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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나.jpg

 

 각 나라마다 미인대회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1957년부터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움을 드러내어 뽐내고 싶은 마음은 여성들의 본능인 듯 싶다. 세월이 흘러 이제 그런 대회는 멈추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지만 상업효과가 결부되며 여전히 성시중이다. 미인하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이지 않는 기준이 있다. 미모는 물론이고 신체구조가 균형을 이루는 것부터 학력, 지성미를 겸비한 여성이 선호도가 높다. 그런데 여기 파격적으로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이 과감히 미인대회에 도전을 했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을 낳았다. 게다가 이 여성은 양팔이 없다. 보기에도 안스러운 여건임에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분야에 도전장을 내어밀었고 우승까지 거머쥔 것은 드라마라 할 것이다.

 

 그 여성의 이름은 가브리엘라 몰리나(24)이다. 몰리나는 멕시코 태생으로 태어날 때부터 두 팔이 없는 선천적 장애인이다. 얼마나 어렵고 힘든 생을 이어왔을까? 하지만 몰리나는 장애의 짐을 무겁게 여기지 않고 발랄하게 받아들이며 누구보다 착실하게 한걸음씩 내디디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미인대회 정상에 우뚝 섰다. 신체가 튼튼해도 살아가기 힘든 생을 그녀는 누구보다 당당히 걸어왔다. 일상적 생활도 쉽지 않을 것 같은 몰리나는 이미 이룬 게 많다. 올해 대학을 졸업했다. 전공은 심리학이다. 하지만 공부를 더 하고 싶어 전공을 바꿔 다시 대학생활을 할 계획이다. 두 번째 전공은 범죄학으로 결정했다. “심리학과 연결하면 매우 재미있는 공부가 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한다.

 

 청소년 때 모델을 꿈꾼 그녀는 대학을 다니면서 아마추어 모델로도 활동했다. 모델로 활약하면서 내친김에 미인대회에까지 출전한 그녀는 고향인 난치탈에서 미인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당당히 미스 난치탈타이틀을 거머쥔 그녀는 이제 오는 3월이면 베라크루스주 미인대회에 출전한다. 두 팔이 없는 미인대회 출전자는 베라크루스주 역사상 처음이다. 이를 위해 요즘 그녀는 매일 아침 미용실을 찾는다. 머리를 정리하고 메이크업을 마치면 모델학교에서 워킹 등을 연습한다. 오후엔 음악학원에서 음악을 배우고 있다. 미인대회 출전자는 외모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아름다워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몰리나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친구 레히나 발데스는 몰리나가 다른 참가자와 똑같은 조건으로 베라크루스주 미인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주최 측에 요청했다특혜 없이 모든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전을 멈추지 않고 열정적으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몰리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아나 마리아, 바로 그의 엄마다. “몰리나가 태어났을 때 의사들은 15일 이상 살지 못할 것이라는 판정을 내렸지만 벌써 24살이 됐다.”딸이 곁에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엄마는 말한다. 이어 힘든 나날이었지만 딸은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살아갈 힘이 있다는 사실을 딸은 이미 입증해냈다고 덧붙였다.

 

 몰리나는 신체적으론 장애가 있지만 스스로는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팔 없이 24년을 살면서 숱한 문제에 직면했고, 이런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다 보니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몰리나는 미인대회 출전을 결심한 것은 장애인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나처럼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났거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사람들이 이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낙심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그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멋지다.

 

 건을 가지고 인생을 탓하는 것은 가장 비겁한 짓이다. 그럼데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달려가는 인생이 꽃보다 아름답다. 몰리나는 꿈꾸는 이는 누구도 작지 않고, 너무 큰 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외친다. 참으로 그녀는 거인 중에 거인이다. , 희망의 노를 다시 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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