. 신혼처럼 평생을 살면 얼마나 좋을까? 신혼 때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다. 유행가 가사처럼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기하고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그런데 그 허니문은 오래가지 않는다. 달콤함이 지나고 서로의 실체를 알아 갈 때에 그 처참함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알 길이 없다. ‘아니 저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어.’부터 ‘내가 뭘 보고 저 사람을 택했을까?’까지 밀려오는 후회감은 감당할 길이 없다. 성격과 자라온 가정환경이 전혀 다른 남녀가 만났으니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생각하는 방향이 전혀 다르다. 누구나 사랑만 하면 문제 될 것이 전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상상으로 결혼을 한다.

아니다. 결혼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 아니다. 시스템이 만나는 것이다. 가정마다 시스템이 다 다르다. 같은 상황인데도 해석하는 방향이 전혀 다른 것은 시스템의 차이이다. 아주 건강하고 바람직한 시스템의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상황을 보는 관점이 건전하다. 하지만 그런 가정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부정적이고 역기능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사람이 더 많다. 예를 들면, 부모님의 외도로 집안구조가 복잡하다든지. 알코올 환자가 집안에 있다든지, 낭비벽이 심한 가정, 폭력에 익숙해진 시스템이라면 어떨까? 상식적인 가정생활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사람은 들으면서가 아니라 보면서 배운다. ‘난 저렇게 알 살거야! 난 절대 저런 부모는 안될거야!’하고 다짐을 하며 자라지만 세월이 지나면 내가 그 짓(?)을 하고 있는 것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시스템이 그렇게 무섭다. ‘허니문’ 때에는 그 시스템이 멈추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달콤한 시간이 지나고 상대방에 대해 실망을 느끼는 순간부터 내 속에 숨어있던 부정적인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한다.

부부 행복은 서로를 배려해 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상대의 가정에 그런 부정적인 흐름이 있다는 것을 감지하면 그렇기에 ‘저 사람에게 내가 필요한 것이었구나!’하는 깨달아야 한다. 혹시라도 깔보고 질책하고 비교하며 상대의 약점을 ‘비아냥’거리기 시작하면 부부사이는 극한 상황으로 벌어지고 만다. 부부는 결코 큰일을 가지고 싸우지 않는다. “남북통일 문제, 중국의 금리인하, 이라크 전쟁, 인류의 평화” 때문에 싸우는 부부는 없다. 부부싸움은 극히 사소한 일 때문에 시작된다.

아무리 흥분이 되고 기분이 나쁘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오히려 감싸주고 같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일때에 서로를 신뢰하게 되고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은혜가 임한다. 특별히 아내들은 옛 노래를 잘 부르기 때문에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다. ‘무슨 말이냐?’하면 이미 흘러가버린 과거의 일들을 들추어내는 것이 여성들의 특기(?)이다. 남자들은 그것에 예민하다. 물론 풀리지 않은 앙금이 있기에 옛 노래를 부르고 쉽겠지만 삼가 해야 한다.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배려”로 산다. 야구경기를 보라! 투수가 공을 던지면 포수가 앉아 그 공을 잘 받아주어야 한다. 볼 컨트롤이 뛰어난 투수라도 그 공을 받아주는 캐처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부부도 마찬가지이다. 살다보면 공을 던지듯 대립각을 곤두세울 때가 있다. 그럴 때에는 받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배려이다. 상처투성이의 시스템의 가정에서 자란 사람은 어떤 충격이 주어지면 자신도 모르는 반응이 즉각 나온다. 그때 받아주고 안아 주어야 한다. 덮어 줄 때에 행복의 샘이 터지기 시작한다. 배려가 사랑을 낳고 새 역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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