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5864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Ellen.jpg

 

 

 엘렌은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한국명은 “김광숙”이다. 그녀의 생모는 시각장애를 가진 딸을 키우기가 버거웠던지 어느 날 마켓에 버려두고 사라져 버렸다. 엘렌은 고아원으로 인도되어 살게 되었고, 4살 때 미국 볼티모어에 사는 “니콜스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니콜스 부부(백인)는 모두 시각장애인이다. 네 자녀를 입양하여 키우는데 모두다 시각 장애인이라는 사실에 놀랐다. 그러니까 여섯 식구 모두가 시각장애인인 것이다.

 

 김홍덕 목사(조이장애센터)는 엘렌을 주인공으로 “세상에 눈멀고, 사랑엔 눈뜨고”라는 책을 발간하였다. 어머니에게 철저히 버림을 받았으면서도 엘렌은 자신을 낳아준 생모를 간절히 보고 싶어 했다. 주위의 만류를 뿌리치고 온 방법을 동원한 끝에 오래전 “이희호 영부인”의 배려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다. 방송에까지 출연하여 어머니를 만나고 싶은 애타는 심정을 토로했지만 끝내 엘렌의 생모는 나타나지 않았다.

 

 엘렌은 책을 내면서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를 그리는 편지를 담았다. “나를 낳아 주신 엄마께! 엄마께 물어 볼 말이 너무도 많고 나 또한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하여 들려 드릴 이야기가 너무 많습니다. 제일 처음에 떠오르는 질문은 ‘엄마가 어떻게 생기셨을까?’ 하는 것입니다. 또 무엇을 좋아하시는지요? 고아원에서 지어준 광숙이란 이름이 진짜 내 이름인지요? 아빠는 어떤 사람이신가요? 엄마나 아빠께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시기를 좋아하시는지요?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 것이 엄마를 닮아서인가요? 아니면 아빠께서 음악적 소질이 있으신가요? 또 언어에 소질이 있으신지요? 나처럼.

 

 내가 엄마와 아빠 중에서 누굴 더 닮았는지. 내 목소리는 누굴 닮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나의 형제나 자매가 몇 명이나 더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그들의 이름은요? 그들이 나에 대해서 알고 있나요? 그리고 나의 가슴 속 깊이 가장 묻고 싶은 말이 있어요. 엄마! 왜 나를 마켓에다 데려다 놓고 가버리셨나요? 고아원에 데려다 줄 수도 있었을 텐데요? 내가 맹아라는 게 창피하셨나요? 짐이 되셨나요? 아니면 나를 돌볼 방법을 모르셨던 건가요?

 

 엄마가 나를 떠나보내던 그날. 엄마는 내가 엄마를 영원히 기억하기를 원하셨나요? 나는 잠깐 만난 사람이라도 잊지 못하는 성격이거든요. 엄마랑 내가 지낸 시간이 불과 생애 첫 4년 밖에 되지 않아 내 기억엔 남아 있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엄마는 나의 대한 기억이 많겠지요? 엄마를 생각 할 때마다 내가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슬픔이 가득 차오릅니다. 엄마로부터 버림을 받은 내가 이제 누구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엄습 해 올 때마다 극심한 외로움에 사로잡힙니다.

 

 이렇게 버림받은 문제로 고민하는 것이 참기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은 어떤 뜻을 가지고 있으셨으리라 믿기에 위로를 받습니다. 만일 내가 미국에 와서 살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이곳에서 누린 여러 특권들을 한국에서는 누리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니까요. 하나님께서 나를 미국으로 인도하셔서 이렇게 좋으신 양부모님들을 만나게 해 주셨으니 말입니다. 이분들께 늘 감사하며 이분들을 진정한 나의 부모님으로 생각하며 마음으로 모십니다.

 

 이분들은 나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길러 주신 참 좋으신 분들입니다. 내가 마음이 울적할 때마다 위로가 되시는 분들입니다. 엄마께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이 죄송스러울 따름입니다. 엄마가 날 버렸다는 생각에 엄마가 증오스러울 만큼 미운 마음으로부터, 용서로 가는 과정에 생긴 많은 감정들로 뒤범벅이 되곤 하지만 언젠가는 엄마를 만나보고 싶습니다.”

 

 자신을 버린 엄마를 못 잊고 그리워하는 따뜻한 가슴을 가진 “엘렌 니콜스.” 그가 멋진 백인 청년(비장애인)을 만나 볼티모어의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채팅으로 만난 엘렌과 피터 타와. 뉴욕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피터는 엘렌의 손과 발이 되어 항상 손을 잡고 길을 안내하며 엘렌을 편안하게 감싸준다. 그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 해맑은 미소가 트레이드마크인 엘렌이 항상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


  1.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027
    Read More
  2. 당신도 제주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냥 생각에 잠기고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 거닐며 내 삶을 깊이 돌아보고 싶은때가 있다. 한민경 씨. 그녀는 어느 날 김치찌개를 먹다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rd...
    Views7707
    Read More
  3. 전신마비 첫 치과의사

    삶에는 시련이 있다. 하지만 극한 장애가 찾아온다면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나 나올듯한 상황을 역전시켜 당당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이규환 교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하...
    Views8184
    Read More
  4. 하숙집 풍경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고 했던가? 내가 고교시절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집안 형편이 좋은 아이는 하숙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취를 했다. 하숙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Views7698
    Read More
  5. 철든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방이 갑자기 일어선다. “많이 바쁘세요?” “손자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어 픽업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의 모습을 본다. 학교에 다녀오던 아이들...
    Views7964
    Read More
  6. 남편과 아내는 무엇이 다른가?

    성인이 된 남녀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다. 나이도 그렇고 상황에 다다르면 결단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만 뜨거울 뿐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세상의 법칙은 자격증이 있어야 따라오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운전도 면허증...
    Views7966
    Read More
  7. 행복과 소유

    소낙비가 한참을 쏟아지더니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조금 후 그 위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쌍무지개였다. 일곱 색깔 영롱한 무지개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머물고 싶어도 오랜시간 지체할 수 없는 현재의 연속이...
    Views7996
    Read More
  8. 불굴의 비너스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Views7884
    Read More
  9. 서른 아홉

    요사이 흠뻑 빠져 몰입하는 드라마가 있다. <<서른. 아홉>>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자연스럽고도 정감어린 연기와 우정에 흥미를 더해간다. 언뜻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만나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여친들의 이야기 같지만 노련한 유영아 작가는 심오한...
    Views7423
    Read More
  10. 부부 행복하십니까?

    부부는 참 묘하다. 행복한듯하면서도 그냥 그렇고, 서로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사무치게 챙기고 마음에 두는 사이니까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가정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부부사이를 알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부부 같은데 정작 둘의 관계는 그렇지 못...
    Views7879
    Read More
  11. 3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경칩을 지나며 봄기운이 서서히 동장군의 기세를 몰아내고 있다. 그렇게 사계절의 입김을 쐬이며 나이는 숫자를 더해간다. 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산천초목이 흰눈에 뒤덮여 세상이 움추러들기만 하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서서히 드...
    Views8191
    Read More
  12. 그렇게 父女는 떠났다

    2002년 남가주(L.A.)밀알선교단 부단장으로 사역할 때에 일이다. L.A.는 워낙 한인들이 많아 유력하게 움직이는 장애인선교 단체만 7개 정도이고, 교회마다 사랑부(장애인부서)가 있어서 그 숫자를 합하면 규모가 크다. 감사하게도 선교기관들이 서로 협력관...
    Views8434
    Read More
  13. 고난의 종착역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가가 울며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다. 날마다 크고작은 고난을 감내하며 인생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는 보배를 ...
    Views8366
    Read More
  14.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8381
    Read More
  15. 쪽 팔리게

    칼럼 제목을 정하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 이런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품격이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아보았다. 내가 어릴때는 ‘겸연쩍다, 민망하다, 부끄럽다’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의미는 조금 다...
    Views8929
    Read More
  16. 장애아의 자그마한 걸음마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
    Views8882
    Read More
  17.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8963
    Read More
  18. 그쟈?

    철없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끝에 던지는 말이 있었다. “그쟈?” 무척이나 정겨움을 안기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더딘 듯 한데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지루한 듯한데 돌아보니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있...
    Views8789
    Read More
  19. 아빠가 너무 불쌍해요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 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Views9155
    Read More
  20. 2022년 새해 첫칼럼 / 인생열차

    ​ 2022호 인생열차가 다가왔다. 사명을 다한 2021호 기차를 손 흔들어 보내고 이제 막 당도한 기차에 오른다.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기대감을 가지고 좌석을 찾아 앉는다. 교회에 나가 신년예배를 드림이 감격스러워 성찬을 받는 손길에 ...
    Views899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