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6.09.16 10:22

야구 몰라요!

조회 수 576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故하일성.jpg

 

 

 매우 친숙한 목소리, 걸쭉한 입담, 야구인다운 외모. 수십 년간 야구해설가로 명성을 날리며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남자. 그는 야구해설을 하다가 종종 외쳤다. “야구, 몰라요!” 상상을 초월하는 역전극이 벌어질 때나 경기흐름이 예상을 벗어나 전개될 때에 여지없이 그의 입에서 튀어나오던 ‘멘트’였다. 야구만이 아니다. 인생도 모를 일이다. 언제까지나 그의 시원스런 해설로 야구경기를 즐길 수 있을 것 만 같았는데 어느 순간 소식이 묘연해졌다. 갑자기 불거진 추문에도 ‘그럴 리가 있을까? 시기하는 어떤 사람들의 모략일거야!’하며 지나쳤다. 그런데 지난 8일 난데없이 그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다. 어안이 벙벙해졌다. 인생, 참 모를 일이다.

 

 “뒤르케임”은 그의 <자살학>이라는 저서에서 사회적 연대관계나 결속력 정도를 자살요인으로 삼았다. 그는 자살의 유형을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적 자살”이라는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었다. “이기적 자살”은 가정파괴나 빈곤 등 공동체의 유대의식의 약화에 따른 자포자기적 자살이다. “이타적 자살”은 그가 속한 집단이나 공동체에 대한 지나친 결속력에 따른 타자 지향적 자살이다. “아노미적 자살”은 자살자가 당면한 어려운 현실 앞에서 자기 혼돈(anomie)이나 착각에 의한 자살 유형이다.

 

 오늘날 가장 많은 유형은 “아노미적 자살”이다. ‘자기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적막감이 찾아올 때, 삶의 절망적인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에 판단력과 냉철함을 잃어버린 순간에 사람은 죽음을 생각한다. 거기다가 남성의 경우에는 “자존심, 명예, 사회적 지위”를 1순위에 놓기에 확률이 높아진다. 하일성씨의 경우 5,000만원에 빚보다 사기혐의가 그 삶을 더 짓눌렀는지도 모른다.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유명인들의 자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일반인과 유명인의 죽음의 여파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인들은 감성적인 민족이다. 그 말은 내가 좋아하고 흠모하는 인물과 나를 동일시하는 표현하기 어려운 상관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간다는 뜻이다. 따라서 유명인의 죽음은 또 다른 불상사를 불러올 위험이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것이다. 창세 이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태어나고 한생을 풍미하고 떠나갔다. 우리는 지금 주어진 이 시대를 충실하게 살아가야 할 책임이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다. 언젠가 화요일 밀알 모임을 위해 라이드를 하는 중, 시각 장애를 가진 자매와 자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시력을 점점 잃어가는 장애를 만나며 생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단다. 그래서 21살, 23살 때 -두번이나 자살을 기도 했던 이야기를 했다. 죽음이 어떤 것인지. 그 자매는 체험 했다고 했다.

 

 건강하던 한 대학생이 갑자기 몸에 ‘이상 징후’가 왔다. 워낙 젊은 나이기에 별일 없으려니 했는데 점점 몸 상태는 심각해져갔다. 병원에 가서 종합 진단을 받고 1주일 후 의사를 찾았다. 의사는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몸에 종양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결과를 기다리며 다시 1주일이 지나갔다.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맞이했다. 다행히 “암은 아니라.”고 했다. “간단한 수술을 하면 될 것 같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병원 현관을 나서는 그의 눈에 파아란 하늘이 들어왔다. 그는 이런 고백을 했다. 매일 보던 태양, 매일 마시던 공기, 매일 보던 들풀인데 그 날은 느낌이 전혀 다르더라고.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더라고 했다. 그는 지금 건강한 몸으로 가정을 꾸미고 행복한 생을 살고 있다.

 

 자살하는 사람이 용감해 보여도 따지고 보면 가장 비겁한 사람이다. 자신의 죽음으로 가족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자살은 끝이 아니다. 죽으면 끝나는게 아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 세상이 끝나면 저세상이 있다. 성경은 심판이 있음을 경고한다.(히브리서 9:27) 장애를 가진, 특별히 전신 마비 장애를 가지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자살은 실로 사치스러운 단어이다.

 

 살아야한다. 자살은 안 된다. 죽을 각오로 살자! 그러면 밝은 날이 오고야만다. 자살을 거꾸로 읽어보라! → “살자!” “내힘들다!” → “다들힘내!”

 

 

 

 

 


  1.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실로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기도 버겁건만 난데없는 역병이 엄습하면서 여전히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백신효과가 나타나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했는데 여기저기서 돌파감염자가 나오며 한숨만 높아간다. 도...
    Views8598
    Read More
  2. 짜증 나!

    사람마다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있다. 어떤 사람은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정말?”이라고 묻는다. 일이 답답하고 풀리지 않을 때 “와, 미치겠네” 혹은 “환장하겠네”라고 내뱉는다. 10년 이상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이 있다...
    Views9071
    Read More
  3. 역할

    사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때는 바로 내 역할을 깨닫는 시점이다. 매사에 조건과 배경을 따지면서 우열을 가리는 세태가 되면 삶이 피곤 해 진다. 우리 세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입시를 치러야 했다. 야속한 것은 우리...
    Views8989
    Read More
  4. 신혼 이혼

    나이가 들어가는 선남선녀들의 소중한 꿈은 결혼이다. 인생의 초반은 혼자 살아가지만 장성하면 짝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평생을 부부가 되어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Views9484
    Read More
  5. 어느 자폐아 어머니의 눈물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장애아동을 Care하는 <토요사랑의 교실>을 운영한다. 어느새 30년이 가까워오며 이제 아동이란 명칭을 쓰기가 어색하다. 팬데믹으로 거의 1년반을 모이지 못하다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대면모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Views9815
    Read More
  6. 저만치 잡힐듯한 시간

    가을이 깊어간다. 푸르던 잎들이 각양각색의 색깔로 갈아입으면서 서서히 정든 나무를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척이나 춥고 눈이 쏟아지던 겨울. 나무 속에 숨어 기다리던 새싹들이 ‘호호’ 불어대는 봄바람에 살포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
    Views9458
    Read More
  7. 표정만들기

    나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역 자체가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도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만날때에 주력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첫인상의 촉이...
    Views9914
    Read More
  8. 엄마와 홍시

    엄마는 경기도 포천 명덕리에서 태어나셨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경우가 바른 엄마의 성품은 시대가 어려운 때이지만 조금은 여유가 있는 외가의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외가에 산세는 수려했다. 우아한 뒷산의 정취로부터 산을 휘감아 돌아치는 시냇물은 ...
    Views10201
    Read More
  9. 부부는 싸우면서 성숙한다

    “부부싸움을 왜 해요?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간혹 이런 외계인 부부를 만난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랑을 할 때는 소위 ‘도파민’이 샘솟듯 나오며 거의 미친 듯이 서로를 갈망한다. 이...
    Views9673
    Read More
  10. 장애아 반장

    “차렷, 열중쉬어, 차렷, 선생님께… 선생님 핸드폰께 경례!” 조기훈(12)군이 우렁차게 외치자 친구들이 까르르 웃는다. 기훈이는 서울 목동 신서초등학교 6학년 6반 학급회장이다. ‘경례’를 하기 전까지 기훈이는 휴대전화가 ...
    Views10642
    Read More
  11. 생각하는 갈대

    인간은 약하다. 하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위대하다. 성장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날 때에 부모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 너는 생각이 없냐?”였을 것이다. 그 시기에는 몸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멈출수 있다. ...
    Views10143
    Read More
  12. 세월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귀했다. 사진관에 가서 카메라를 빌리고 촬영한 필름을 다시 맡겼다가 나온 사진을 찾으러 가는 날은 가슴이 퉁탕거렸다. 흑백사진이었지만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에 정말 행복...
    Views10000
    Read More
  13.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0513
    Read More
  14.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아(障礙兒)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귀한 친구들을 보살핀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의 성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장애아라고 부르는 것은 지능지수와 적응하는 반응을 기준으로 삼기 ...
    Views11282
    Read More
  15.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0751
    Read More
  16.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1666
    Read More
  17.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1660
    Read More
  18.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1737
    Read More
  19.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2481
    Read More
  20.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198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