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673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1272187_orig.jpg

 

 

장애인이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장애인들의 결혼을 위해 “미주 밀알 결혼상담소”를 개설한지 어언 6년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상담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내가 소장을 맡아 감당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을 결혼시키는 것은 어렵고도 어렵다. 간간히 장애자녀를 두신 부모님들로부터 중신을 부탁하는 전화를 받는다. 대화를 나누지만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 장애인이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부모님들도 처음에는 “장애를 가진 우리아이가 결혼만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한다. 하지만 상대방을 만나고 구체적인 혼담이 오가기 시작하면 조금씩 욕심 아닌 욕심을 내기 시작한다. “이왕이면…”하는 마음은 부모라면 당연히 가지는 바램이다. 바램이 커지다보니 잘될 것 같던 혼사가 ‘유야무야’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2호 커플까지 탄생시킨 것은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더구나 1호 커플은 결혼 6년차, 2호 커플은 7개월에 접어드는 시간 속에서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고 고맙기 그지없다.

지단을 초월하여 혼기를 넘긴 장애인들을 보면 미안하기도 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가슴을 짓눌러 온다. 나이가 들어가는 장애우들이 가장 원하는 대상은 이성(異性) 친구이다. 주위에 많은 보살피는 손길이 있어도 그들은 애틋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남자(여자) 친구를 원한다. 밀알선교단에 나오는 장애우 청년들의 한결같은 기도제목은 “결혼”이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지 모른다. “장애인이 저 몸을 해가지고 무슨 결혼이야” 하지만 장애를 가지고 있기에 가슴을 따뜻하게 데펴 줄 배우자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장애인 사역을 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말이 있다. “여자 천사는 있는데 남자 천사는 없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장애우와 결혼을 하는 자매는 있는데, 장애우를 아내로 맞이하는 남자는 드물다는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남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일단 사랑을 하면 자매들은 그 장애를 문제 삼지 않고 결혼을 결단하는 것을 본다. 밀알의 밤에 출연했던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교수도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의지하고 살지만 너무도 멋진 부인을 맞아 아들 둘과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10년 전, 내가 필라델피아 밀알 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했을 때의 일이다. 장애를 가지신 나이가 지긋한 남자 집사님이 신기한 눈으로 우리 부부를 주시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넌지시 묻더란다. “사모님은 그렇게 건강하고 아름다운 신데 왜 장애가 있는 목사님과 결혼 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가까이 있는 사람조차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서글펐다. 장애인은 결혼을 하면 안 되는가? 장애인은 꼭 장애인을 배우자로 맞이해야만 하는가? 아니다. 장애우들도 얼마든지 멋진 상대를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할 수 있다.

여자는 가슴으로 산다. 그래서 장애우를 만나 가슴이 열리면 모든 것을 포용하고 결혼하게 된다. 하지만 남자는 머리로 산다. 결혼에 있어서 남자는 외모를 중시한다. 그러니 장애를 가진 자매를 배우자로 맞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장애우들 가운데는 결혼을 하지 못한(이렇게 표현하기는 좀 뭐하지만) 형제보다 자매들이 더 많다. 남자 천사들이 드물기 때문인가 보다. 그렇다고 그게 절대적인 이야기는 아니다. 자매의 장애를 전혀 개의치 않고 업고 다니면서 간증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남편을 만난 적이 있다.

장애우들도 이성(異性)과 사랑을 나누며, 가정을 꾸밀 당당한 권리가 있다. 결국은 진정성의 문제이고 외모가 아닌 내면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상대를 만나느냐의 문제이다. 오늘도 장애를 가진 청년들은 갈망하고 있다. “우리도 짝을 만나고 싶어요!”


  1. ‘시애틀’의 비 내리는 밤 11/20/15

    8년 만에 시애틀을 찾았다. 시애틀의 가을향취를 기대했건만 오는 날부터 내내 비가 뿌리고 있다. 비가와도 보통 비가 아니다. 며칠 동안 내내 소낙비가 쏟아지고 있다. 시애틀의 하늘에는 댐이 존재하고 있는듯하다. 처음 비행장을 빠져 나올 때만해도 운치...
    Views75099
    Read More
  2. 아버지의 시선 11/13/15

    나의 아버지는 엄한 분이였고 항상 어려웠다. 동리 분들과 어울리실 때는 퍽 다정다감한 것 같은데 자식들 앞에서는 무표정이셨다. 그것이 사춘기시절에는 못 마땅했다. 이유 없는 반항을 하며 대들어보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요지부동이셨다. 나이가 들어가며...
    Views69175
    Read More
  3.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원 11/6/15

    영화 <말아톤>을 보면 장애우 “초원”이 엄마와 마라톤 감독 간에 대화가 주목을 끈다. 감독이 초원이 엄마(김미숙 분)에게 묻는다. “아줌마 소원이 무엇입니까?” 망설이듯 하던 초원 엄마가 대답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보다 ...
    Views69346
    Read More
  4. 가을 편지 10/30/15

    우리 집 앞마당에는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나무는 희한하게 늦은 봄에 잎사귀를 틔우고 가을만 되면 일찌감치 낙엽을 떨어뜨린다. 남들이 새싹을 드러낼 때에는 느긋하다가 느즈막히 잎을 드러내는 것은 그렇다치...
    Views67076
    Read More
  5. 고양이를 아시나요? 10/23/15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Views69968
    Read More
  6. 드라마 법칙 10/16/15

    가까이 지내는 목사님에게 물었다. “드라마 보십니까?” 정색을 하며 대답한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목사님 설교는 어째 Dry하다. 드라마를 멀리하는 것이 경건일까? 드라마는 사람들의...
    Views63545
    Read More
  7. 아내는 반응을 고대하며 산다 10/9/15

    사람은 혼자 살수 없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해야 사는 것이 인생이다. 관계는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 1:1대응, 1:다대응, 다대:다대응, 다대:1대응. 어떤 분은 많은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는데 1:1의 만남에서는 어색해 한다. 여성들은 다대응:다대응보다는...
    Views73154
    Read More
  8. 친구가 되어주세요!10/2/15

    <팔 없는 친구에게 3년간 우정의 팔.> 오래 전, 한국 신문 기사에 난 타이틀이다. 양팔이 전혀 없는 친구를 위해 3년 동안 헌신한 우정에 대한 기사였다. “김영태”군은 6살 때 불의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게 되었다. 팔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
    Views72082
    Read More
  9. 반말 & 존댓말 9/25/15

    사람은 만나면 말을 한다. 말을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과할 정도로 말수가 적은 사람이 있다. 그래서 대화가 되는 것 같다. 말 많은 사람끼리 만나면 서로 말을 잘라버리는 상황이 벌어진다. 말이 없는 사람끼리 만나면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 나의 가장 ...
    Views65416
    Read More
  10. 바다 그리고 음파 9/18/15

    세상에는 노래가 많다. 사실 들리는 모든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동네에는 물레방아가 있었다. 그 옆에는 대장간이 마주했다. 친구들과 심심하면 그 앞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은 신기하기 이를 데 없었다. 커다...
    Views62701
    Read More
  11. 니, 우째 잠이오노? 9/11/15

    한국의 격동기 시절. 경남 고성에 18살 먹은 철없는 아가씨가 있었다. 시절이 어려운지라 친정아버지는 ‘부랴부랴’ 혼처를 알아보고 딸을 출가시킨다. 엄처시하의 환경 속에서도 해맑은 신부는 철없는 행동을 하지만 시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효...
    Views64558
    Read More
  12. 밀알의 밤 바다 9/4/15

    가을이 되면 밀알선교단에서는 음악회를 연다. 2003년 7월. 밀알선교단 단장으로 부임하여 장애인사역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당시 선교단의 상황은 열악했다. 전임 단장이 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급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시...
    Views62662
    Read More
  13. 나를 만든것은 바람 8/28/15

    미당 서정주 선생은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스믈세햇동안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 어떤 이는 내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 나는 아무것도...
    Views65142
    Read More
  14. 생각바꾸기 8/14/15

    인생은 한마디로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느냐?”입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한 즉”(잠언 23:7). 생각이 그 사람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발명왕 에디슨은 “천재는 1%의 영감과...
    Views63898
    Read More
  15. 아내는 “에제르”(Ezer) 8/14/15

    하나님은 사람을 만드시되 먼저 남자를 만드셨다. 그리고는 “남자가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하시고 여자를 만들어 배필로 주셨다. 아내의 다른 이름은 '돕는 배필'이다. 이 말은 남자 스스로 인생을 만들어내기보다 아내가 ...
    Views75427
    Read More
  16. 장애인을 어떻게 불러야 하나요? 8/7/15

    장애인 호칭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혼돈을 일으킨다. 내가 어릴 때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들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장애자”에서 다듬어진 호칭은 이제는 “장애인”이라는 말로 정착을 했다. 한때는 “장애우”라는 말을 ...
    Views71587
    Read More
  17. 한국 풍경 7/31/15

    나는 지금 한국에 머물고 있다.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땅. 하지만 올 때마다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공항을 벗어나자마자 숨을 멈추게 할 정도의 더운 바람이 폐를 파고든다. 그 옛날 동리 앞 개울가에서 ‘멱’(수영)을 감다가 나와...
    Views66057
    Read More
  18. 아, 한강! 7/24/15

    필라에는 “아리수”라는 이름의 한식당이 있다. 누군가 물었다. “아리수가 무슨 뜻입니까?”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한강’을 뜻합니다.” 상대방은 고개를 &l...
    Views69402
    Read More
  19. 짜장면 좋아하세요? 7/17/15

    밀알선교단 모임에서 “당장 죽음이 가까워 온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입니까?”라는 화두로 대화의 광장을 열었다. 희한한 질문에 장애인들 대부분은 “짜장면”이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철이 나려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나야한단...
    Views77152
    Read More
  20. 욕쟁이 할머니 7/10/15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은 점심때가 되면 만원을 이룬다. 회사원들을 물론이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그 음식점의 사장이자. 주방장은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하다. 내돈주고 밥 한 그릇을 사먹으면서도 욕 몇 마디를 ...
    Views6989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