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08.19 10:50

YOLO의 불편한 진실

조회 수 5919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yolo.png

 

   바야흐로 웰빙을 넘어 ‘YOLO 시대이다. ‘YOLO’‘You only live once’의 약자이다. 한마디로 인생은 한번 뿐이다.”라는 뜻인데 굳이 죽어라고 애쓰며 살지 말고 오늘을 즐기라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매력적인 말이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보면 순간을 살고 죽자는 의미가 된다. 인생은 관계이다. 홀로 태어난 인생은 없다. 부모님에 의해 태어나고 자라난다. 자라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사연과 우정을 쌓아가며 삶이 엮어져 간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이다. 양보이며 희생이다. ‘위주로 살아가면 주위에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 베풀고 들어주고 아우르는 단계에서 성숙을 경험하게 되고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YOLO”는 그게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내가 할 일 해가면서 오로지 나 중심으로 살면 된다.’는 의식이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내일을 위해 준비할 필요 없이 단세포적으로 살아가자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번져간 삼포 세대란 말이 있다. 현실이 어렵다보니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의미이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연애를 할 돈도, 시간도, 정신적 여유도 없다. 따라서 결혼은 이상일 뿐이며, 막상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아 기르는 소중한 생의 과업(?)조차 뒤로 미루고 있는 현시대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 어른들과 마주하면 내가 젊었을 때에는으로 입을 떼셨다. 그분이 살아오며 겪었던 일에 대한 기나긴 넋두리를 마냥 들어야 했다. 듣기가 지루한 면도 있었지만 그분의 인생사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나이가 들어가며 그분이 말하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구나!’하는 깨달음이 오며 감사가 밀려온다.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말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묘미를 모르는 인생,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격언의 의미를 무시하고, 오늘을 즐기려는 인생은 참으로 가련하다.

 

 현대인들은 너무도 바쁘다. 인터넷이 없으면 안달을 하고 손에서 한시도 핸드폰을 놓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혼밥’(홀로 밥을 먹음), ‘혼술’ ‘혼행’(홀로 여행)하는 것이 그리 낯선 풍경이 아니다. 옆에 누군가가 없어서가 아니라 혼자 있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되어가다 보니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자신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행복하게 가꾸어나가기 트랜드가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이 ‘YOLO’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가치관에서 탈피해서 나 중심의 삶을 우선에 둔다. 기성세대처럼 남을 의식하며 행복과 성공의 기준을 삼기보다 에게 초점을 맞추고 확실한 현재의 행복을 추구한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쪼달리며 살기보다 비록 전세, 월세라도 멋지게 집을 장식하고 명품 차를 타고 유유자적하며 사는 모습이다. 후회 없이 즐기고, 마음껏 사랑하고, 힘껏 배우기 위해 서슴없이 지갑을 연다.

 

 따라서 소유의 개념은 약해진다. 여행과 취미활동에 모든 것을 투자한다. 더 심각한 것은 즉각적인 욕구중심이 되어 간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오늘의 행복과 즐거움을 위해 더 집중하다보니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돈에 대해 초연해 질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를 소중히 여기는 자세는 긍정적이지만 미래에 대한 기대감 상실은 결국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결국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보다 그냥 오늘을 즐기자는 자조적인 행동을 동반할 수 있다.

 

 오늘 주어진 젊음, 건강, , 을 오늘 다 허비하기보다 내일을 위해 절제하며 가능성을 계발하는 지혜가 ‘YOLO’족들에게는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살아있는 자의 과업임을 기억해야 한다. 불 없이 도자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불을 만나야 아름다운 흙에서 도자기로 탄생한다. 때로는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축적해 둘 줄 아는 사람이 행복을 길고 깊게 유지할 수 있다.


  1. No Image

    생명의 신비

    장애인에게 결혼은 넘어가야 할 큰 장벽이다. 보통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짝을 만나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장애라는 아픔을 안고 사는 장애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장애인사역을 하는 분들이 나누는 명언 아닌 명언이 있다. “여자 천사...
    Views3637
    Read More
  2. No Image

    가정을 한 글자로

    장성하여 혼기가 차면 짝을 찾아 결혼을 한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이미 긴 세월 결혼생활을 해 온 분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지금의 배우자가 아닌 그 시점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떤...
    Views3722
    Read More
  3. No Image

    누구나 장애인

    초청받은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예배 후 친교를 시작하면 하나둘 내 곁에 모여든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목사님, 저도 장애인입니다.”이다. 일단 거부감이 들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장애가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누군가...
    Views3626
    Read More
  4. No Image

    어차피 인간은 외로운 존재인가?

    한국에 가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물론 목사이기에 여러 교회를 다니며 설교를 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고국의 품이 그리워 찾아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회귀본능이 고개를 든다. 어린 나이에 이민을 온 분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Views3824
    Read More
  5. No Image

    그 이름 그 사람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름이 있다. 사실 이름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붙여지는 고유명사이다. 이름은 태어나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태에 잉태된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도 있다. 바로 ‘태명’(胎名)이다. 태명이 태명으로 끝나는 경...
    Views3704
    Read More
  6. No Image

    웃으면 행복해져요!

    사람과 짐승이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는 웃지 못한다. 사람만이 다양한 소리를 내며 웃을 수 있다. 하기에 웃음을 “만국공통어”라고 한다. 웃음소리만 들어서는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구분이 안...
    Views3749
    Read More
  7. No Image

    죽고 싶은 당신에게

    택시를 탔다. 기사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 뜬금없이 “자신이 자살 시도를 세 번이나 했었다”고 털어놓는다. 저으기 당황하며 이유를 물었다. “나이 어린 젊은 진상 손님들로 인해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었습니다.” 상상이 갔다. 줄곧...
    Views3464
    Read More
  8. 아, 청계천!

    나는 지금 한국 방문 중이다. 중요한 일정 중에 하나는 한국 장애인의 날에 나의 모교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채플에서 설교를 하는 귀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20일(수) 오전 11:30분. 강단에 올라 무릎을 꿇었다. 가슴 한켠에서 무언가 ‘울컥&rsqu...
    Views3774
    Read More
  9. No Image

    생일이 뭐길래?

    평범한 주부의 고백이다. 며칠 전에 생일을 지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고 했다. 하필 전날이 작은 딸의 생일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을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딸 친구들을 초대하여 자그마한 파티도 열어주었다. 즐겁고도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Views3655
    Read More
  10. No Image

    산다는 건 그런거지!

    감동 없이 사는 삶은 형벌이다. 사람들은 만나면 습관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재미가 어떠세요?” 혹은 “신수가 훤한 것을 보니 재미가 좋으신가봐요?” 재미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삶에는 모름지기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
    Views3718
    Read More
  11. No Image

    몸은 영혼을 담은 그릇

    사람은 영혼과 육체를 가지고 있다. 영혼은 그냥 영(靈)이라고하고 육체는 몸이라고 한다. 몸은 “모음”의 준말이다. 다 모여 있다는 말이다. AI 시대라고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뇌는 못 따라간다. 뇌에서 Enter를 치면 몸은 그대로 움직인다. ...
    Views3849
    Read More
  12. No Image

    인생의 평형수

    만물은 항상 평형을 유지하려는 본성을 지닌다. 때로 외부로부터 충격이 가해지며 평형상태가 무너질 때가 있는데 이 찰나에 미미하나마 다시 평형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힘을 복원력이라고 한다. 복원력이 가장 중요하게 적용되는 것이 물위에 배이다. 급격한 ...
    Views3464
    Read More
  13. No Image

    도랑

    서종(양평)에서 나는 3년동안 초등학교를 다녔다. 지제, 강상, 양평초등학교를 거쳐 아버지의 인사이동을 따라 산골 깊이 서종초등학교로 전학을 해야 했다. 지금은 카페촌이 들어서고 골짜기마다 분위기 좋은 별장이 즐비한 곳이 되었지만 당시는 촌(村)이었...
    Views3580
    Read More
  14. No Image

    너는 자유다!

    오래전 “Who am I ?”라는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에 “정글만리”를 펴낸 조정래 선생이 출연하였다. 노구의 비해 낭랑한 목소리와 소년의 미소가 정겹게 다가왔다. 강연 내내 푸근하게 떠올라 있는 미소와 너그러움이 참 편안하게 느껴...
    Views3788
    Read More
  15. No Image

    아내의 존재

    내가 어릴때는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도 커보였다. 형제끼리 이방 저방을 오가며 장난을 치고 호들갑을 떨며 어수선하다가도 아버지가 퇴근을 하고 집에 오시면 일순간 조용해 졌다. 식사 중에 대화를 하면 “밥풀이 튄다”고 절제를 시켰고, 밥숟가...
    Views3750
    Read More
  16. No Image

    시각 장애 반장

    장애를 안고 통합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특수학교가 인기가 있었다. 종로에 “명휘원” 광진구에 있는 “정립회관”이 그곳이다. 어떤 면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끼리 편견없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Views3983
    Read More
  17.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3807
    Read More
  18. No Image

    군밤

    모처럼 한국 친구 목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친구야, 용인에서 먹던 <묵밥>이 먹고 싶다.” 외쳤더니 한참을 웃다가 “너는 기억력도 좋다. 언제든지 와 사줄게.”하는 대답이 정겹게 가슴을 파고든다. 30대였을거다. 추운 겨울날에 친...
    Views4053
    Read More
  19. No Image

    어른이 없다

    아버지의 권위가 하늘을 찌르던 시대에 나는 자라났다. 학기 초 학교에서 내어준 가정환경조사서의 호주 난에는 당연히 아버지의 이름 석자가 자리했다. 간혹 엄마의 목소리가 담을 넘는 집도 있었지만 그때는 대부분 아버지가 가정의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하...
    Views4200
    Read More
  20. No Image

    명절이 더 외로운 사람들

    지난 1월 22일은 우리나라 고유명절인 설날이었다. 명절은 누구에게나 기대감과 설레임을 안긴다. 하지만 일부 장애인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것 같다. 안타까운 소식은 매년 100여명의 장애인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버려진 장애인들은 ‘장애와 고...
    Views437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