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01.12 17:26

백년을 살다보니

조회 수 353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김형석 교수.jpg

 

  새해 첫 KBS 인간극장에 철학교수 김형석 교수가 등장했다. 평상시 즐겨보는 영상은 아니지만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평소 흠모하던 분의 다큐멘터리이기에 집중해서 보았다. 김 교수는 이미 백년을 살다보니라는 책을 97세에 집필하였다. 이런 책을 쓰기위해서는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럴만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분이 드디어 백세가 되었다. 100? 장수시대라 하지만 한 세기를 사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책을 통해 만나던 분을 영상을 통해 또렷이 만났다.

 

  김형석 교수는 김태길(서울대), 안병욱(숭실대) 교수와 더불어 철학계의 삼총사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세 사람은 절친으로 모두 수준급의 철학 강의를 통해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김태길 교수는 11년 전 88, 안병욱 교수는 6년 전 93세로 세상을 떠났고 김 교수 홀로 백세를 맞이한 것이다. 세분이 다 장수한 것을 보면 철학은 장수의 비결일까? 100세 나이에도 귀와 눈이 어둡지 않은데다 지팡이 없이 가볍게 걷는 모습부터 연 160회 이상 곳곳에 강연을 다니는 노익장이 나를 놀라게 했다.

 

  우선 크리스천의 아름다운 향기가 나서 좋았고 환한 미소가 가득한 얼굴, 천천히 말하면서도 자신의 언어에 찔릴까 배려하는 자세, 고단함에 대한 위로, 산책과 절제를 통한 몸가짐 등에서 배어나오는 그의 인품에 감동했다. “우리가 젊은 나이로 돌아가 사랑하는 사람과 무얼 하고 싶은가 물었을 때 80% 가까이가 그 사람과 식사하고 싶다고 답한다. 음식을 같이 먹는 게 하나의 행복이기 때문이다.” 먼저 간 아내를 추억하며 꺼낸 말이다. 홀로 살아가는 노교수는 결코 외로워 보이지 않았고 그 모습자체가 철학이었다.

 

  스무 살에 몰랐던 것을 서른이 넘으면 알게 될 때가 있다. 마흔을 넘기면 인생이 또 달리 보인다. 만약 백년을 산다면 인생은 또 우리에게 어떤 무늬로 그려질까? 그 지혜를 미리 안다면 우리 삶이 조금 더 향기로워지지 않을까?” 모든 말이 명언이다. 그는 사랑 있는 고생이 최고의 행복이었으며, 그것을 깨닫는데 90년이 넘게 걸렸다.”고 고백한다. 사람들은 삶을 살수록 버거워한다. 그러면서도 쉽게 이 세상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실 장수는 모든 이의 숨은 소원이다. 하지만 오래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목적이며 여운이다.

 

  100세를 산다는 것은 설레이고 기대되는 일이다. ? 세상은 점점 더 신기하고 편리해 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이미 100년을 살아온 노교수의 행보와 말은 절로 믿음이 가는 모습이다. 그는 평생 50권의 책을 저술하였다. 작년에 나온 그의 에세이 <영원과 사랑의 대화>(2017)는 스스로 살아본 인생을 돌이켜 깨달은 삶의 비밀들을 인생 후배들에게 다정하고 나지막한 소리로 들려준다. 가정, 사회생활, 그리고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한 관심까지 지혜롭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삶의 지혜를 제시한다. 그리고 '인생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고 선언한다.

 

  김형석 교수의 책에서 공통적으로 다루는 것은 행복론이다. 보통 사람들은 '성공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성공한 사람은 행복을 누린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김형석 교수는 '성공과 행복의 함수 관계'는 다르다고 선을 긋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과 가능성을 유감없이 달성한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양 숭실 중학교에서 윤동주시인을, 대학에서는 김수환 추기경을 만나며 젊은 날에도 그는 사색이 일상화되었고 금싸라기 같은 저서를 집필할 수 있었다.

 

  칸트나 슈바이처처럼 김 교수는 일을 통해 100세를 멋지게 향유하고 있다. 늙어서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반면, 후배와 후손들의 존경을 받아야 할 의무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늙으면 이렇게 사는 것이 좋겠다'는 모범을 보여주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 100살을 살아도 여전히 자신을 가꾸며 귀감이 되는 노교수의 모습이 가슴에 잔영으로 남아있다.

 


  1. 아, 한강! 7/24/15

    필라에는 “아리수”라는 이름의 한식당이 있다. 누군가 물었다. “아리수가 무슨 뜻입니까?” 주워들은 이야기가 있어 자신 있게 대답했다. “아, 순수한 우리나라 말로 ‘한강’을 뜻합니다.” 상대방은 고개를 &l...
    Views71117
    Read More
  2. 짜장면 좋아하세요? 7/17/15

    밀알선교단 모임에서 “당장 죽음이 가까워 온다면 꼭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입니까?”라는 화두로 대화의 광장을 열었다. 희한한 질문에 장애인들 대부분은 “짜장면”이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철이 나려면 세 가지 현상이 나타나야한단...
    Views79143
    Read More
  3. 욕쟁이 할머니 7/10/15

    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은 점심때가 되면 만원을 이룬다. 회사원들을 물론이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그 음식점의 사장이자. 주방장은 “욕쟁이 할머니”로 유명하다. 내돈주고 밥 한 그릇을 사먹으면서도 욕 몇 마디를 ...
    Views71702
    Read More
  4. 아빠 죽지마 7/3/2015

    “사랑하는 우리 가족 중에 건강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잠도 좁은 방에서 다 같이 자야 하지만 나는 웃을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으니까요.” 뇌병변 장애 1급으로 누워계신 아버지, 힘든 간병생활로 얻은 허...
    Views67826
    Read More
  5. 들으면 열린다! 6/26/2015

    사람의 얼굴을 보면 코와 입은 하나인데 눈과 귀는 둘이 있다. 이목구비 모두 요긴하지만 보는 것과 듣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성경 야고보서 1:19절은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거니와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
    Views62923
    Read More
  6. 0시의 다이얼 6/19/2015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아니 너무도 사랑한다. 집에 있을 때나 차를 운전할 때에도 항상 음악을 즐겨 들으며 산다. 목사라고 찬송이나 복음성가만 듣지 않는다.즐겨 듣는 음악의 장르는 다양하다. 클래식부터 발라드, 락(Rock)까지 비오는 날에는 7080 가요를...
    Views78182
    Read More
  7. 수학은 틀려야 한다 6/12/2015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내게 야성(野性)이 살아있을 때이다. 겁나는 것 없이 내달릴 때에 쾌감은 경험한 사람만이 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철이 없을 때라고나 할까? 수학은 어렵다. 하지만 문제를 풀어갈 때에 상상할 수 없는 성취감을 맛보게 된다. 처음...
    Views67429
    Read More
  8. 황혼기 갈등 6/5/2015

    이 세상에 갈등이 없는 부부가 얼마나 될까? 부부는 만나면서 “갈등”을 전제하고 시작하는 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관습과 환경 속에서 성장한 청춘남녀가 ‘사랑’이라는 가느다란 끄나풀로 시작하는 것이 부부이다. 그 사랑이라는 것...
    Views67097
    Read More
  9. 바뀌어야 산다 5/29/2015

    사람은 다 다르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너무 철벽을 쌓는 사람을 만나면 답답함을 느낀다. “바꿈”에 아주 인색한(?) 분들이 있다. 자신이 살아왔던 방식, 의식, 전통을 목숨처럼 고수하는 사람 말이다. ...
    Views61923
    Read More
  10. 캐나다 행복기 5/22/2015

    미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는 남쪽으로 멕시코, 북쪽으로는 캐나다이다. 멕시코는 몇 차례 다녀왔지만 희한하게도 캐나다 땅을 밟아본 경험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지난 2월, 캐나다 밀알선교단 단장인 “김신기 목사님”으로부터 전화 한...
    Views77103
    Read More
  11. 잘 되는 나 5/16/2015

    이것은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이 내놓은 역작의 제목이다. 너무 노골적이지만 현대인들은 그런 취향에 익숙해 진지 오래이다. 조엘 오스틴의 책을 접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나도 느낀다. 아마 그것은 정식으로 신학을 하...
    Views71395
    Read More
  12. 아버지를 만나야 한다 5/7/2015

    누구에게나 아버지가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느낌과 생각이 다르다. 어머니는 편하다. 아니 만만하다. 아버지는 어렵다. 아니 걸끄럽다. 한 사나이를 상담했다.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버지는 타인처럼 느껴져 힘이 들다.”는 고백이었다...
    Views67628
    Read More
  13. 패치 아담스 5/1/2015

    2014년 8월 비보를 들었다. 영화배우(희극)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20년 전 상담을 공부하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갔다. 상담을 공부하기 2년차 새 학기에 한 젊은 교수가 강단에 섰다. 미국 하...
    Views78363
    Read More
  14. 그 소녀는 지금 어디에 4/24/15

    “소녀”(少女). 누구의 가슴에나 표현할 수 없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단어이다. ‘여학생, 처녀, 어린 여자아이.’라는 단어도 있지만 “소녀”란 말은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 만든다. 우연히 가수 최백호의 “낭만에 대...
    Views66596
    Read More
  15. 당연의 틀을 깨라! 4/17/2015

    사람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받는다. 집안에서부터 자라나며 교육기관에서 다양한 훈련과 지식을 터득하며 성장한다. 그 모든 교육을 받고나면 의젓한 사회인이 되는 혜택(?)도 있지만 반면 “당연한” 인물이 된다. 지식이 충만해지며 ‘당연...
    Views62260
    Read More
  16. 남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4/10/15

    가정의 전권을 쥐고 살던 남편들이 힘을 잃어가면서 희한한 유모어가 나돌기 시작했다. “간 큰 남자 시리즈, 고개 숙인 남자”는 옛이야기이고 급기야 “맞사모”(맞고 사는 남편들의 모임)가 결성되기에 이르른다. 요사이 드라마를 보...
    Views72756
    Read More
  17. 장애인 오해하지 마세요! 4/3/15

    사람들은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줄 모르며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찬란한 햇살을 응시할 수 있고, 요란하게 노래하는 새소리에 심취하며 화장실, 주방을 두루두루 마음껏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은 당연이라 여기며 생을 이어간다. 아니다. 그것은 대단한 ...
    Views68553
    Read More
  18. 헐∼ 3/27/15

    나에게 재산이 있다면 소중한 친구들이다. 성격도, 만난시기도 다 다른 친구들이 여기저기 포진(?)하며 내게 힘을 준다. 그중에서도 ‘봉채’는 고 1때 만나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가만히 헤아려보니 어언 40여년이 흘러갔다. 고...
    Views82465
    Read More
  19. 정녕 가슴에 봄은 오는가? 3/20/15

    사계절이 변하는 모습을 느끼며 산다는 것은 축복이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거나, 더운 나날이 지속되지 아니하고 때를 따라 계절이 옷을 갈아입으며 나름대로의 자태를 뽐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인생에게 허락하신 그분의 크신 은총이다. 나는 가을을 좋...
    Views70782
    Read More
  20. 그렇게 놀았기에 3/13/15

    인생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즐거움이다. 갓 태어난 아가들도 어느새 편안하고 즐거운 것을 알아차리며 성장한다. 사람이 추구하는 즐거움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먼저는 “배우는 즐거움”이다. 지식이든 기술이든 악기든지 처음 그것을 배...
    Views662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