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7404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사진_001.gif

 

 

 

<팔 없는 친구에게 3년간 우정의 팔.> 오래 전, 한국 신문 기사에 난 타이틀이다. 양팔이 전혀 없는 친구를 위해 3년 동안 헌신한 우정에 대한 기사였다. “김영태”군은 6살 때 불의의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게 되었다. 팔이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절망적인 상황인가? 서울 강서구 마포고등학교 2학년 때 ‘영태’는 소중한 친구를 만난다. 바로 “최홍준”군이다. 양팔이 없이 힘겹게 학교생활을 하는 ‘영태’에게 ‘홍준’은 천사처럼 다가왔다. 그때부터 ‘최홍준’군은 친구의 팔이 되어 주었다. 밥을 먹을 때는 “숟가락”이 되어 먹여 주었고, 노트 필기도 대신 해 주는 1인 2역의 삶을 살게 된다.
그렇다고 장애를 가진 ‘김영태’군이 아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영태’는 사고로 왼팔을 거의 잃었고, 오른 팔은 팔꿈치까지만 남아있다. 대신 발가락으로 글을 쓰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발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누른다고 하기에 느릿느릿한 ‘독수리 타법’(?)을 예상했다. 전혀 아니다. 1분에 400타 정도를 치는 대단한 실력이다.
친구 ‘홍준’의 말이다. “발로 필기해도 속도는 비장애인과 똑같아 노트 필기는 더는 도와 줄 일이 없고, 리포트도 혼자 쓰고 있어요.” 이들이 단짝 친구라는 사실이 소문이 나자 학교 측도 고3 때는 같은 반으로 배정하는 배려를 했고, 두 사람은 모두 인하대학교에 나란히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같은 과를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둘이 같은 과를 놓고 경쟁했다가 한명만 합격하는 불운을 피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관포지교(管鮑之交)에 비유될 정도로 뜨거운 이들의 우정은 진리탐구의 전당인 대학에서도 끈끈이 이어지고 있다. 친구의 팔이 되어준 ‘최홍준’군이 제 3회 촛불 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따뜻한 우정이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군에 입대하게 될 홍준 군은 “영태가 워낙 성격이 좋아 ‘명랑맨, 쾌활맨’이기 때문에 지금은 저 말고도 도와주려는 친구가 줄을 섰어요. 군대에 가도 걱정이 없습니다.”고 말했다.
두 친구의 우정을 보며 참 행복했다. 누구나 잘나고 똑똑하고 몸이 건강한 사람을 친구로 사귀고 싶어 한다. 장애우를 친구로 사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같이 다니다보면 부끄러울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기에 장애를 가진 친구를 사랑하고, 온갖 배려를 아끼지 않은 “홍준”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불현듯 아득한 고교시절이 생각났다. 학교를 다니면서 힘겨워했던 것은 책가방이었다. 고교 시절의 책가방 무게는 엄청났다.
부실한 다리로 그 가방을 들고 학교 교정을 빠져 나오는 일은 힘겨운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가방을 들어주는 친구들이 나타났다. 자신의 가방도 무거운데 내 가방까지 들고 걸음 속도까지 맞춰주며 함께 우정을 나눈 친구들 덕에 나는 활기찬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고교 졸업 후 20여년 만에 어렵사리 동창회가 소집되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만난 동창생들. 교복과 짧은 두발에 가려졌던 친구들은 어느새 중년의 산뜻한 신사들로 변신해 있었다.
그동안 만나지 못했을 뿐 소문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듯 목사가 되어 복음을 전하는 내 모습에 친구들은 얼마나 대견해 하고 기뻐하던지.한 친구가 다가와 넌지시 한마디 한다. “재철아! 내가 네 가방 제일 많이 들어줬다. 알고 있지?” 곁에 있던 동창 녀석이 끼어들며 말한다. “아냔 마, 내가 제일 많이 들어줬어.” 금방 눈망울이 젖어들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손을 꽉 쥐었다. “고맙다. 친구들아! 너희들이 있었기에 오늘에 내가 있다. 너희가 있었기에 외롭지 않았다.”
장애우들에게는 친구가 필요하다. 장애를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다가와 가슴의 대화를 나눠 줄 친구가 필요하다. 그렇다. 장애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친구만 있다면 외롭지 않다. 장애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함께 걸어갈 멋진 친구를 그들은 기다리고 있다. 밀알은 오늘까지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존재해 왔으며 오늘도 그런 분들을 기다리며 사역을 하고 있다.


  1.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103
    Read More
  2. 당신도 제주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냥 생각에 잠기고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 거닐며 내 삶을 깊이 돌아보고 싶은때가 있다. 한민경 씨. 그녀는 어느 날 김치찌개를 먹다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rd...
    Views7787
    Read More
  3. 전신마비 첫 치과의사

    삶에는 시련이 있다. 하지만 극한 장애가 찾아온다면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나 나올듯한 상황을 역전시켜 당당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이규환 교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하...
    Views8226
    Read More
  4. 하숙집 풍경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고 했던가? 내가 고교시절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집안 형편이 좋은 아이는 하숙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취를 했다. 하숙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Views7770
    Read More
  5. 철든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방이 갑자기 일어선다. “많이 바쁘세요?” “손자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어 픽업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의 모습을 본다. 학교에 다녀오던 아이들...
    Views8039
    Read More
  6. 남편과 아내는 무엇이 다른가?

    성인이 된 남녀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다. 나이도 그렇고 상황에 다다르면 결단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만 뜨거울 뿐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세상의 법칙은 자격증이 있어야 따라오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운전도 면허증...
    Views8037
    Read More
  7. 행복과 소유

    소낙비가 한참을 쏟아지더니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조금 후 그 위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쌍무지개였다. 일곱 색깔 영롱한 무지개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머물고 싶어도 오랜시간 지체할 수 없는 현재의 연속이...
    Views8083
    Read More
  8. 불굴의 비너스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Views7958
    Read More
  9. 서른 아홉

    요사이 흠뻑 빠져 몰입하는 드라마가 있다. <<서른. 아홉>>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자연스럽고도 정감어린 연기와 우정에 흥미를 더해간다. 언뜻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만나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여친들의 이야기 같지만 노련한 유영아 작가는 심오한...
    Views7502
    Read More
  10. 부부 행복하십니까?

    부부는 참 묘하다. 행복한듯하면서도 그냥 그렇고, 서로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사무치게 챙기고 마음에 두는 사이니까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가정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부부사이를 알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부부 같은데 정작 둘의 관계는 그렇지 못...
    Views7937
    Read More
  11. 3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경칩을 지나며 봄기운이 서서히 동장군의 기세를 몰아내고 있다. 그렇게 사계절의 입김을 쐬이며 나이는 숫자를 더해간다. 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산천초목이 흰눈에 뒤덮여 세상이 움추러들기만 하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서서히 드...
    Views8268
    Read More
  12. 그렇게 父女는 떠났다

    2002년 남가주(L.A.)밀알선교단 부단장으로 사역할 때에 일이다. L.A.는 워낙 한인들이 많아 유력하게 움직이는 장애인선교 단체만 7개 정도이고, 교회마다 사랑부(장애인부서)가 있어서 그 숫자를 합하면 규모가 크다. 감사하게도 선교기관들이 서로 협력관...
    Views8481
    Read More
  13. 고난의 종착역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가가 울며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다. 날마다 크고작은 고난을 감내하며 인생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는 보배를 ...
    Views8399
    Read More
  14.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8415
    Read More
  15. 쪽 팔리게

    칼럼 제목을 정하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 이런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품격이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아보았다. 내가 어릴때는 ‘겸연쩍다, 민망하다, 부끄럽다’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의미는 조금 다...
    Views8966
    Read More
  16. 장애아의 자그마한 걸음마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
    Views8899
    Read More
  17.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8996
    Read More
  18. 그쟈?

    철없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끝에 던지는 말이 있었다. “그쟈?” 무척이나 정겨움을 안기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더딘 듯 한데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지루한 듯한데 돌아보니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있...
    Views8823
    Read More
  19. 아빠가 너무 불쌍해요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 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Views9182
    Read More
  20. 2022년 새해 첫칼럼 / 인생열차

    ​ 2022호 인생열차가 다가왔다. 사명을 다한 2021호 기차를 손 흔들어 보내고 이제 막 당도한 기차에 오른다.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기대감을 가지고 좌석을 찾아 앉는다. 교회에 나가 신년예배를 드림이 감격스러워 성찬을 받는 손길에 ...
    Views901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