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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5 09:04

패치 아담스 5/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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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비보를 들었다. 영화배우(희극) “로빈 윌리엄스”(Robin Williams)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20년 전 상담을 공부하던 장면이 주마등처럼 훑고 지나갔다. 상담을 공부하기 2년차 새 학기에 한 젊은 교수가 강단에 섰다. 미국 하버드에서 상담학을 전공한 “오제은 박사”였다. 그는 나이도 젊었지만 강의 패턴이 아주 특이했다. 어느 날은 갑자기 소등을 하더니 영화를 틀기 시작했다. 그것도 수업 시간에…. 강의실에 설치된 멀티비젼에 상영되기 시작한 영화는‘패치 아담스’였다. 바로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였다.

영화 <패치 아담스>는 잔잔한 감동이 있는 수준 있는 작품이었다. 특히 픽션이 아니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 주인공이 뛰어난 미남이 아닌 평범한 인상의 배우 바로 ‘로빈 윌리엄스’였다는 것이 영화에 금방 빠져들게 만들었다. 의사란 사람들이 가장 약할 때 만나야 하는 가장 어려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패치 아담스>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는 점은 흥미롭다.

특히 환자와의 치유가 아닌 병의 퇴치에만 집착하는 의사들을 흔히 보아온 우리들에게 패치 아담스와 같은 인물이 실존한다는 사실은 그 치료 방법의 실효성과 관계없이 이채로와 보일 수밖에 없었다. 반창고라는 뜻의 ‘패치’를 이름으로 사용한 괴짜의사 헌터 ‘패치’ 아담스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보는 것은 그런 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헌터 ‘패치’ 아담스는 영화에서처럼 어린 시절 정신과 치료를 받는 도중, 딱딱한 의료방식이 아니라 웃음이 가져다주는 치료효과에 눈을 뜨면서 의대에 진학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60년대 말, 70년대 초에 버지니아 대학 의대에 다닌 그에 대해 학적부에 “극도로 행복함”이란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그의 대학 생활이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짐작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처럼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교수들로부터 “광대가 되려거든 서커스에 가봐라”라는 핀잔을 자주 들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의 행동은 파격적이었다.

그가 대학을 졸업 한 후 자신의 의료 철학을 실현할 목적으로 게준트하이트 병원(註-게준트하이트:독일어로 건강이란 뜻, 미국에서는 건강을 기원하는 인사말로 쓰임)을 설립 해 운영을 시작 했을 때만해도 그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괴짜의사에 불과했다. 그러던 그와 그의 병원이 본격적으로 언론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였다. 버지니아 주 서부에 그림 같은 아름다운 장소에 만들어진 병원. 40병상짜리 그 작은 병원에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료 클리닉,알츠하이머병 등의 전문 클리닉, 음악과 연극을 위한 공연장 그리고 환자의 자녀를 위한 학교 등이 마련돼 있다는 점이 당시의 미국 사회에 신선하게 보였던 것이다.

특히 각지에서 모여든 예술가들과 명상가들이 환자들에게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해 즐거움을 제공함으로써 환자들의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보였다는 사실은 게준트하이트 병원을 일약 의료혁명의 메카처럼 언론에 비치게 만들었다. 그 결과 헌터 ‘패치’ 아담스 또한 괴짜의사가 아닌 한사람의 진지한 의료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런 사회적 인정은 동시에 많은 동조자들을 만들어 냈다. 그가 시작한 “웃음을 통한 치료”에 동참하는 의사들이 모여 만든 미국 유모어 치료요법협회의 성장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그는 1993년 <게준트하이트>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고, 많은 헐리우드 제작자들에게 호감을 얻은 결과 영화 “패치 아담스”가 제작되었다는 사실은 그가 보통 사람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음을 증명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영화 <패치 아담스>를 보다보면 어느 샌가 그 속에 내가 들어가 있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심각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심각한 것만은 아니다. <패치 아담스>에는 웃음이 있다. 감동과 눈물이 있다.

그 영광스러운 졸업식장에서도 모든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기꺼이 우스꽝스러운 복장(다소 망측스러움?)을 연출하는 주인공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초여름의 향기를 맡으며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패치 아담스>를 감상하며 삶의 에너지를 충전해 보는 것은 어떠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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