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9.11.29 11:59

고통의 의미

조회 수 288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고통.jpg

 

 지난 주간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고교시절부터 우정을 나누는 죽마고우 임 목사가 뇌졸증으로 쓰러졌다는 급보였다. 앞이 캄캄했다. 지난 여름 한국에서 만나 함께 뒹굴며 지내다 왔는데. 워낙 키와 덩치가 커서 고교 시절부터 씨름을 하던 친구여서 그 충격은 더 컸다. 너무도 건강하던 친구가 쓰러졌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았다. 지금도 중환자실과 일반병실을 오가며 고통받고 있는 친구가 속히 쾌차하기를 기도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건강하다고 오래 사는 것도 아니고 약하다고 금방 가는 것도 아니다. 실로 밤새 안녕이다.

 

 왜 인생은 평생 고통 속에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인생 자체가 고통이라는 것은 굳이 나이를 먹어야만 깨닫는 것은 아니다.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철없는 아이에게도 고통은 있다. 아가가 태어날때에 울음보를 터뜨리며 나오는 것은 이 세상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이미 예견하기에 그런 것이 아닐까? 평생 평안하다면, 아무 근심 걱정 없이 살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눈만 뜨면 우리는 위험과 환난의 숲을 헤짚고 다녀야만 한다. 사실 인생은 날씨로 비유하면 화창한 날보다는 우울하고 힘든 시간이 더 많은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람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 살다가도 잠시 환경이 변하면 그 아픔을 다 망각해 버리는 희한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은혜라고 생각을 한다.

 

 크든지 작든지 고통을 겪지 않은 인생은 없다. 고통이 아무리 좋은 영적 유익을 준다 해도 자발적으로 고통을 택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일 그 고통이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든지 평생 누워있어야 하는 장애의 경우라고 한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사람마다 고통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다르긴 해도 고통을 대할 때 유쾌하거나 기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 나이 22살에 그토록 건강하던 아버지가 병석에 누워 고통을 받으시다가 홀연히 세상을 떠나셨다. 상주 완장을 차고 장례를 치르면서 나는 너무 일찍 인생의 한계를 체험했다. 인생이 덧없다는 것을 잘나가던 아버지의 죽음에서 체득한 것이다.

 

 고통의 속성은 급작스럽게 난데없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나치에 의해 수백만명의 유태인들이 희생되어 갈때에 그들은 하나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십니까?”라고 절규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자기의 사랑하는 백성들에게 고통을 주시는 걸까? 하나님이 진정 선하시고 전능하시다면 왜 피조물이 그토록 고통 하도록 내버려두시는 걸까? 더구나 착한 사람, 그리고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들이 큰 고통을 당하는 이유는 무얼까?” 이 질문은 단지 호기심에서 묻는 물음이 아니라 죽음이 배어날 만큼 고통이 저민 사람들의 신음소리일 것이다.

 

 고통을 당할 때 사람들은 죄를 생각한다. ‘무슨 죄 때문에?’ 극한 고통을 당하는 사람을 보며 저 사람은 무슨 죄로 벌을 받을까?’ 단정하기도 한다. C.S 루이스는 그의 저서 고통의 문제말미에서 고통은 믿음을 영웅화할 수 있는 최대의 기회이다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잘 될 때는 믿음의 힘이 발휘될 기회가 적다. 또 믿음이 불분명하고 희미해 보인다. 캄캄한 것처럼 보이는 절망과 고통의 골짜기에서 믿음은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러면서 명언을 남긴다. “고통은 귀먹은 세상을 불러 깨우는 하나님의 메가폰이다. 그의 통찰력에 찬사를 보낸다. 고통은 저주가 아니다. 내 삶의 궤도를 바로 잡아주는 황금 키인 것이다. 따라서 고통은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고통을 당하는 사람에게 툭 던지듯 말을 건네서는 안된다. 고통은 이래 저래 고통스러운 것이기에.

 

 나는 처음 교회에 나가자마자 하나님, 내 다리를 고쳐주세요라는 기도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기도는 응답되지 않고 있다. 대신 그 환경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영적 근육이 생겼고, 장애를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성숙이 이루어졌다. 고통이 없는 그 나라에 가기까지은혜로 승리하는 모두가 되길 기도한다.


  1. 눈물의 신비

    인체에서는 여러 분비물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눈물은 신비자체이다. 슬퍼서 울 때 나오는 것이 눈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감동을 받거나 웃을때에도 눈물은 나온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눈물 흘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오죽하면 공중화장실 남성 소변기 벽에...
    Views8102
    Read More
  2. 당신도 제주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간섭도 받지 않고 마냥 생각에 잠기고 아름다운 풍경을 좇아 거닐며 내 삶을 깊이 돌아보고 싶은때가 있다. 한민경 씨. 그녀는 어느 날 김치찌개를 먹다 생각했다. “내가 이렇게 사는 게 잘 사는 걸까?&rd...
    Views7785
    Read More
  3. 전신마비 첫 치과의사

    삶에는 시련이 있다. 하지만 극한 장애가 찾아온다면 견뎌낼 사람이 있을까? 그것도 온몸이 마비되는 경우에 말이다. 그런데 그런 드라마에나 나올듯한 상황을 역전시켜 당당히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다. 이규환 교수. 그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과 진료를 하...
    Views8224
    Read More
  4. 하숙집 풍경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을 낳으면 제주로 보내라”고 했던가? 내가 고교시절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꽤 많았다. 집안 형편이 좋은 아이는 하숙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자취를 했다. 하숙집에는 많은 학생들이...
    Views7750
    Read More
  5. 철든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상대방이 갑자기 일어선다. “많이 바쁘세요?” “손자가 학교에서 올 시간이 되어 픽업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부럽기도하고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의 모습을 본다. 학교에 다녀오던 아이들...
    Views8036
    Read More
  6. 남편과 아내는 무엇이 다른가?

    성인이 된 남녀는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다. 나이도 그렇고 상황에 다다르면 결단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만 뜨거울 뿐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간다. 세상의 법칙은 자격증이 있어야 따라오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운전도 면허증...
    Views8035
    Read More
  7. 행복과 소유

    소낙비가 한참을 쏟아지더니 갑자기 무지개가 떠올랐다. 조금 후 그 위로 또 하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쌍무지개였다. 일곱 색깔 영롱한 무지개를 보며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생은 순간이다. 머물고 싶어도 오랜시간 지체할 수 없는 현재의 연속이...
    Views8069
    Read More
  8. 불굴의 비너스

    간사 채용 공고를 내고 몇몇 대상자를 인터뷰하게 되었다. 지인의 소개로 모교회에서 사역하는 분과 마주 앉았다. 이력서를 보며 내심 놀랐다. 그는 절단 장애인이었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게 된 것이다. 장애인끼리 통하는 기류를 느꼈다...
    Views7952
    Read More
  9. 서른 아홉

    요사이 흠뻑 빠져 몰입하는 드라마가 있다. <<서른. 아홉>>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의 자연스럽고도 정감어린 연기와 우정에 흥미를 더해간다. 언뜻 보면 철없던 어린 시절에 만나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여친들의 이야기 같지만 노련한 유영아 작가는 심오한...
    Views7500
    Read More
  10. 부부 행복하십니까?

    부부는 참 묘하다. 행복한듯하면서도 그냥 그렇고, 서로 냉정한 것 같으면서도 사무치게 챙기고 마음에 두는 사이니까 말이다. 분명한 것은 그 가정에 들어가보지 않고는 부부사이를 알수가 없다. 겉보기에는 다정한 부부 같은데 정작 둘의 관계는 그렇지 못...
    Views7930
    Read More
  11. 3월의 산은 수다스럽다

    경칩을 지나며 봄기운이 서서히 동장군의 기세를 몰아내고 있다. 그렇게 사계절의 입김을 쐬이며 나이는 숫자를 더해간다. 봄이 무척이나 기다려지던 때가 있었다. 산천초목이 흰눈에 뒤덮여 세상이 움추러들기만 하다가 꽁꽁 얼어붙었던 시냇물이 서서히 드...
    Views8265
    Read More
  12. 그렇게 父女는 떠났다

    2002년 남가주(L.A.)밀알선교단 부단장으로 사역할 때에 일이다. L.A.는 워낙 한인들이 많아 유력하게 움직이는 장애인선교 단체만 7개 정도이고, 교회마다 사랑부(장애인부서)가 있어서 그 숫자를 합하면 규모가 크다. 감사하게도 선교기관들이 서로 협력관...
    Views8476
    Read More
  13. 고난의 종착역

    고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가가 울며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삶 자체가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없다. 날마다 크고작은 고난을 감내하며 인생이야기는 흘러가고 있다. 고난을 통과하지 않고는 보배를 ...
    Views8396
    Read More
  14. Home, Sweet Home

    사람들은 집값이 치솟았다고 낙담한다. 특히 한국인들은 집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다. 젊어서부터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검절약하여 집을 장만하려 애를 쓴다. 거의 다가갔나 했더니 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며 사람들을 좌절케 만든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Views8413
    Read More
  15. 쪽 팔리게

    칼럼 제목을 정하면서 잠시 망설였지만 이제 이런 표현이 자극적이거나 품격이 떨어지는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아보았다. 내가 어릴때는 ‘겸연쩍다, 민망하다, 부끄럽다’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의미는 조금 다...
    Views8964
    Read More
  16. 장애아의 자그마한 걸음마

    누구나 결혼을 하면 아이를 낳는다. 오가며 만나는 아이들을 보며 ‘나에게도 저런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날 것’을 기대하다가 임신 소식을 듣는 순간 신기함과 감격이 밀려온다. 출산을 준비하고 막상 태어난 아이가 장애를 안고 나왔을 ...
    Views8898
    Read More
  17. Meister

    독일에는 ‘Meister’라는 제도가 있다. 원뜻은 ‘선생’이란 뜻을 갖는 라틴어 마기스터(magister)이다. 영어로는 마스터(master), 이탈리어로는 마에스트로(maestro)이다. 우리말로는 “장인, 거장, 명장”등으로 불리우기도...
    Views8992
    Read More
  18. 그쟈?

    철없던 시절에 친구들끼리 어울려다니며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다가 끝에 던지는 말이 있었다. “그쟈?” 무척이나 정겨움을 안기는 말이다. 인생을 살아보니 더딘 듯 한데 빠르게 지나는 것 같다. 지루한 듯한데 돌아보니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있...
    Views8820
    Read More
  19. 아빠가 너무 불쌍해요

    새해가 시작되었다. 부부가 행복하려면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깊이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가정사역을 할 때에 만난 부부이야기이다. 처음 시작하는 즈음에 ‘배우자의 어린 시절 이해하기’ 숙제를 주었다. 마침 그 주간에 대구에서 시어머니 칠순...
    Views9179
    Read More
  20. 2022년 새해 첫칼럼 / 인생열차

    ​ 2022호 인생열차가 다가왔다. 사명을 다한 2021호 기차를 손 흔들어 보내고 이제 막 당도한 기차에 오른다. 어떤 일들이 다가올지 알 수 없지만 오로지 기대감을 가지고 좌석을 찾아 앉는다. 교회에 나가 신년예배를 드림이 감격스러워 성찬을 받는 손길에 ...
    Views900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