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67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장애아.jpg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는 것은 모든 부부의 바램이다. 임신소식을 접하며 당사자 부부는 물론이요,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이 다 축하하며 즐거워한다. 그런데 태아에게 장애가 발견되었을때에 부부는 당황하게 된다. ‘낳아야 하나?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해야 하나?’ 대부분의 부부들은 장애아인 것을 알면서도 아이를 출산한다. 멍에는 무겁지만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는 나름대로의 비밀스런 행복이 선물로 주어진다. 그러니 섣불리 판단하면 안될 일이다.

 

  4년 전에 결혼한 우지은씨 부부는 선천 장애 부부이다. 뇌성마비 1급인 남자와 키 120cm의 왜소증인 여자. 그들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결혼을 하고 임신이 되었다. 임신은 그녀에게 기쁨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작은 몸집을 가진 내가 아이를 열 달 동안 품을 수 있을까. 아이는 건강할까?’ 그런데 14주 정도 되었을 때 아이에게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초음파를 해보던 의사는 아이의 머리 둘레와 팔다리의 성장에 차이가 난다며 혈액검사를 하자고 했다. 나중에는 양수검사를 하더니 장애아가 태어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낳으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낙태는 고려하지 않았다. 악조건을 뒤로하고 37주 만에 출산을 했다. 하지만

 아무 보람도 없이 아기는 6일 만에 하늘나라로 갔다. 슬픔과 상처는 두 배로 컸다.

 

  부산 남구에 사는 정모(51)씨는 저출산 시대에 보기 드물게 무려 8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다. 전문대학을 졸업한 정씨는 철도청 기능직으로 일하면서 지금의 아내(45)를 만나 8명의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다자녀 가정인 것이다. 첫째는 21살이고 둘째부터 막내까지는 초 · · 고교를 다니고 있다. 가톨릭 신자인 정씨는 아이가 생길 때마다 하나님의 선물로 생각하고 사랑과 헌신으로 키웠다.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다 보니 막내는 정말 어렵게 태어났다. 정씨는 많은 아이를 키우느라 가정형편은 어려웠지만, 희망과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많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예상치 않은 일들도 부부에게 찾아왔다. 8명의 자녀 중 첫째와 여섯째, 일곱째에게 지적장애가 나타났다. 또 자녀 5명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다. 정씨 부부는 이를 절망으로 생각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장애를 발견해 아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며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다.

 

  반대인 경우도 있다. 청각장애인 정민씨에게는 초등학생인 딸이 있다. 그동안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요즘 그녀는 통신중계서비스덕분에 딸아이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 통신중계서비스는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이십 여명의 중계사들이 청각장애인의 통화내용을 상대방에게 음성으로, 또 상대방의 말을 수화로 전달해주는 시스템이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제 딸의 이름은 양하은.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학교를 보낼 때 제가 청각장애인이라 선생님께 전화를 할 수 없어서 답답하고 아이가 학교를 다닐 때 수업은 잘 받고 있는지 걱정이 되었어요라고 고백한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듯이 정민씨도 하인이의 학교생활이 궁금하다. 정민씨는 딸의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걸기 위해 '통신중계서비스'를 이용한다. 세상 참 좋아졌다.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년 여름 동 · 서부로 나뉘어 캠프를 한다. 금년에는 COVID-19로 인해 28년만에 중단되었지만 동부 사람의 캠프에는 장애인과 봉사자 600여명이 참석한다. 그런데 한 자녀가 아닌 둘, 혹은 세명이 다 장애를 가진 경우를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말이 안 나왔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해맑은 표정을 보며 오히려 내가 부끄러워졌다. 참 대단하다. 지난 2월 캐나다에서 지인이 나를 찾아왔다. 전화로만 통화를 해서 몰랐는데 만나 대화를 하다가 아들 둘이 다 자폐아인 것을 알았다. 입이 벌어졌다. 오히려 담담하게 일상을 말하며 아들들의 얘기를 하는 그분의 모습에 감동이 밀려왔다. 매일 그 가정은 내 기도 제목에 있다. 남들 눈에는 장애아가 안타까워보이지만 부모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소중한 자녀이다. 어디서든 그런 가정을 만나면 기도해 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이웃이 절실히 필요하다.

 


  1.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실로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기도 버겁건만 난데없는 역병이 엄습하면서 여전히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백신효과가 나타나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했는데 여기저기서 돌파감염자가 나오며 한숨만 높아간다. 도...
    Views8598
    Read More
  2. 짜증 나!

    사람마다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있다. 어떤 사람은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정말?”이라고 묻는다. 일이 답답하고 풀리지 않을 때 “와, 미치겠네” 혹은 “환장하겠네”라고 내뱉는다. 10년 이상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이 있다...
    Views9071
    Read More
  3. 역할

    사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때는 바로 내 역할을 깨닫는 시점이다. 매사에 조건과 배경을 따지면서 우열을 가리는 세태가 되면 삶이 피곤 해 진다. 우리 세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입시를 치러야 했다. 야속한 것은 우리...
    Views8989
    Read More
  4. 신혼 이혼

    나이가 들어가는 선남선녀들의 소중한 꿈은 결혼이다. 인생의 초반은 혼자 살아가지만 장성하면 짝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평생을 부부가 되어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Views9484
    Read More
  5. 어느 자폐아 어머니의 눈물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장애아동을 Care하는 <토요사랑의 교실>을 운영한다. 어느새 30년이 가까워오며 이제 아동이란 명칭을 쓰기가 어색하다. 팬데믹으로 거의 1년반을 모이지 못하다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대면모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Views9815
    Read More
  6. 저만치 잡힐듯한 시간

    가을이 깊어간다. 푸르던 잎들이 각양각색의 색깔로 갈아입으면서 서서히 정든 나무를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척이나 춥고 눈이 쏟아지던 겨울. 나무 속에 숨어 기다리던 새싹들이 ‘호호’ 불어대는 봄바람에 살포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
    Views9460
    Read More
  7. 표정만들기

    나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역 자체가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도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만날때에 주력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첫인상의 촉이...
    Views9914
    Read More
  8. 엄마와 홍시

    엄마는 경기도 포천 명덕리에서 태어나셨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경우가 바른 엄마의 성품은 시대가 어려운 때이지만 조금은 여유가 있는 외가의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외가에 산세는 수려했다. 우아한 뒷산의 정취로부터 산을 휘감아 돌아치는 시냇물은 ...
    Views10201
    Read More
  9. 부부는 싸우면서 성숙한다

    “부부싸움을 왜 해요?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간혹 이런 외계인 부부를 만난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랑을 할 때는 소위 ‘도파민’이 샘솟듯 나오며 거의 미친 듯이 서로를 갈망한다. 이...
    Views9674
    Read More
  10. 장애아 반장

    “차렷, 열중쉬어, 차렷, 선생님께… 선생님 핸드폰께 경례!” 조기훈(12)군이 우렁차게 외치자 친구들이 까르르 웃는다. 기훈이는 서울 목동 신서초등학교 6학년 6반 학급회장이다. ‘경례’를 하기 전까지 기훈이는 휴대전화가 ...
    Views10642
    Read More
  11. 생각하는 갈대

    인간은 약하다. 하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위대하다. 성장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날 때에 부모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 너는 생각이 없냐?”였을 것이다. 그 시기에는 몸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멈출수 있다. ...
    Views10143
    Read More
  12. 세월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귀했다. 사진관에 가서 카메라를 빌리고 촬영한 필름을 다시 맡겼다가 나온 사진을 찾으러 가는 날은 가슴이 퉁탕거렸다. 흑백사진이었지만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에 정말 행복...
    Views10000
    Read More
  13.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0513
    Read More
  14.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아(障礙兒)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귀한 친구들을 보살핀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의 성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장애아라고 부르는 것은 지능지수와 적응하는 반응을 기준으로 삼기 ...
    Views11282
    Read More
  15.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0751
    Read More
  16.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1669
    Read More
  17.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1660
    Read More
  18.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1739
    Read More
  19.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2481
    Read More
  20.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198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