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10.06 19:41

밀알의 밤을 열며

조회 수 403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김창옥.jpg

 

 

  사람은 언어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람의 말이 인격이고, 실력이며, 사람됨됨이다. 해서 말 잘하는 사람은 인생성공의 확률이 높아진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흔히 언어의 마술사라고 부른다. “금년 밀알의 밤에는 누가 오나요?” 가을이 되면 사람들이 으레 물어오는 질문이다. 행복하다. 그만큼 밀알의 밤이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것이 고맙기 그지없다. 누구를 세워야 할까? 고심 끝에 한국에서 김창옥 교수를 모시게 되었다. 그의 직함은 소통전문가, 대학 교수이며 이미 유명한 스타 강사이다.

 

  웬만한 한국 TV에는 얼굴을 내비친 대단한 달변가이다. 어떻게 저렇게 말을 잘할까? 김창옥 교수는 말을 예쁘고 찰 지게 감동 있게 구사한다. 그의 강연은 사람들을 빨려들게 하는 흡입력이 있다. 유모어 감각이 뛰어나 지루함이 없고 듣다보면 가슴이 흔들리는 감동까지 밀려온다. 그는 유년시절, 청각장애 3급인 아버지를 가장으로 둔 집안이었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웠다. 교회공동체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며 이는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제주도에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였고, 대한민국해병대 통신병으로 복무하였다.

 

  군 제대 후 25살의 나이로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을 한다. 서울여자대학교 교목실 겸임교수로 재직 중 김창옥 휴먼컴퍼니를 설립하였으며 현재 '소통목소리를 주제로 관공서, 기업, 대학 등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이력은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많다. 김창옥 교수를 초청하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청각장애인 아버지를 둔 자녀의 아픔, 누구보다 장애인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분이기 때문이요, 신앙심을 기반으로 한 영성 깊은 강의를 듣기 위함이다.

 

  사실 필라델피아에는 변변한 공연이 없다. 가까운 뉴욕이나 워싱턴에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찾아와 동포들의 정서를 함양시킨다. 이왕 온 미주 동부라면 필라델피아에 들렀다 가면 좋으련만 필라델피아는 관심 밖에 도시이다. 결국 개런티 문제이겠지만 열심 있는 팬들은 뉴욕까지 가서 공연을 보는 모습이 안타깝다. ‘뭐 그렇게까지?’하고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겠지만 사람은 정서적인 존재이기에 그 분야가 만족되어야 행복한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어떤 분들은 일단 집에 오면 나가기를 싫어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도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니 삶이 무미건조해 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은 의식주만 해결되면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내가 끌리는 것,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을 추구해야 삶이 풍요로워진다. 왜 사람들이 한국드라마나 영상을 즐겨보는 것일까? 고상하게 독서를 하고 산책을 하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웃의 삶을 들여다보며 , 저렇게도 사는구나!’하는 삶의 다양성을 추구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외골수다.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중증환자이다. 생각이 넓어야한다. 편향되면 안 된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많은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 그것을 단번에 충족시켜주는 것이 드라마요, 영상물이다.

 

  영상보다 더 강렬한 것은 라이브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나 흠모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고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 아닐까? 밀알의 밤은 그런 면에서 자그마한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면으로만 보던 그 주인공을 바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그것도 지척에서 만나는 것만으로도 정신적인 풍요를 경험 할 수 있다. 어느새 밀알의 밤은 열여섯번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밀알의 밤에는 귀한 분들이 많이도 무대에 올랐다. 장애를 가졌지만 그 아픔을 신앙으로 승화시킨 귀한 분들이 초청되었다. 작년에는 아이돌 스타 강균성이 무대에 올라 젊은 가슴들을 들뜨게 하였다.

 

  밀알의 밤에 모두를 초대합니다. 청명한 가을날, 온 가족이 손을 잡고 한자리에 앉아 행복한 책장을 하나 장식해 봄이 어떠실지요?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1. No Image

    발가락 시인

    이흥렬 씨. 그는 선천적 뇌성마비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은 언어소통이다. 사람을 만나면 힘겹게, 너무도 힘겹게 말을 이어가야 한다. 말들은 쉽사리 그의 입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동안 그의 온 몸을 휘젓고 다닌 끝에야 가까스로 그...
    Views4290
    Read More
  2. No Image

    나는 멋진 사람

    대부분 핸드폰을 열면 가족사진이나 풍경이 배경으로 깔려있다. 독특하게 내 폰은 배경이 나다. 언젠가 가족모임을 가지면서 독사진을 찍었는데 내 웃는 얼굴이 마음에 들어서이다. 며칠 전, 지인과 대화 중에 내 핸드폰을 보며 “특이하시네요. 핸드폰 ...
    Views4308
    Read More
  3. No Image

    미치겄쥬? 나는 환장하겄슈!

    인생은 초보부터 시작한다. 처음은 다 어설프고 우수꽝스러워 보이지만 인생은 다 초보부터 시작하였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초보」하면 생각나는 것이 운전이다. 장애인이기에 운전을 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는데 누가 “한국도 장애인들...
    Views4324
    Read More
  4. No Image

    생명의 신비

    장애인에게 결혼은 넘어가야 할 큰 장벽이다. 보통 청년들은 자연스럽게 짝을 만나고 결혼을 한다. 하지만 장애라는 아픔을 안고 사는 장애인들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살고 있다. 장애인사역을 하는 분들이 나누는 명언 아닌 명언이 있다. “여자 천사...
    Views4431
    Read More
  5. No Image

    가정을 한 글자로

    장성하여 혼기가 차면 짝을 찾아 결혼을 한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배우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진다. 이미 긴 세월 결혼생활을 해 온 분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지금의 배우자가 아닌 그 시점에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면 어떤...
    Views4542
    Read More
  6. No Image

    누구나 장애인

    초청받은 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예배 후 친교를 시작하면 하나둘 내 곁에 모여든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목사님, 저도 장애인입니다.”이다. 일단 거부감이 들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장애가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누군가...
    Views4447
    Read More
  7. No Image

    어차피 인간은 외로운 존재인가?

    한국에 가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이다. 물론 목사이기에 여러 교회를 다니며 설교를 하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라온 고국의 품이 그리워 찾아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회귀본능이 고개를 든다. 어린 나이에 이민을 온 분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Views4632
    Read More
  8. No Image

    그 이름 그 사람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름이 있다. 사실 이름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붙여지는 고유명사이다. 이름은 태어나서만 지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태에 잉태된 순간에 붙여지는 이름도 있다. 바로 ‘태명’(胎名)이다. 태명이 태명으로 끝나는 경...
    Views4397
    Read More
  9. No Image

    웃으면 행복해져요!

    사람과 짐승이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개나 고양이는 웃지 못한다. 사람만이 다양한 소리를 내며 웃을 수 있다. 하기에 웃음을 “만국공통어”라고 한다. 웃음소리만 들어서는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구분이 안...
    Views4579
    Read More
  10. No Image

    죽고 싶은 당신에게

    택시를 탔다. 기사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 뜬금없이 “자신이 자살 시도를 세 번이나 했었다”고 털어놓는다. 저으기 당황하며 이유를 물었다. “나이 어린 젊은 진상 손님들로 인해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었습니다.” 상상이 갔다. 줄곧...
    Views4392
    Read More
  11. 아, 청계천!

    나는 지금 한국 방문 중이다. 중요한 일정 중에 하나는 한국 장애인의 날에 나의 모교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채플에서 설교를 하는 귀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20일(수) 오전 11:30분. 강단에 올라 무릎을 꿇었다. 가슴 한켠에서 무언가 ‘울컥&rsqu...
    Views4637
    Read More
  12. No Image

    생일이 뭐길래?

    평범한 주부의 고백이다. 며칠 전에 생일을 지나면서 많은 일들을 겪었다고 했다. 하필 전날이 작은 딸의 생일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인 딸을 위해 미역국을 끓이고 딸 친구들을 초대하여 자그마한 파티도 열어주었다. 즐겁고도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다음날...
    Views4478
    Read More
  13. No Image

    산다는 건 그런거지!

    감동 없이 사는 삶은 형벌이다. 사람들은 만나면 습관적으로 묻는다. “요즈음 재미가 어떠세요?” 혹은 “신수가 훤한 것을 보니 재미가 좋으신가봐요?” 재미가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 삶에는 모름지기 재미가 있고 감동이 있어야 한다...
    Views4560
    Read More
  14. No Image

    몸은 영혼을 담은 그릇

    사람은 영혼과 육체를 가지고 있다. 영혼은 그냥 영(靈)이라고하고 육체는 몸이라고 한다. 몸은 “모음”의 준말이다. 다 모여 있다는 말이다. AI 시대라고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뇌는 못 따라간다. 뇌에서 Enter를 치면 몸은 그대로 움직인다. ...
    Views4716
    Read More
  15. No Image

    인생의 평형수

    만물은 항상 평형을 유지하려는 본성을 지닌다. 때로 외부로부터 충격이 가해지며 평형상태가 무너질 때가 있는데 이 찰나에 미미하나마 다시 평형상태로 되돌아가려는 힘을 복원력이라고 한다. 복원력이 가장 중요하게 적용되는 것이 물위에 배이다. 급격한 ...
    Views4255
    Read More
  16. No Image

    도랑

    서종(양평)에서 나는 3년동안 초등학교를 다녔다. 지제, 강상, 양평초등학교를 거쳐 아버지의 인사이동을 따라 산골 깊이 서종초등학교로 전학을 해야 했다. 지금은 카페촌이 들어서고 골짜기마다 분위기 좋은 별장이 즐비한 곳이 되었지만 당시는 촌(村)이었...
    Views4424
    Read More
  17. No Image

    너는 자유다!

    오래전 “Who am I ?”라는 인문학 강연 프로그램에 “정글만리”를 펴낸 조정래 선생이 출연하였다. 노구의 비해 낭랑한 목소리와 소년의 미소가 정겹게 다가왔다. 강연 내내 푸근하게 떠올라 있는 미소와 너그러움이 참 편안하게 느껴...
    Views4660
    Read More
  18. No Image

    아내의 존재

    내가 어릴때는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도 커보였다. 형제끼리 이방 저방을 오가며 장난을 치고 호들갑을 떨며 어수선하다가도 아버지가 퇴근을 하고 집에 오시면 일순간 조용해 졌다. 식사 중에 대화를 하면 “밥풀이 튄다”고 절제를 시켰고, 밥숟가...
    Views4630
    Read More
  19. No Image

    시각 장애 반장

    장애를 안고 통합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에는 특수학교가 인기가 있었다. 종로에 “명휘원” 광진구에 있는 “정립회관”이 그곳이다. 어떤 면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들끼리 편견없이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며...
    Views4849
    Read More
  20. No Image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작가의 삶과 작품은 연관성을 갖는다. 내 글에 내 인생의 체취가 묻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책 이름이 하도 특이해서 손에 잡았고, 흥미진진하게 단숨에 읽어 나아갔다. 작가 전민식은 실로 꼬인 인생을 살았다. 한마디로 되는 일이 없는 사나이였다. 그러던 ...
    Views459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