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690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엘림.jpg

 

 

  새해가 밝았다. 듣도 보도 못한 역병이 창궐하며 지난해는 암흑으로 물들여졌었다. 사람들은 물론이요, 어느 장소, 물건을 가까이 할 수 없는 희한한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언제 끝나게 될지 모를 절박한 상황이 새해라는 희망의 이름을 희석시키고 있다. 내 칼럼을 읽는 분들은 가끔 의아함을 느낄지 모른다. 내용 중에 구체적인 신앙표현이 없기 때문이다. 목사가 왜 신앙적 언어를 담지 않을까? 성경 중에 에스더서를 보면 하나님, 믿음이란 단어가 전혀 없다. 하지만 성경 중에 가장 신앙적인 향취가 묻어나는 책이 에스더이다.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직설적인 표현이 없어도 글을 읽다 보면 하나님의 숨결이 은연중에 느껴지는 칼럼 말이다.

 

  이스라엘과 한국은 닮은 점이 참 많다. 국화가 무화과/무궁화. 모리아()/ 백두산. “애비, 애미, 애기의 히브리어와 발음뿐 아니라 뜻까지 같다. 출애굽 시에 어린 양을 잡아 문설주에 피를 발라 재앙을 면한다. 우리나라 동지에도 붉은 팥죽을 문설주나 벽, 기둥에 뿌려 나쁜 기운을 막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이 예전엔 피였다고 한다. 검은 모자를 쓰는 것, 수염을 기르고 족보를 존중하는 것, 큰절하는 법 그리고 남북 분단의 역사 등. 무엇보다 타국의 지배를 받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일제 36년이지만 이스라엘은 애굽에서 무려 430년을 노예로 산다. 그러다가 출애굽을 하고 광야로 들어간다. 변심한 애굽의 군사들이 뒤를 쫓는 진퇴양난의 위협 속에서 하나님은 홍해를 갈라 그들을 전격적으로 살려내신다.

 

  홍해를 육지같이 건너는 기적을 체험하며 그들은 들떠있었고 너무도 행복 했을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어진 행군 3일 동안 물 한 방울을 마실 수가 없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러던 터에 우물을 만난다. ‘마라란 지역이었다. 그러나 막상 마시려 하니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마라란 원어로 쓰다는 뜻이고 포괄적으로 괴로움’ ‘고통’ ‘불행등의 의미를 지닌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우물이 오염되어 마실 수 없었을때에 그들의 절망감을 극에 달했을 것이다. 이에 모세가 부르짖었고 하나님은 한 나무를 지시하여 그 가지를 던지니 물이 달게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마라를 지나 당도한 곳이 엘림이다. 그곳에는 물샘 열둘과 종려나무 일흔 그루가 그들은 기다리고 있었다. 기가 막힌 오아시스였다. 얼마나 좋았을까? 그곳에 머물면서 이스라엘 12지파는 우물 하나씩을 배정하고, 70명의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종려나무 한 그루씩을 배정하여 그 밑에 천막을 치고 쉴 수 있게 하였다. 그 뒤로 엘림안식과 행복을 나타내는 말로 쓰여지고 있다. 마라는 끝이 나고 새해에는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엘림에 당도하기를 소망한다. 킴 윅스”()라는 시각장애인 성악가가 있다. 한때 빌리그래함 목사 집회 시 간증자로 나서기도 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맹인 인 나를 인도할 때 100미터 전방에 뭐가 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단지, 앞에 나타나는 장애물을 가르치며 구체적인 행동을 지시해 줍니다. 나는 그분을 신뢰하고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을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시는 방법도 이와 같습니다. 오늘 주어진 삶에 충실하며 그분을 따르다 보면 엘림에 당도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황은 우리의 믿음을 앗아간다. 쉽게 끝나지 않는 팬데믹상황에서 우리가 취할 태도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지는 절망스러운 상황에 휘둘리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전에 나를 인도하신 주. 장래에도 굳건하게 붙들어 주실 것을 믿는 것이다. 신앙은 환한 미래를 품게 한다. 남이 못 본 것을 보게 해준다. 오직 하나님을 신뢰하고 오늘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엘림이 내 눈앞에 도래할 것이다. 마라는 이제 끝자락이다. 엘림이 저만치 보이기 시작한다. 새해에는 모두 마라를 지나 엘림을 체험하는 복된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

 

 

 

 


  1.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우리시대 최고의 락밴드 <송골매>가 “전국 공연을 나선다”는 소식을 들으며 저만치 잊혀졌던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송골매가 결성된 것이 1979년이니까 40여년 만에 노장(?)들이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이다. 공연 테마가 “열정”이...
    Views6207
    Read More
  2.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6295
    Read More
  3. 느림의 미학

    얼마 전, 차의 문제가 생겨 공장에 맡기고 2주 동안이나 답답한 시간을 지내야만 하였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 목사의 전화였다. “내가 데리러 갈테니까 커피를 마시자”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차를 타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대...
    Views5993
    Read More
  4. 내 나잇값

    나는 젊어서부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세부류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신자, 여자, 연하이다. 목사이다보니 신앙이 없는 사람을 이길 확률이 없다. “당신 목사 맞아” 그러면 끝이다. 여자를 이기려고 ...
    Views6072
    Read More
  5. 또 다른 “우영우”

    지난 23일. 대구에서 30대 엄마가 자폐 증세가 있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아파트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려 숨진 것이다. 집 안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되...
    Views5943
    Read More
  6. 시간이 말을 걸어 올 때까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70년대만 해도 선교사를 파송하면 현지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불타는 열정으로 선교지에 도착하였다 하더라도 6개월은 아무일도 못하게 한다. 답답해도 참아야 한다. 그 기간이 차면 서서히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
    Views5927
    Read More
  7. 바람길

    무덥던 여름 기운이 기세가 꺾이며 차츰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그렇게 한 계절이 바람을 타고 바뀌어 가고 있다. 무척이나 차가웠던 겨울바람, 그리고 가슴을 달뜨게 하던 봄바람의 기억이 저만치 멀어져 갈 무렵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만드...
    Views6167
    Read More
  8. 거울 보고 가위 · 바위 · 보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
    Views6452
    Read More
  9. 영옥 & 영희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평생 무거운 돌에 짓눌려 있는 듯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옆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기대임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소중한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진하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
    Views6247
    Read More
  10. 아이스케키

    한 여름 뙤약볕이 따갑다.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시다가 문득 어린 시절에 추억이 떠올랐다. 나는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살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냇가로 멱(수영)을 감으러 가서 더위를 식혔다. 배가 고프면 주로 감자나 옥수수를 먹었다...
    Views6423
    Read More
  11. 해방일지 & 우리들의 블루스

    한 교회에서 35년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이 “이 목사님, 드라마 안에 인생사가 담겨있는 줄 이제야 알겠어요”라고 말해 놀랐다. 일선에서 목회할 때에는 드라마를 볼 겨를도 없었단다. 게다가 그런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보는 것 정도로...
    Views6357
    Read More
  12. 다섯손가락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의 쾌거 소식을 접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 연주자다.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
    Views6204
    Read More
  13.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없다. 남녀가 만나면 feel이 통하고 그래서 사랑을 하고 무르익으며 결혼을 한다. 결혼은 시작이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이 결혼을 하면 다 된 줄 안다. 젊은 부부를 만나면 노파심에 하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는 부부생활은 어...
    Views6829
    Read More
  14. 은총의 샘가에서 현(絃)을 켜다

    “엄마… 같이 죽자!” 어린 신종호는 면회 온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눈이 빨개졌다. 장애가 있어 외할머니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생업에 매달려 바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짐이 될 수 없...
    Views6719
    Read More
  15.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사람들마다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느끼는 방향과 다른 사람을 통해 받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에 나가 대학 동창을 만났다. 개척하여 성장한 중형교회를 건실하게 목회해 왔는데 무리를 했는지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작년 말....
    Views6093
    Read More
  16. 오디

    날마다 출근하는 아내가 오늘따라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무언가 잔뜩 담긴 용기를 내어민다. “이거 드셔!” “뭔데?” 들여다보니 ‘오디’였다. &...
    Views6446
    Read More
  17. 파레토 법칙

    <파레토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용어는 개미를 소재로 한 과학실험에서 나온 말이다. 19세기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개미를 관찰하여 연구하는 중에 개미의 20%만이...
    Views7115
    Read More
  18. 障礙가 長愛가 되려면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사는 것은 고통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수준에서 인생을 생각한다. 건강한 것은 물론 축복이다. 하지만 장애에 대해 절실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장애는 선천성과 후천성이 있다. 사람들은 선천성 장애가 많은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Views7921
    Read More
  19. 보내고 돌아오고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전국을 다니며 집회를 인도하면서 고국의 향취를 진하게 느끼고 있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인파를 보며 한국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듯하다. 20년 전, 정들었던 성도들과 생이별을 하며 미국 이민 길...
    Views7236
    Read More
  20.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0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