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5.11.25 03:00

삼소 7/27/2010

조회 수 6429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방송을 보다가 기가 막힌 말을 듣고 메모를 했다. 바로 “삼소”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성들의 권위가 신장되고 아내들의 말발이 거세졌다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한 것이 “삼소”이다. 삼소란? 1. 부인의 말씀은 “옳소!” 2. 부인의 행동은 “맞소!” 3. 부인의 주장에는 “그렇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가 참 많이 변했다. 언제는 ‘간 큰 남자 시리즈’가 나오더니 이제는 ‘삼소’를 잘해야 한다니 기가 ‘딱’ 막힌다. 어린 시절에 보던 아버지의 기상(?)은 이제 옛말이 되고 말았나보다. 우리들 앞에서 기고만장하던 어머니도 아버지가 나타나시면 눈치를 보셨는데 말이다. 집안에 모든 결정권을 홀로 쥐고 절대권력(?)을 행사하시던 우리시대에 아버지는 세대가 변하여 아내의 눈치를 보는 가련한 가장으로 실추되어 가고 있다.

6월 중순. 뉴욕에서 동부지역 목사회 대항 체육대회가 열려 필라에서 동역하는 많은 목사님들과 함께 가게 되었다. 워낙 아침 일찍 출발을 한 관계로 하이웨이 95번 휴게실에서 아침식사를 들게 되었다. 필자는 아침을 꼭 챙겨먹는다. 여행을 하게 될 때에는 더 든든히 식사를 하고 차에 오르는 습관도 가지고 있다. 다들 breakfast를 먹고 있는데 나는 커피 한잔만을 들고 있었다. 주위의 목사님들이 “이 목사님은 식사를 안 하세요?”라고 물어왔다. “아, 예. 저는 집에서 아침을 먹고 왔습니다.” “아니, 아침을 드세요” 목사님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주시한다. “저는 아침을 꼭 챙겨먹습니다.” 자신만만한 나의 태도에 건너편에 앉아 계시던 사모님이 한마디를 던지신다. “목사님, 간이 바깥으로 나오셨네요. 아니 지금이 어느 세상인데 사모님한테 아침을 차리라고 하세요. 미래가 걱정되네요.” “예?” 결국 나만 “간 큰 남자”가 되어 버렸다.

어느 할머니가 50여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회에 다녀오셨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고 오셨기에 표정이 밝아야 하는데 ‘영’ 얼굴이 우울하다. 할머니를 기다리던 할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물어 온다. “여보, 동창회에 다녀온 당신의 표정이 왜 그렇게 어두워? 당신만 ‘다이아반지’가 없었어? 아니면 당신만 ‘자가용’이 없어서 그래? 왜 그래?” 할아버지의 말을 한참 듣던 할머니가 심각하게 대답을 한다. “아냐, 가보니까 나만 남편이 있더라고!” 아뿔싸! 할머니 눈에는 할아버지 없이 자유롭게 사는 친구들의 모습이 그렇게 부러웠던 모양이다.

이미 오래전에 나온 이야기지만 할머니는 쓸모가 많은데 할아버지는 그냥 그렇단다. 그래서 나온 말이 있다. 할머니가 나이가 들면 꼭 필요한 다섯 가지가 있단다. “돈, 건강, 딸, 친구, 강아지” 반면 할아버지에게 꼭 필요한 다섯 가지는 “부인, 마누라, 여보, 당신, 자기”라나. 한국에서 나온 통계에 의하면 부부가 살다가 60세가 넘어서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시는 경우에 할아버지는 80%가 3년 안에 돌아가신다고 한다. 반면에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할머니는 너무 행복하게 오랜 사신단다. 세상에! 그만큼 나이가 들수록 남자에게 힘이 되어 주는 존재는 아내이다. 그래서 할아버지 옆에는 반드시 아내인 할머니가 있어야 한다. 옛날 어른들이 남편이 젊어서 속을 썩일 때에 내뱉는 말이 있었다. “나이 들면 두고 보자!” 그 말처럼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힘을 잃어가는 것 같다.

며칠 전, 「던킨 도너츠」에 들러 샌드위치와 커피를 주문하여 자리를 잡았다. 저만치 한 백인 할아버지 한분이 자그마한 손자를 곁에 앉히고 음식을 먹여주고 있었다. 아이가 보채자 아예 의자에서 내려와 자세를 낮추고 달래주는 모습을 보며 미래의 나를 보는 것 같아 가슴 한켠이 무거워왔다. 나이가 들수록 아내의 자리는 커져만 간다. 발언권도 점점 거세진다. 젊은 시절에는 고양이 같던 아내가 ‘호랑이’로 변한지 오래이다. 할머니는 바쁘다. ‘오라’는 데가 너무 많다. 딸네 집에서 오란다. “손주 좀 봐 달라”고. “김치도 담궈 달라”고 한다. 동창들끼리 ‘계’를 부어 여기저기 여행도 잘 다닌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갈 곳이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기껏 가는 곳이 “탑골 공원”이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나이가 드시자 세월이 안 간다.

이 땅에 남편들이여! 시대가 변했다.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 시대를 역류하면 나이가 들어 진짜 고아가 된다. 그냥 져 주자! 힘이 있을 때에 아량을 베풀고 양보를 하자! 그러면 아내도 사람인데 나이가 들어서 괄시야 하겠는가?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해 온다. 그래서 외치는 말. “아, 옛날이여!”


  1. 덕구의 빈방

    밀알선교단 설립 25주년을 기념하는 연극 “빈방있습니까?”가 지난 주간 나흘동안 이어졌다. “덕구”는 연극 “빈방있습니까?”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 지능이 현저히 낮고 말이 어눌하다. 성탄절...
    Views61690
    Read More
  2. 지금 1/25/2012

    이메일을 열었다. “멀리계신 스승님께”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보통 “목사님”이라고 불리우는데 익숙한 나에게 “스승님”이라는 호칭은 느낌을 새롭게 한다. 교육전도사 시절에 만났던 제자에게서 온 편지였다. 새해 ...
    Views73239
    Read More
  3. Honey! 1/25/2012

    어느 날 어떤 인연으로 남녀가 만나고 서로를 사랑하기에 결혼을 하고 부부가 된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부부는 어느새 닮아간다. 생김새만 닮는 것이 아니고 성격도 취향도 같아진다. 그래서 부부는 정말 신비하다. 지난 주간 어느 노...
    Views65701
    Read More
  4. 아름다운 빈손 1/25/2012

    “한경직 목사의 아름다운 빈손”<KBS>이라는 영상을 보았다. 이미 고인이 된지 오래지만 한 목사님은 한국교회 127년사에 존경받는 목회자로 귀감이 되고 있다. 66년 전 27명으로 시작한 영락교회는 이제 5만 명이 넘는 성도들이 모이는 대형교회...
    Views63853
    Read More
  5. 젊은날의 푸르름 12/31/2011

    또 한해가 떠나려고 손을 흔들고 있다. “2011년”이라는 어색한 이름을 부르며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든 한해가 내 곁을 떠나려 하고 있다. 세월을 흘려보내는 일에 이골이 날만한 나이가 되었음에도 이맘때 찾아오는 서운함은 감출길이 없...
    Views71570
    Read More
  6. 성탄의 축복이 온누리에! 12/26/2011

    어린 시절에 성탄절은 꿈의 날이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았으면서도 성탄이 가까워오면 이상하게 가슴이 설레었다. 크리스마스카드를 그리며 그날을 기다리고 첫눈이 휘날리는 한가운데에 서서 그날을 바라보았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밤늦게까지 버티다가 눈...
    Views74850
    Read More
  7. 빨리 빨리! 12/26/2011

    우리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조급함이다. 식당에 들어서서 제일먼저 하는 말은 “여기 빨리 주문 받으세요”이다. 메뉴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종업원에게 또 한마디를 한다. “아줌마, 빨리 주세요.” 유럽에 있는 레스토랑은 식당을 열고...
    Views60890
    Read More
  8. 떠나가는 분을 그리며 12/26/2011

    9년 전 필라델피아에 와서 밀알사역을 감당하면서 눈에 들어온 후원자의 이름이 있었다. 특이하게 이름이 네 자였다. “남궁” “독고” “황보”성을 가지신 분들은 자연스럽게 이름이 네자가 나올 수 있지만 그분은 나처럼 &...
    Views63079
    Read More
  9. 기적은 있다 12/15/2011

    인생을 살다보면 벼라별 일들을 다 만나게 된다. 나에게는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일에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있다. 그것도 좋은 일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내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리는 극한 고난을 만날 때에 사람은 당황한다. &ldquo...
    Views64561
    Read More
  10. 잘 되는 나 12/8/2011

    이것은 ‘긍정의 힘’의 저자 조엘 오스틴이 내놓은 역작의 제목이다. 너무 노골적이지만 현대인들은 그런 취향에 익숙해 진지 오래이다. 조엘 오스틴의 책을 접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음을 나도 느낀다. 아마 그것은 정식으로 신학을 하...
    Views63581
    Read More
  11. 동보극장 간판 예술가 12/8/2011

    평생 경찰로 살아오시던 아버지는 퇴직을 하시자마자 모든 것을 정리하여 서울행을 결심하신다. 내 나이 16살에 나는 그렇게 꿈꾸던 서울사람이 되었다. 밤이 되면 거리를 수놓는 현란한 네온사인 불빛이 어린 가슴을 설레이게 하였다. 처음에는 어리버리하던...
    Views74453
    Read More
  12. 남편은 애물 덩어리 11/30/2011

    부인들이 앉아 남편 흉을 보기 시작했다. 한참을 둘러치다가 누군가가 말했다. “그러기에 남편은 애물덩어리야. 집에 혼자 두면 ‘근심덩어리’, 밖에 데리고 나가면 ‘골치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덩어리’, 거기...
    Views65522
    Read More
  13. 장애 여동생을 향한 마음 11/30/2011

    언젠가 장애를 가진 여동생을 둔 한분과 긴 시간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여동생의 모습이 너무 애처로워 견디기 힘든 시간이 많았다.”는 고백부터 “그 여동생을 한국에 남겨두고 미국에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어질 때가 많다.&...
    Views74088
    Read More
  14. 이런 인생도 있다 11/6/2011

    지난 초여름 한국을 뒤집어 놓은 사건이 있었다. 케이블·위성 방송 오락채널인 ‘티브이엔’이 야심차게 방영한 “코리아 갓 탤런트” 첫 회에 출연한 “최성봉”이란 젊은이 때문이었다. “코리아 갓 탤런트&rdqu...
    Views65583
    Read More
  15. 낙엽속에 숨겨진 인생 10/27/2011

    밀알의 밤이 막을 내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엄청난 인파가 자리를 메우고 들뜬 분위기로 밀알의 밤은 연출되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것을 자랑하고 그것을 행사의 성공기준으로 삼는 것 같은 속성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하고 스스로 놀랐다. 금년 밀알의 밤...
    Views73865
    Read More
  16. 35m 다리에 올라간 사나이 10/24/2011

    지난 달 19일. 밤 8시경 부산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부산대교 위에서 한 남성이 “집 나간 아내를 찾아오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며 투신자살 소동을 벌였다. 다행히 급히 출동한 119 구조대원의 설득 끝에 3시간 만에 스스로 내려와 큰 화는 ...
    Views68870
    Read More
  17. 가을을 밀알의 밤과 함께 10/24/2011

    여름이란 순수 우리말로 “열매”이다. 사람들은 무더움과 지루한 장마만 생각하며 정을 덜 줄지 모르지만 여름의 따가운 햇살이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갖가지 열매들을 농익게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험난한 길...
    Views75421
    Read More
  18. 추억이 피어오르는 음식 10/8/2011

    사람에게 소중한 즐거움이 있다면 그것은 “식도락(食道樂: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 봄을 도락으로 삼는 일)”이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 그 이유를 물으면 그 음식에 얽힌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마늘쫑”만 보면 금새 ...
    Views69575
    Read More
  19. 이민 전설 10/8/2011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 한다. 익숙한 것이 행복의 절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미국에서 살고 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라! “어떻게 미국에 오시게 되셨습니까?” 사연은 가지가지이다. 그중에서도 가족들이 영주권을...
    Views68355
    Read More
  20. 감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10/8/2011

    한국에서 한창 뜨고 있는 김정운 교수가 쓴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이 있다. 처음에는 ‘간이 바깥으로 나온 사나이구먼’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의 내용이 매우 감각적이었다. 그 중에 “한국 ...
    Views6754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