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05.11 10:05

있을 때 잘해!

조회 수 4902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다정한 부부.jpg

 

 한 부부가 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어왔다. 주유소 직원은 기름을 넣으면서 차의 앞 유리를 닦아준다. 기름이 다 들어가자 직원은 부부에게 다 되었다는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남편이 유리가 아직 더럽네요. 한 번 더 닦아주세요.”라고 부탁한다. 직원은 온 정성을 다해 차 유리를 한차례 더 닦아낸다. 하지만 남편은 아직도 더럽네요! 유리 닦는 법도 몰라요? 좀 제대로 닦아 주세요!”라며 화를 낸다. 그때였다. 그의 아내가 손을 내밀어 남편의 안경을 벗겼다. 그리고 휴지로 렌즈를 깨끗하게 닦아서 남편의 얼굴에 다시 씌워 주었다.

 

  사람의 약점이 무엇일까? 남의 허물은 보면서도 정작 내 잘못은 못 보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줄 모른다는 것이다.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내게 있는 것을 족하게 여기는 사람은 항상 행복하다. 하지만 남과 비교하며 왜 내게는 저것이 없을까?’ 아쉬워하며 사는 사람은 평생 불행하다.

 

  2001년 가수 오승근이 있을 때 잘해라는 곡을 발표했을 때에 반응이 생각난다. 항상 쓰던 말이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가사에 편안한 곡조가 붙여졌을 때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 말을 곰곰이 되뇌어보면 먼 사이가 아니라 아주 가까운 사이에 통용되는 의미이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주로 배우자에게 내던지듯 하는 말이 있을 때 잘해이다. 평생 부부로 살다가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며 하는 말은 미안하다. 고맙다이다.

 

  여보! 미안해이 말속에는 참 많은 뜻을 내포한다. 세상의 많은 짐을 맡겨 놓고 가는 것이 미안 할 수도 있다. 함께 살아오면서 좀 더 잘해 주지 못한 것. 그동안 마음 아프게 한 것이 미안할 수도 있다. 특히 젊은 나이에 떠나게 되었다면 자녀들을 모두 남겨 놓고 가는 것이 미안할 것이다. 왜 떠나는 사람은 남은 사람에게 미안하다. 용서 해 달라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너무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온 것을 뒤늦게 깨닫고 하는 회한(悔恨)이다.

 

  이제 비로소 참된 의미를 깨달았는데 먼저 떠나는 것이 미안한 것이다. 만약 나의 배우자가 시한부 1개월의 삶이 남았다고 상상해 보자. 내가 배우자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 떠나는 자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지만 남은 자는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떠나고 나면 좀 더 잘해주지 못한 것이 아쉽고 안타깝다. 그러면서도 정작 함께 있을 때는 나의 소중한 배우자를 일상에 묻어 버리고 마는 것이 인생의 비극이다.

 

  우리는 진정 소중한 것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공기와 물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만 정작 우리는 값없이 제공받는 그것의 소중함을 잘 모르며 지나친다. 유희와 쾌락을 위해 소중한 시간과 돈을 허비하면서도 진정 소중한 가정과 내 인생의 배우자에 대해서는 너무도 무관심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가정은 인생의 제1 사역지다. 부부는 삶의 핵이다. 가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 배우자의 사랑을 잃어버리면 만 가지가 있어도 배가고프고 허전하다.

 

  “있을 때 잘해!” 이 말은 나 자신과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보고 싶은 사람보다 지금 보고 있는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열중해야 한다. 미래의 시간보다 오늘 주어진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인간은 세 가지 착각과 교만에 빠져서 살고 있다. 젊을 때는 나는 언제나 청춘, 안 늙을 것이다건강할 때는 나는 평생 병 없이 아프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안 죽을 것이다.’

 

  하루일과를 마치고 침소에 들며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오늘 주어진 내 삶과 일에 최선을 다 했는가? 오늘 만난 사람에게 진심을 다 했는가? 열차를 놓치면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가면 된다. 하지만 사람을 놓치면 그런 사람을 다시 만나는 건 어렵다. 떠나버리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옆에 있을 때 잘 챙기시고 많이 사랑해주어야 한다. 제발 있을 때 잘하세요!

 


  1.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102
    Read More
  2. 당신도 제주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냥 생각에 잠기고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 거닐며 내 삶을 깊이 돌아보고 싶은때가 있다. 한민경 씨. 그녀는 어느 날 김치찌개를 먹다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rd...
    Views7785
    Read More
  3. 전신마비 첫 치과의사

    삶에는 시련이 있다. 하지만 극한 장애가 찾아온다면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나 나올듯한 상황을 역전시켜 당당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이규환 교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하...
    Views8224
    Read More
  4. 하숙집 풍경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고 했던가? 내가 고교시절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집안 형편이 좋은 아이는 하숙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취를 했다. 하숙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Views7749
    Read More
  5. 철든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방이 갑자기 일어선다. “많이 바쁘세요?” “손자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어 픽업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의 모습을 본다. 학교에 다녀오던 아이들...
    Views8036
    Read More
  6. 남편과 아내는 무엇이 다른가?

    성인이 된 남녀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다. 나이도 그렇고 상황에 다다르면 결단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만 뜨거울 뿐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세상의 법칙은 자격증이 있어야 따라오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운전도 면허증...
    Views8033
    Read More
  7. 행복과 소유

    소낙비가 한참을 쏟아지더니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조금 후 그 위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쌍무지개였다. 일곱 색깔 영롱한 무지개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머물고 싶어도 오랜시간 지체할 수 없는 현재의 연속이...
    Views8069
    Read More
  8. 불굴의 비너스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Views7952
    Read More
  9. 서른 아홉

    요사이 흠뻑 빠져 몰입하는 드라마가 있다. <<서른. 아홉>>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자연스럽고도 정감어린 연기와 우정에 흥미를 더해간다. 언뜻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만나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여친들의 이야기 같지만 노련한 유영아 작가는 심오한...
    Views7500
    Read More
  10. 부부 행복하십니까?

    부부는 참 묘하다. 행복한듯하면서도 그냥 그렇고, 서로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사무치게 챙기고 마음에 두는 사이니까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가정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부부사이를 알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부부 같은데 정작 둘의 관계는 그렇지 못...
    Views7927
    Read More
  11. 3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경칩을 지나며 봄기운이 서서히 동장군의 기세를 몰아내고 있다. 그렇게 사계절의 입김을 쐬이며 나이는 숫자를 더해간다. 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산천초목이 흰눈에 뒤덮여 세상이 움추러들기만 하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서서히 드...
    Views8264
    Read More
  12. 그렇게 父女는 떠났다

    2002년 남가주(L.A.)밀알선교단 부단장으로 사역할 때에 일이다. L.A.는 워낙 한인들이 많아 유력하게 움직이는 장애인선교 단체만 7개 정도이고, 교회마다 사랑부(장애인부서)가 있어서 그 숫자를 합하면 규모가 크다. 감사하게도 선교기관들이 서로 협력관...
    Views8474
    Read More
  13. 고난의 종착역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가가 울며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다. 날마다 크고작은 고난을 감내하며 인생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는 보배를 ...
    Views8396
    Read More
  14.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8413
    Read More
  15. 쪽 팔리게

    칼럼 제목을 정하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 이런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품격이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아보았다. 내가 어릴때는 ‘겸연쩍다, 민망하다, 부끄럽다’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의미는 조금 다...
    Views8964
    Read More
  16. 장애아의 자그마한 걸음마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
    Views8898
    Read More
  17.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8992
    Read More
  18. 그쟈?

    철없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끝에 던지는 말이 있었다. “그쟈?” 무척이나 정겨움을 안기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더딘 듯 한데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지루한 듯한데 돌아보니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있...
    Views8819
    Read More
  19. 아빠가 너무 불쌍해요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 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Views9177
    Read More
  20. 2022년 새해 첫칼럼 / 인생열차

    ​ 2022호 인생열차가 다가왔다. 사명을 다한 2021호 기차를 손 흔들어 보내고 이제 막 당도한 기차에 오른다.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기대감을 가지고 좌석을 찾아 앉는다. 교회에 나가 신년예배를 드림이 감격스러워 성찬을 받는 손길에 ...
    Views90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