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339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Spring.jpg

 

 봄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미주 동부는 정말 아름답다. 무엇보다 사계절이 뚜렷한 것이 커다란 매력이다. 서부 L.A.를 경험한 나는 처음 필라델피아를 만났을 때에 숨통이 트이는 시원함을 경험했다. 계절은 인생과 같다. 푸릇푸릇한 봄 같은 시절을 지내면 싱그러운 여름의 열기가 젊음을 맞이한다. 많은 사건을 만들어내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젊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느덧 가을이 다가온다. 거둘 것도 많지만 정리할 것도 퍽이나 많은 중 · 장년기이다. 저만치 사라져가는 젊음이 아쉽지만 수고한 만큼 거둘 수 있는 보람감에 나이가 익어감을 잊는다.

 

 그러다가 머리에 흰 꽃이 피고, 서서히 기력이 쇠하며 겨울을 맞이한다. 마음은 앞서는데 몸은 따라가질 못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무모해보이며 청춘은 간다. 떠나가는 아이들, 그리고 내 곁에 돌아오는 아이를 닮은 손자 손녀들의 재롱에 나이가 들어감의 서글픔을 잊는다. 겨울은 한 인생을 마감하는 시간이지만 봄을 준비하는 숨겨진 계절이기도하다. 아니 겨울은 그렇게 나타난 자연의 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겨울에 태어나 겨울에 죽은 사람은 겨울이 전부인줄 알고 간다. 그는 저세상에 가서 겨울이야기만 할지도 모른다. 그에게는 그게 사실이고 진실이고 진정이고 참일 것이다. 그의 뇌에는 그 겨울 하나만 입력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봄을 만난 사람은 봄도 있더라했을 것이고,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을 다시 만나고 간 사람은 그게 아니고 여름도 있고 가을도 있고 또 다시 봄이 오더라고 말을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보고 듣고 머리에 입력된 것만 말할 수 있는 존재이다. 사계절을 두루 누비며 사는 인생이 진정 값지지 않을까? 사람의 차이는 바로 뇌에 무엇이 들어갔느냐? 무엇을 입력했느냐?’이다. 우리는 복되게도 20세기를 거쳐 21세기 초입을 살고 있다. 21세기는 뇌를 가동하고 뇌에 담은 내용들을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인 것이다. 지금 우리 손에는 전화기가 들려있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은 그것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80년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21세기에 맞게 뇌를 공부해야 한다. 핸드폰에는 수많은 아이콘이 떠있다. 하지만 그것을 십분 활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요사이 젊은이들은 핸드폰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계산하여 픽업만 한다. 어느 마트를 가든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는 쿠폰을 내어 밀어 결재한다. 상상 할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고 이제는 누구에게라도 도전하여 배틀을 한다. 한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을 게임에서는 알고 있다. 기가 막힌 세상이다. 나는 아이들이 그렇게 권해도 내발로 커피숍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열쇠고리에 덕지덕지 달린 쿠폰을 내어밀며 물건을 산다. 난 아직 아날로그가 좋다.

 

 뇌를 엣지있게 단련하는 요령을 습득해야 한다. 뇌는 가동할수록 상상하며 새로운 생각을 캐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치매가 무엇인가? 뇌의 기능이 손상되는 것이다. 나이가 젊을 때는 아무래도 뇌를 쓸 일이 많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일손을 놓으면 뇌도 휴식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뇌는 작동을 게을리 하게 된다. 하늘 - - 마음 - 손발 세상. 이렇게 연결된 구조를 궤뚫은 사람을 도사라 한다. 그런데 거기서 더 나아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봄은 있는 것이 아니고 나타난 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이 아니고 겨울이 변하여 봄이 되는 것이다. 봄은 겨울은 실체가 아니고 나타난 현상이다. 그 현상 안에는 실재가 있다. 그 실재를 보고 그 실재의 바탕위에 나타난 계절들을 이리저리 잘 관계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겨울을 만나면 겨울이 되고 봄을 만나면 봄이 된다. 여름을 만나면 여름이 좋아서 여름 노래를 한다. 가을을 만나면 가을이 좋아서 가을 춤을 춘다.

 

 그 무엇과도 만나면 다 통하는 것이다. (), 혹은 영으로 있어 그 무엇으로도 나타난다. 비어 있어 그 무엇도 담을 수 있다. 삶이 이렇게 신묘막측하다. 아니 뇌가 신묘막측이다.


  1. 받으면 입장이 달라진다

    사람이 이 땅에 산다는 것은 “관계”를 의미한다. 숙명적인 “가족 관계”로부터 자라나며 “친구 관계” “연인 관계” 장성하여 가정을 꾸미면 “부부관계”가 형성된다. “인생은 곧 관계”...
    Views6261
    Read More
  2.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우리시대 최고의 락밴드 <송골매>가 “전국 공연을 나선다”는 소식을 들으며 저만치 잊혀졌던 추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송골매가 결성된 것이 1979년이니까 40여년 만에 노장(?)들이 무대에 함께 서는 것이다. 공연 테마가 “열정”이...
    Views6279
    Read More
  3. “밀알의 밤”을 열며

    가을이다. 아직 한낮에는 햇볕이 따갑지만 습도가 낮아 가을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가을은 상념의 계절이다. 여름 열기에 세월 가는 것을 잊고 살다가 스산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스치면 비로소 삶의 벤치에 걸터앉아 지난날을 돌아보게 된다. 이제 곧 ...
    Views6328
    Read More
  4. 느림의 미학

    얼마 전, 차의 문제가 생겨 공장에 맡기고 2주 동안이나 답답한 시간을 지내야만 하였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친구 목사의 전화였다. “내가 데리러 갈테니까 커피를 마시자”는 내용이었다. 친구의 차를 타고 커피숍으로 향했다. 그날따라 대...
    Views6032
    Read More
  5. 내 나잇값

    나는 젊어서부터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철학이 있다. “세부류와는 절대 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불신자, 여자, 연하이다. 목사이다보니 신앙이 없는 사람을 이길 확률이 없다. “당신 목사 맞아” 그러면 끝이다. 여자를 이기려고 ...
    Views6144
    Read More
  6. 또 다른 “우영우”

    지난 23일. 대구에서 30대 엄마가 자폐 증세가 있는 자신의 아이를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2살 아들을 흉기로 살해한 뒤 아파트 베란다 아래로 뛰어내려 숨진 것이다. 집 안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되...
    Views6013
    Read More
  7. 시간이 말을 걸어 올 때까지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70년대만 해도 선교사를 파송하면 현지에서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였다. 불타는 열정으로 선교지에 도착하였다 하더라도 6개월은 아무일도 못하게 한다. 답답해도 참아야 한다. 그 기간이 차면 서서히 선교활동을 시작한다. ...
    Views6017
    Read More
  8. 바람길

    무덥던 여름 기운이 기세가 꺾이며 차츰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그렇게 한 계절이 바람을 타고 바뀌어 가고 있다. 무척이나 차가웠던 겨울바람, 그리고 가슴을 달뜨게 하던 봄바람의 기억이 저만치 멀어져 갈 무렵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게 만드...
    Views6229
    Read More
  9. 거울 보고 가위 · 바위 · 보

    거울을 보고 가위, 바위, 보를 해보라! 수백 번을 해도 승부가 나질 않는다. 계속 비길 수밖에. 그런데 평생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부류가 있다. 바로 부부이다. 갈등없이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모든 것이 너무 잘 맞아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부부말이다. ...
    Views6525
    Read More
  10. 영옥 & 영희

    장애아를 둔 학부모들은 일평생 무거운 돌에 짓눌려 있는 듯한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옆집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자라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기대임을 실감하면서 말이다. 소중한 내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누구보다 진하다. 남들 눈에는 어떻게 ...
    Views6318
    Read More
  11. 아이스케키

    한 여름 뙤약볕이 따갑다. 목이 말라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시다가 문득 어린 시절에 추억이 떠올랐다. 나는 초등학교 때 시골에서 살았다. 날씨가 더워지면 냇가로 멱(수영)을 감으러 가서 더위를 식혔다. 배가 고프면 주로 감자나 옥수수를 먹었다...
    Views6488
    Read More
  12. 해방일지 & 우리들의 블루스

    한 교회에서 35년을 목회하고 은퇴하신 목사님이 “이 목사님, 드라마 안에 인생사가 담겨있는 줄 이제야 알겠어요”라고 말해 놀랐다. 일선에서 목회할 때에는 드라마를 볼 겨를도 없었단다. 게다가 그런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 보는 것 정도로...
    Views6490
    Read More
  13. 다섯손가락

    얼마 전 피아니스트 임윤찬군의 쾌거 소식을 접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로 우승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그 연주자다. 18살 밖에 안된 소년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나...
    Views6327
    Read More
  14. 행복한 부부생활의 묘약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없다. 남녀가 만나면 feel이 통하고 그래서 사랑을 하고 무르익으며 결혼을 한다. 결혼은 시작이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이 결혼을 하면 다 된 줄 안다. 젊은 부부를 만나면 노파심에 하는 말이 있다. “노력 없이는 부부생활은 어...
    Views6962
    Read More
  15. 은총의 샘가에서 현(絃)을 켜다

    “엄마… 같이 죽자!” 어린 신종호는 면회 온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의 눈동자가 커지더니 눈이 빨개졌다. 장애가 있어 외할머니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생업에 매달려 바쁜 가족들에게 더 이상 짐이 될 수 없...
    Views6823
    Read More
  16.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사람들마다 자아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스스로 느끼는 방향과 다른 사람을 통해 받는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한국에 나가 대학 동창을 만났다. 개척하여 성장한 중형교회를 건실하게 목회해 왔는데 무리를 했는지 급격히 건강이 악화되어 작년 말....
    Views6212
    Read More
  17. 오디

    날마다 출근하는 아내가 오늘따라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있다. 전화기를 만지작거리며 조금 더 기다리다보니 현관문이 열리고 아내가 무언가 잔뜩 담긴 용기를 내어민다. “이거 드셔!” “뭔데?” 들여다보니 ‘오디’였다. &...
    Views6555
    Read More
  18. 파레토 법칙

    <파레토 법칙>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실 이 용어는 개미를 소재로 한 과학실험에서 나온 말이다. 19세기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개미를 관찰하여 연구하는 중에 개미의 20%만이...
    Views7273
    Read More
  19. 障礙가 長愛가 되려면

    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사는 것은 고통이다. 사람은 항상 자신의 수준에서 인생을 생각한다. 건강한 것은 물론 축복이다. 하지만 장애에 대해 절실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장애는 선천성과 후천성이 있다. 사람들은 선천성 장애가 많은것으로 생각한다. 아니...
    Views8027
    Read More
  20. 보내고 돌아오고

    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고 전국을 다니며 집회를 인도하면서 고국의 향취를 진하게 느끼고 있다. 활기차게 움직이는 인파를 보며 한국은 팬데믹 충격에서 벗어나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듯하다. 20년 전, 정들었던 성도들과 생이별을 하며 미국 이민 길...
    Views731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