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15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고양이를 아시나요.jpg

 

 

나는 고양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냥 싫다. 눈매와 발톱이 너무 날카로워서일까? 아니면 울음소리 때문일까? “야∼∼옹!” 흉내만 내도 기분이 섬뜻해 진다. 무엇보다 어릴 때 보았던 영화 탓이 큰 것 같다. “전설의 고향”이란 영화에는 반드시 고양이가 등장한다. 주인의 총애를 받던 고양이는 억울하게 죽은 주인의 복수를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수장면도 매우 잔인하다. 그래서 고양이만 보면 두렵고 무섭다.


그런데 밀알에 나오는 자매의 말을 듣고 조금씩 고양이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기로 하였다. “고양이는 아주 깨끗하고 키울수록 정이 가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최근에 발표된 연구에 의하면 “고양이와 함께 살면 혈압이 낮아진다.”고 한다. 얼마나 정확도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추측하기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느끼는 안락함과 따스함에서 오는 효과인 듯싶다. 마음이 안정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이로 인해 혈압과 맥박수가 감소되기 때문이다.


정신의학자 ‘아론 캐쳐’는 “주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환자가 심리 치료사와 보내는 시간과 비슷하다. 서로 참견이 아닌 ‘공감 소통’을 하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한다. 동물의 명칭도 변천되어 왔다. 우리가 어릴 때에는 동물은 꼭 욕을 넣어 불렀다. “개 ××, 고양이 ××”등. 그런데 어느 때인가 부터 “애완동물”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반려동물”이 일상화되었다. “반려동물?” 의미가 깊다. 현대인들의 삶을 들여다보자. 생활수준은 과거보다 현저히 나아졌는지 모르지만 반대급부로 상실감에 허덕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럴 때에 진정 고양이나 강아지는 ‘반려’(伴侶)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반려동물은 만나면 언제나 말을 걸게 되고, 주인이 무슨 말을 하던 비판 없이 말을 들어주기(?)에 정이 간다. 늦은 귀가에도 묵묵히 기다려주다가 반기는 좋은 가족이고, 말대꾸나 반항을 하지 않는 좋은 자녀이기도 하다.


고양이는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현대인에게 아주 좋은 치료사 역할을 하고 있다. 활달한 강아지 보다는 취향에 따라 깔끔한 고양이가 훌륭한 우울증 예방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양이가 불면증을 치료한다는 학설도 있다. 사람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이 ‘스킨십’이다. 고양이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털을 쓰다듬다보면 안정과 안락함을 느낄 수 있기에 정신건강은 물론 육신적으로도 유익하다. 당연히 이름을 부르게 되고 어린 아이들이 있다면 만지고 관찰하면서 공간적, 감정적 발전을 이루게 된다.


절친한 친구 목사가 있다. 어쩌다 친구를 만날 겸 교회에 가면 고양이 한 마리가 출입문 쪽에서 ‘어슬렁’ 거렸다. 난 흔한 ‘도둑고양이’인줄 알았다. 한편 ‘왜 거룩한 성전에 고양이가 ‘얼쩡’ 거리도록 할까?’하는 의구심도 가졌다. 그런데 한참 만에 찾아간 교회에는 고양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새삼스럽게 고양이의 안부를 물었다. 친구 목사가 놀라며 “와, 자상하기도 하시네!”하며 고양이에 대한 사연을 설명해 주었다. 어느 순간부터 교회에 쥐가 들끓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 교인의 의견을 수렴하여 고양이 한 마리를 들였다나? 고양이가 얼마나 영리하고 쥐를 잘 잡는지 고양이를 키운 후 부터는 교회에 쥐가 다 사라졌다. 이 고양이는 쥐를 몰래 잡는 것이 아니고 쥐를 잡으면 일단 끌고 나와 교인들이 보는 앞에서 쥐를 ‘살살’ 약을 올려 죽이는 희한한 광경을 연출했다. 보기 어려운 광경에 온 교회의 관심이 쏠렸고 고양이는 온 교인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교인들은 고양이가 예뻐서 주식뿐 아니라 간식도 챙겨주기에 이른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 성도들 앞에 고양이가 얌전히 엎드려 있었다. 잠을 자는지 알았는데 노쇠하여 숨을 거둔 것이다. 그것도 마치 목사와 교인들에게 작별 인사라도 하듯이 말이다. 온 교인이 고양이의 죽음을 애도했다. 얼마나 정이 들었던지 친구 목사도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 힘들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가 감동이 밀려왔다. 미물이지만 사명을 다하다 죽은 고양이에게 연민이 갔다. 고양이는 그처럼 자기관리에 철저한 동물이라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워볼 생각이 있으신 분은 고양이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나는 아직 자신이 없지만 말이다.


  1.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우리시대 최고의 락밴드 <송골매>가 “전국 공연을 나선다”는 소식을 들으며 저만치 잊혀졌던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송골매가 결성된 것이 1979년이니까 40여년 만에 노장(?)들이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이다. 공연 테마가 “열정”이...
    Views6212
    Read More
  2.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6297
    Read More
  3. 느림의 미학

    얼마 전, 차의 문제가 생겨 공장에 맡기고 2주 동안이나 답답한 시간을 지내야만 하였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 목사의 전화였다. “내가 데리러 갈테니까 커피를 마시자”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차를 타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대...
    Views5994
    Read More
  4. 내 나잇값

    나는 젊어서부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세부류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신자, 여자, 연하이다. 목사이다보니 신앙이 없는 사람을 이길 확률이 없다. “당신 목사 맞아” 그러면 끝이다. 여자를 이기려고 ...
    Views6075
    Read More
  5. 또 다른 “우영우”

    지난 23일. 대구에서 30대 엄마가 자폐 증세가 있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아파트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려 숨진 것이다. 집 안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되...
    Views5946
    Read More
  6. 시간이 말을 걸어 올 때까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70년대만 해도 선교사를 파송하면 현지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불타는 열정으로 선교지에 도착하였다 하더라도 6개월은 아무일도 못하게 한다. 답답해도 참아야 한다. 그 기간이 차면 서서히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
    Views5928
    Read More
  7. 바람길

    무덥던 여름 기운이 기세가 꺾이며 차츰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그렇게 한 계절이 바람을 타고 바뀌어 가고 있다. 무척이나 차가웠던 겨울바람, 그리고 가슴을 달뜨게 하던 봄바람의 기억이 저만치 멀어져 갈 무렵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만드...
    Views6168
    Read More
  8. 거울 보고 가위 · 바위 · 보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
    Views6453
    Read More
  9. 영옥 & 영희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평생 무거운 돌에 짓눌려 있는 듯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옆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기대임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소중한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진하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
    Views6249
    Read More
  10. 아이스케키

    한 여름 뙤약볕이 따갑다.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시다가 문득 어린 시절에 추억이 떠올랐다. 나는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살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냇가로 멱(수영)을 감으러 가서 더위를 식혔다. 배가 고프면 주로 감자나 옥수수를 먹었다...
    Views6424
    Read More
  11. 해방일지 & 우리들의 블루스

    한 교회에서 35년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이 “이 목사님, 드라마 안에 인생사가 담겨있는 줄 이제야 알겠어요”라고 말해 놀랐다. 일선에서 목회할 때에는 드라마를 볼 겨를도 없었단다. 게다가 그런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보는 것 정도로...
    Views6361
    Read More
  12. 다섯손가락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의 쾌거 소식을 접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 연주자다.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
    Views6211
    Read More
  13.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없다. 남녀가 만나면 feel이 통하고 그래서 사랑을 하고 무르익으며 결혼을 한다. 결혼은 시작이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이 결혼을 하면 다 된 줄 안다. 젊은 부부를 만나면 노파심에 하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는 부부생활은 어...
    Views6841
    Read More
  14. 은총의 샘가에서 현(絃)을 켜다

    “엄마… 같이 죽자!” 어린 신종호는 면회 온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눈이 빨개졌다. 장애가 있어 외할머니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생업에 매달려 바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짐이 될 수 없...
    Views6724
    Read More
  15.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사람들마다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느끼는 방향과 다른 사람을 통해 받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에 나가 대학 동창을 만났다. 개척하여 성장한 중형교회를 건실하게 목회해 왔는데 무리를 했는지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작년 말....
    Views6096
    Read More
  16. 오디

    날마다 출근하는 아내가 오늘따라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무언가 잔뜩 담긴 용기를 내어민다. “이거 드셔!” “뭔데?” 들여다보니 ‘오디’였다. &...
    Views6450
    Read More
  17. 파레토 법칙

    <파레토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용어는 개미를 소재로 한 과학실험에서 나온 말이다. 19세기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개미를 관찰하여 연구하는 중에 개미의 20%만이...
    Views7120
    Read More
  18. 障礙가 長愛가 되려면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사는 것은 고통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수준에서 인생을 생각한다. 건강한 것은 물론 축복이다. 하지만 장애에 대해 절실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장애는 선천성과 후천성이 있다. 사람들은 선천성 장애가 많은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Views7924
    Read More
  19. 보내고 돌아오고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전국을 다니며 집회를 인도하면서 고국의 향취를 진하게 느끼고 있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인파를 보며 한국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듯하다. 20년 전, 정들었던 성도들과 생이별을 하며 미국 이민 길...
    Views7238
    Read More
  20.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01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