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7.03.24 21:08

가족 사진

조회 수 609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가족.jpg

 

 

 “옥한흠 목사님”(사랑의 교회 원로)이 세상을 떠나 하관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갑자기 옥 목사의 차남 ‘승훈’씨가 “아버지의 관 앞에서 가족사진을 찍겠다.”고 말했다. 동석한 1,000여명의 성도들은 저으기 당황했다. 집례하던 담임 목사는 “별난 하관식”이라며 ‘승훈’씨의 요청을 받아들였고, 유족인 “김영순 사모”와 아들 “성호 · 승훈 · 성수”씨가 관 앞에 모여 사진을 찍었다. 다음에는 사모님이 관 곁에서 ‘부부 사진’까지 찍었다. 어찌하여 가족사진을 장례가 진행되는 중에 찍어야 했을까?

 

 ‘승훈’씨는 조문객들에게 아버지의 관 곁에서 ‘가족사진’을 찍게 된 연유를 설명했다. 그는 “‘왜 하필 아버지의 관을 뒤로 하고 사진을 찍느냐?’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평소 교회 일에 바쁘셨던 아버지였기에 우리에겐 가족사진이 없습니다. 이제라도 가족사진 한 장은 남겨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중요한 한마디를 던졌다. “목사님들이 목양도 귀하지만 아내와 자녀들의 아픔을 알고, 교우뿐만 아니라 가족도 품어야 합니다.” ‘제자훈련’과 “사랑의 교회”를 굴지의 교회로 성장시켰지만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한 장의 가족사진도 남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내가 어린 시절에는 사진이 참 귀했다. 카메라를 갖는 것은 상상을 못했고 어쩌다 가족사진을 남기려면 사진관을 찾아야만 했다. 그것도 보통 가정에서는 상상조차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세대는 변변한 가족사진조차 없는 것 같다. 우리 집은 경제적으로 중류는 되었음에도 아주 어린 모습을 담은 사진은 많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가족사진이 전혀 없음이 아쉽기만 하다. 다행히도 색 바랜 흑백사진 속에 담겨있는 아버지, 엄마의 모습이 간간히 일어나는 그리움을 달래준다.

 

 나는 아들이다. 경찰이신 아버지가 전근을 갈 때마다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 적응해야했다. 그때마다 자라가는 내 사진을 아버지는 카메라에 담아주셨다. 그래서인지 누이와 나만 찍은 사진만 있다. 그러다가 여동생이 태어났다. 그런데 동생사진은 아예 없다. ‘남아선호사상’때문일까? 성인이 되고 결혼을 했다. 결혼과 신혼여행 사진이 익숙해질 무렵. 첫아이가 태어났다. 산부인과에 카메라를 들고 가서 연신 갓 태어난 아가를 향해 셔터를 눌러댔다. 그런데 둘째 아이는 태어났을 때에 사진이 없다. 그런데 물어보면 어느 가정이나 거의 그렇단다.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4살, 1살) 담임목회를 시작했다. 내게 가정은 안보였다. 내 머리에는 오직 교회와 성도들만 있었다. 부활절, 여름성경학교, 교인수련회, 추수감사 찬양제등, 교회 이벤트가 있을 때 곁다리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그러다가 상담학 졸업을 하면서 앨범에 가족사진을 싣게 되어 모처럼 사진관에서 자취를 남겼다. 풋풋한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아이들이 책상맞은편 사진액자에 전설처럼(?) 웃고 있다. ‘저런 때가 있었던가?’

 

 20년 전, 절친 목사님 댁에 초대를 받았다. 눈에 띄는 것은 식탁받침 유리판에 끼워 넣은 가족사진들이었다. 이유를 물으니 식사 중에 사진을 보며 그때 추억을 되새긴단다.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아이들이 귀엽고 예쁜 어린 모습으로 그냥 있었으면 좋으련만 무섭게 성장을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3년마다 가족사진을 찍기로 하였다. 사진 속에 추억이 있다. 사연, 감사, 감격이 숨어있다. 더 늦기 전에 폼 나는 가족사진 한 장은 남겨둬야 하지 않을까?

 

 ♬ “바쁘게 살아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 그날에 찍었던 가족 사진속에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 없는 아들이 되어서 이곳저곳에서 깨지고 또일어서다 외로운 어느날 꺼내본 사진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음 어느새 기울어 갈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속에 미소띈 젊은 아가씨에 꽃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 꽃 피우길”♪“김진호”(SG워너비)의 노래 <가족사진> 중에서.


  1. 새로운 것에 대하여

    오늘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분기점이다. 여전히 팬데믹은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다. 실로 평범이 그리워지는 시점이다. 마스크 없이 누구와도 아무 거리낌 없이 만나고 활보하던 일상이 그립다. 그런때가 언제나 올...
    Views9259
    Read More
  2. Merry Christmas!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이제 7일만 지나면 2021년은 역사의 뒤켠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팬데믹의 동굴을 아직도 헤매이고 있지만 한해를 보내는 마음은 아쉽기만 하다. 미우나고우나 익숙했던 2021년을 떠나보내며 웃을 수 있음은 성탄절이 있기 때문...
    Views9715
    Read More
  3. 불편했던 설레임

    사람에게는 누구나 첫시간이 있다. 아니 첫경험이 있다. 그 순간은 두렵고 긴장되고 실수가 동반된다. 처음 교회에 나갔을때에 난처했다. 다들 눈을 감은 채 사도신경을 줄줄 외우고, 성경, 찬송가를 척척 찾아 부르는 것을 보면서 모멸감이 느껴졌다. &lsquo...
    Views9770
    Read More
  4. 홀로 산다는 것

    나이가 들어가는 청년들을 만났을 때 “언제 결혼하냐?”고 묻는다면 당신은 상꼰대이다. 시대가 변했다. 결혼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스팩을 쌓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말이다. 우리가 어릴 때는 대가족 시대였다. 식사 때가 되면 3대가 온 상에 ...
    Views10017
    Read More
  5.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실로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기도 버겁건만 난데없는 역병이 엄습하면서 여전히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백신효과가 나타나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했는데 여기저기서 돌파감염자가 나오며 한숨만 높아간다. 도...
    Views9881
    Read More
  6. 짜증 나!

    사람마다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있다. 어떤 사람은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정말?”이라고 묻는다. 일이 답답하고 풀리지 않을 때 “와, 미치겠네” 혹은 “환장하겠네”라고 내뱉는다. 10년 이상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이 있다...
    Views10458
    Read More
  7. 역할

    사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때는 바로 내 역할을 깨닫는 시점이다. 매사에 조건과 배경을 따지면서 우열을 가리는 세태가 되면 삶이 피곤 해 진다. 우리 세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입시를 치러야 했다. 야속한 것은 우리...
    Views10203
    Read More
  8. 신혼 이혼

    나이가 들어가는 선남선녀들의 소중한 꿈은 결혼이다. 인생의 초반은 혼자 살아가지만 장성하면 짝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평생을 부부가 되어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Views10508
    Read More
  9. 어느 자폐아 어머니의 눈물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장애아동을 Care하는 <토요사랑의 교실>을 운영한다. 어느새 30년이 가까워오며 이제 아동이란 명칭을 쓰기가 어색하다. 팬데믹으로 거의 1년반을 모이지 못하다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대면모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Views11029
    Read More
  10. 저만치 잡힐듯한 시간

    가을이 깊어간다. 푸르던 잎들이 각양각색의 색깔로 갈아입으면서 서서히 정든 나무를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척이나 춥고 눈이 쏟아지던 겨울. 나무 속에 숨어 기다리던 새싹들이 ‘호호’ 불어대는 봄바람에 살포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
    Views10643
    Read More
  11. 표정만들기

    나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역 자체가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도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만날때에 주력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첫인상의 촉이...
    Views11106
    Read More
  12. 엄마와 홍시

    엄마는 경기도 포천 명덕리에서 태어나셨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경우가 바른 엄마의 성품은 시대가 어려운 때이지만 조금은 여유가 있는 외가의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외가에 산세는 수려했다. 우아한 뒷산의 정취로부터 산을 휘감아 돌아치는 시냇물은 ...
    Views11375
    Read More
  13. 부부는 싸우면서 성숙한다

    “부부싸움을 왜 해요?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간혹 이런 외계인 부부를 만난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랑을 할 때는 소위 ‘도파민’이 샘솟듯 나오며 거의 미친 듯이 서로를 갈망한다. 이...
    Views10879
    Read More
  14. 장애아 반장

    “차렷, 열중쉬어, 차렷, 선생님께… 선생님 핸드폰께 경례!” 조기훈(12)군이 우렁차게 외치자 친구들이 까르르 웃는다. 기훈이는 서울 목동 신서초등학교 6학년 6반 학급회장이다. ‘경례’를 하기 전까지 기훈이는 휴대전화가 ...
    Views11797
    Read More
  15. 생각하는 갈대

    인간은 약하다. 하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위대하다. 성장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날 때에 부모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 너는 생각이 없냐?”였을 것이다. 그 시기에는 몸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멈출수 있다. ...
    Views11294
    Read More
  16. 세월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귀했다. 사진관에 가서 카메라를 빌리고 촬영한 필름을 다시 맡겼다가 나온 사진을 찾으러 가는 날은 가슴이 퉁탕거렸다. 흑백사진이었지만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에 정말 행복...
    Views11214
    Read More
  17.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1671
    Read More
  18.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아(障礙兒)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귀한 친구들을 보살핀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의 성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장애아라고 부르는 것은 지능지수와 적응하는 반응을 기준으로 삼기 ...
    Views12344
    Read More
  19.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1966
    Read More
  20.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283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