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07.06 11:12

패럴림픽의 감동

조회 수 462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감격의 눈물.jpg

 

  우리조국 대한민국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을 숨죽이며 시청하던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올림픽에 관한 공부를 할 때에는 먼 나라 일로만 생각되었는데 막상 그 올림픽이 내가 살고 있는 땅에서 열린다는 것이 신기하고 놀라웠다. 사실 1970년대 만해도 우리나라에는 해외여행이 허용되지 않았다. 따라서 70년대에 이민을 온 분들은 실로 금수저 집안이라 할 것이다. 88 올림픽을 유치하며 정부는 어쩔 수 없이 걸어두었던 빗장을 풀게 되었고 80년대에 접어들며 이민러시가 시작되었다.

 

  올림픽의 긍정적 여파는 대단했다.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그 시너지 효과는 컸다. GNP가 치솟고 2002년 월드컵을 유치하더니 금년 20182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기에 이른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나라, 유엔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근근히 살아왔던 약소국에서 이제는 굴지에 세계대회를 여유 있게 진행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많은 염려가 있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은 역대 가장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하계나 동계 올림픽이 폐막되고 나면 열흘정도 후에 반드시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열린다. 몸이 건강한 사람들이 벌이는 경연 못지않게 패럴림픽은 감동의 드라마가 연일 연출된다. 선천 장애인들은 어릴 때부터 장애에 대해 익숙해지며 살아간다. 하지만 중도장애인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상상하기 힘들다. 사고로 병원에 실려 왔는데 눈을 떠보니 신체 어딘가가 절단당한 상태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기에 단행된 결과였다. 그때 받는 충격은 얼마나 클까?

 

  패럴림픽에 참여한 선수들은 그런 아픔을 딛고 일어선 승리자들이다. 결과에 관계없이 갑자기 찾아온 장애의 커다란 고통을 박차고 스포츠에 뛰어든 영웅들인 것이다. 이번 패럴림픽에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뿐만 아니라 운동경기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며 기염을 토한 선수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었다. 그중에서도 클라이맥스는 317일 열린 아이스하키 동메달 결정전이었다. 패럴림픽 성과가 기대 이하였기에 동메달결정전은 모두의 기대를 안고 시작되었다. 상대 이탈리아는 체력적으로나 경험상으로 상대하기에는 버거운 상대였다.

 

  홈구장이여서 그런지 응원의 열기는 대단했다. 박기량씨가 응원단장을, 구준엽 디제잉도 맡은 경기였다. 힘겨운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경기 말미에 종료 4분을 앞두고 한국이 극적인 골을 터뜨린다. 그 점수는 그대로 이어져 결승점이 되었다. 결국 1:0으로 승리하며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게 된다. 경기장은 엄청난 환호가 터지며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두 발로 걷는 올림픽의 아이스하키보다 더 멋져보였던 귀한 경기였다. 두 손으로 썰매를 끌면서 공까지 쳐내야하는 힘겨운 과정을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TV 화면에 선수들의 우는 장면이 계속 잡혔다. 장애를 입어 힘들어 하던 시간과 연습하며 겪었던 수많은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을 것이다. 장애를 가지고 그 극한 경기를 감당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고비가 있었겠는가? 얼마나 한계에 도전해야 했을까? 그 눈물은 감동으로 번져갔다. 그런데 그때였다. 어디선가 나타난 태극기가 경기장 한가운데 펼쳐졌다. 태극기를 중심으로 원을 만든 선수들은 ~한민국 짝짝짝짝짝. ~한민국 짝짝짝짝짝호흡을 맞추더니 갑자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승리의 퍼포먼스였다. 관중들도 일어나기 시작했고 경기장 전체가 따라 불렀다.

 

  감동의 애국가를 부르는 선수들이나 관중들의 뺨에는 두 줄기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선수들은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했다. 인간승리는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인 것 같다. 패럴림픽은 장애를 가진 분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안기는 장이다. 그들에게 한계 따윈 없었다. 불가능 앞에 과감히 도전하는 그대들이 진정한 영웅이다.

 


  1.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103
    Read More
  2. 당신도 제주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냥 생각에 잠기고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 거닐며 내 삶을 깊이 돌아보고 싶은때가 있다. 한민경 씨. 그녀는 어느 날 김치찌개를 먹다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rd...
    Views7789
    Read More
  3. 전신마비 첫 치과의사

    삶에는 시련이 있다. 하지만 극한 장애가 찾아온다면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나 나올듯한 상황을 역전시켜 당당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이규환 교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하...
    Views8226
    Read More
  4. 하숙집 풍경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고 했던가? 내가 고교시절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집안 형편이 좋은 아이는 하숙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취를 했다. 하숙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Views7834
    Read More
  5. 철든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방이 갑자기 일어선다. “많이 바쁘세요?” “손자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어 픽업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의 모습을 본다. 학교에 다녀오던 아이들...
    Views8039
    Read More
  6. 남편과 아내는 무엇이 다른가?

    성인이 된 남녀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다. 나이도 그렇고 상황에 다다르면 결단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만 뜨거울 뿐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세상의 법칙은 자격증이 있어야 따라오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운전도 면허증...
    Views8037
    Read More
  7. 행복과 소유

    소낙비가 한참을 쏟아지더니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조금 후 그 위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쌍무지개였다. 일곱 색깔 영롱한 무지개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머물고 싶어도 오랜시간 지체할 수 없는 현재의 연속이...
    Views8084
    Read More
  8. 불굴의 비너스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Views7960
    Read More
  9. 서른 아홉

    요사이 흠뻑 빠져 몰입하는 드라마가 있다. <<서른. 아홉>>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자연스럽고도 정감어린 연기와 우정에 흥미를 더해간다. 언뜻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만나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여친들의 이야기 같지만 노련한 유영아 작가는 심오한...
    Views7504
    Read More
  10. 부부 행복하십니까?

    부부는 참 묘하다. 행복한듯하면서도 그냥 그렇고, 서로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사무치게 챙기고 마음에 두는 사이니까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가정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부부사이를 알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부부 같은데 정작 둘의 관계는 그렇지 못...
    Views7937
    Read More
  11. 3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경칩을 지나며 봄기운이 서서히 동장군의 기세를 몰아내고 있다. 그렇게 사계절의 입김을 쐬이며 나이는 숫자를 더해간다. 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산천초목이 흰눈에 뒤덮여 세상이 움추러들기만 하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서서히 드...
    Views8272
    Read More
  12. 그렇게 父女는 떠났다

    2002년 남가주(L.A.)밀알선교단 부단장으로 사역할 때에 일이다. L.A.는 워낙 한인들이 많아 유력하게 움직이는 장애인선교 단체만 7개 정도이고, 교회마다 사랑부(장애인부서)가 있어서 그 숫자를 합하면 규모가 크다. 감사하게도 선교기관들이 서로 협력관...
    Views8482
    Read More
  13. 고난의 종착역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가가 울며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다. 날마다 크고작은 고난을 감내하며 인생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는 보배를 ...
    Views8401
    Read More
  14.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8415
    Read More
  15. 쪽 팔리게

    칼럼 제목을 정하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 이런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품격이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아보았다. 내가 어릴때는 ‘겸연쩍다, 민망하다, 부끄럽다’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의미는 조금 다...
    Views8967
    Read More
  16. 장애아의 자그마한 걸음마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
    Views8899
    Read More
  17.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8996
    Read More
  18. 그쟈?

    철없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끝에 던지는 말이 있었다. “그쟈?” 무척이나 정겨움을 안기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더딘 듯 한데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지루한 듯한데 돌아보니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있...
    Views8823
    Read More
  19. 아빠가 너무 불쌍해요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 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Views9182
    Read More
  20. 2022년 새해 첫칼럼 / 인생열차

    ​ 2022호 인생열차가 다가왔다. 사명을 다한 2021호 기차를 손 흔들어 보내고 이제 막 당도한 기차에 오른다.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기대감을 가지고 좌석을 찾아 앉는다. 교회에 나가 신년예배를 드림이 감격스러워 성찬을 받는 손길에 ...
    Views901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