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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철_목사.jpg

 

 

미국과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는 남쪽으로 멕시코, 북쪽으로는 캐나다이다. 멕시코는 몇 차례 다녀왔지만 희한하게도 캐나다 땅을 밟아본 경험이 없는 것이 항상 아쉬웠다. 지난 2월, 캐나다 밀알선교단 단장인 “김신기 목사님”으로부터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5월 10일, 캐나다 밀알선교단 창립 19주년 행사에 메인게스트로 초청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반가웠다. 그렇게 캐나다를 갈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아울러 토론토에 있는 교회에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일정도 잡혀졌다.

5월 8일(금) 캐나다 토론토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부담스럽지 않은 짧은 비행시간이 맘에 들었고 이내 내가 탄 비행기는 토론토 공항에 착륙을 하였다. 토론토 공항은 한적했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단장님의 반가운 미소로 일정은 시작되었다. 김 목사님의 사모님은 나와 같은 소아마비 지체장애인이다. 두 아들 중 큰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지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한 가정에 장애인 두 명이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단장님의 얼굴에는 항상 온화함과 여유가 넘친다. 참으로 귀한 분이다.

“강사가 왔다.”고 캐나다 밀알선교단 이사 목사님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금방 가슴의 대화를 나누게 되는 것은 업이 같기(?) 때문일 것이다. 목회 일담으로 시작되어 장애인 사역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마치 십년지기가 만난 것처럼 깊은 대화가 오고 갔다. 당일 저녁부터 집회가 이어졌다. 순복음 영성교회(김석재 목사 시무) “금요 예배”에서 1일 부흥회를 인도하게 된 것이다. 바쁜 이민의 삶속에서 금요일 예배당을 가득 메운 성도들을 보며 놀랐다.

짧지 않은 설교가 끝이 나고 기도 시간이 되자 성도들은 안수기도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역시 순복음 교회였다. 얼마만인가? 심지어 어린 아이들까지 예배당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받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은혜를 사모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며 토론토 교회의 영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토요일 새벽에는 “서머나 장로교회”(최재만 목사 시무)에서 설교를 했다. 이른 새벽시간. 예배당에 흩어져 앉아있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이민교회의 소망을 느꼈다. 역시 새벽에 만나는 주님의 숨결은 언제나 가슴을 설레게 한다.

10일(주일) 오후 5시. “캐나다 밀알선교단 창립 19주년 감사예배”가 드려졌다. 중증 장애인 “김진범”형제의 찬양은 모여온 청중들을 놀라게 하였다. 심하게 말을 더듬는 “진범”이 리듬과 박자를 놓치지 않고 찬양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모여온 성도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보냈다. 밀알의 매력은 여기에 있다. 심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아동)들이 거리낌 없이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주님을 찬양할 수 있는 곳이 밀알인 것이다. 여러 순서가 진행되고 드디어 차례가 되어 강단에 올랐다.

다들 기대에 찬 눈동자로 나를 주시했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유모어가 섞인 메시지를 전하고 기타를 치며 첫 찬양을 올렸다. “♬왜 나만 받는 고난이냐고 불평하지 마세요!♪” 여기저기서 손수건을 꺼내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순간에 나의 나약함이 커다란 자랑거리임을 실감한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힘들고 무거운 짐이다. 하지만 그 고난이 내 입술의 찬양과 설교로 울려 퍼질 때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믿음을 새롭게 한다. 지금도 주님은 부족한 종을 통해 장애인들과 그 가족, 모여온 청중들의 심령을 만지고 계신 것이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네 분의 목사님들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를 찾았다. 미국이 아닌 캐나다에서 만난 폭포는 색달랐다. 보다 장엄하고 아름다웠다. 엄청난 규모로 쏟아지는 폭포 줄기 아래에 서서 우렁찬 목소리로 찬양을 올렸다.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세계 내 마음속에 그리어 볼 때” 찬양이 끝나자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폭포 한가운데에 피어오른 쌍무지개는 연약한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의 싸인 같았다. ‘그래, 지금처럼 순수하게 장애인들의 친구로 변함없이 살아가자!’ 그리 화려하진 않지만 온화한 분위기에 캐나다에서 사역의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었음이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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