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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jpg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나?’ 대부분의 부부들은 장애아인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출산한다. 멍에는 무겁지만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는 나름대로의 비밀스런 행복이 선물로 주어진다. 그러니 섣불리 판단하면 안될 일이다.

 

  4년 전에 결혼한 우지은씨 부부는 선천 장애 부부이다. 뇌성마비 1급인 남자와 키 120cm의 왜소증인 여자. 그들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결혼을 하고 임신이 되었다. 임신은 그녀에게 기쁨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작은 몸집을 가진 내가 아이를 열 달 동안 품을 수 있을까. 아이는 건강할까?’ 그런데 14주 정도 되었을 때 아이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초음파를 해보던 의사는 아이의 머리 둘레와 팔다리의 성장에 차이가 난다며 혈액검사를 하자고 했다. 나중에는 양수검사를 하더니 장애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낳으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낙태는 고려하지 않았다. 악조건을 뒤로하고 37주 만에 출산을 했다. 하지만

 아무 보람도 없이 아기는 6일 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슬픔과 상처는 두 배로 컸다.

 

  부산 남구에 사는 정모(51)씨는 저출산 시대에 보기 드물게 무려 8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다. 전문대학을 졸업한 정씨는 철도청 기능직으로 일하면서 지금의 아내(45)를 만나 8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다자녀 가정인 것이다. 첫째는 21살이고 둘째부터 막내까지는 초 · · 고교를 다니고 있다. 가톨릭 신자인 정씨는 아이가 생길 때마다 하나님의 선물로 생각하고 사랑과 헌신으로 키웠다.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다 보니 막내는 정말 어렵게 태어났다. 정씨는 많은 아이를 키우느라 가정형편은 어려웠지만,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많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예상치 않은 일들도 부부에게 찾아왔다. 8명의 자녀 중 첫째와 여섯째, 일곱째에게 지적장애가 나타났다. 또 자녀 5명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다. 정씨 부부는 이를 절망으로 생각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장애를 발견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며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청각장애인 정민씨에게는 초등학생인 딸이 있다. 그동안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요즘 그녀는 통신중계서비스덕분에 딸아이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 통신중계서비스는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이십 여명의 중계사들이 청각장애인의 통화내용을 상대방에게 음성으로, 또 상대방의 말을 수화로 전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제 딸의 이름은 양하은.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학교를 보낼 때 제가 청각장애인이라 선생님께 전화를 할 수 없어서 답답하고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 수업은 잘 받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어요라고 고백한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듯이 정민씨도 하인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다. 정민씨는 딸의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걸기 위해 '통신중계서비스'를 이용한다. 세상 참 좋아졌다.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년 여름 동 · 서부로 나뉘어 캠프를 한다. 금년에는 COVID-19로 인해 28년만에 중단되었지만 동부 사람의 캠프에는 장애인과 봉사자 600여명이 참석한다. 그런데 한 자녀가 아닌 둘, 혹은 세명이 다 장애를 가진 경우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해맑은 표정을 보며 오히려 내가 부끄러워졌다. 참 대단하다. 지난 2월 캐나다에서 지인이 나를 찾아왔다. 전화로만 통화를 해서 몰랐는데 만나 대화를 하다가 아들 둘이 다 자폐아인 것을 알았다. 입이 벌어졌다. 오히려 담담하게 일상을 말하며 아들들의 얘기를 하는 그분의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 매일 그 가정은 내 기도 제목에 있다. 남들 눈에는 장애아가 안타까워보이지만 부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소중한 자녀이다. 어디서든 그런 가정을 만나면 기도해 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이웃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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