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669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차별_철폐.jpg

 

 

사람들은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줄 모르며 살아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찬란한 햇살을 응시할 수 있고, 요란하게 노래하는 새소리에 심취하며 화장실, 주방을 두루두루 마음껏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은 당연이라 여기며 생을 이어간다. 아니다. 그것은 대단한 은총이요, 기적이다. 결혼을 하면 누구나 아이를 낳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성장하는 것도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소망이다. 원치 않는 병이나 사고로 자녀들의 건강이 손상될 때에 그 부모는 평생 무거운 멍에를 메고 살아야만 한다. 사람들은 잃어버린 다음에야 그것이 은혜였음을 깨닫는다. 그것이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당연한 것을 기적으로 바라고 사는 사람들. 건강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아주 힘겹게 감당해야하고 평생 열망하며 사는 사람들. 그들이 바로 장애인이다. 나지막한 계단이 사람들에게는 낭만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휠체어 장애인에게는 높디높은 장벽이다. “잠깐만 걸으면 되요!”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말하지만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힘에 부치고 멀게만 느껴진다. 잠시라도 눈을 떠서 보기를 원하지만 평생 암흑 속에 살다가는 시각장애인들이 있다. 단 한번만이라도 듣기를 원하지만 적막가운데 살아야 하는 청각장애인들도 있다.

장애를 안고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편견을 가지고 장애인들을 바라본다. 첫 번째는 “장애는 선천적이다.”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장애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후천적 요인에 의한 것이 89%(52.4%가 질환/36.4%가 사고)였다. 원인불명이 6.3%이고 선천적 요인은 4%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장애는 약 90%가 후천적 요인이라는 결론이 난다. 과거에는 “장애인/ 정상인”라고 했다. 이제는 “장애인/ 비장애인”이라고 하는 것은 언제라도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누구나에게 있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장애의 문제는 복지로 해결해야 한다.”는 편견이다. 복지가 무엇인가? 장애인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신체적인 필요를 채워주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것이 중요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복지는 한계가 있다. 그들이 먼저 정신적으로 독립해야 하고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과 출구를 찾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물론 중증 장애인은 예외이지만 말이다. 복지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의식구조의 변화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재수가 없어서, 죄가 많아서 장애인이 되었다.”는 무서운 편견을 벗겨내야만 한다.

셋째는 “장애인은 무능력자이거나 초인이다.”라는 편견이다. 내가 자라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은 ‘혀 차는 소리’였다.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일단 ‘측은지심’(惻隱之心)으로 나를 대했다. 그 시선이 나는 못 견디게 싫었다. 장애인들에게는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특유의 재능들이 있다. 그런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그 재능을 펼쳐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장애인을 동정의 눈길로 바라보는 사회는 후진국이다. 장애인을 한 인간으로 대하며 그들에게서 무엇인가 멋진 것이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바라보는 사회가 선진국이다.

‘레나마리아’ ‘닉 부이치치’가 한국에 태어났다면 그렇게 위대하게 쓰임 받을 수 있었을까? 지난 금요일 밀알 가족수련회가 열렸다. 수련회 오후에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힘겨웠던 나날을 고백하며 치유 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 장애인은 말했다. “어린 시절에 집에 중요한 사람들이 오거나 온 가족이 나들이를 갈 때에 자신은 방에 갇혀있어야만 했다”고. 가슴이 아려왔다. 가족에게조차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존재자체를 짓밟혀만 했던 장애인은 우리들이 위로하는 말을 들으며 한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장애인, 물론 무능하다. 보기에 안쓰럽다. 무기력하다. 하지만 품어주고 사랑하는 분위기에서 그들은 숨겨져 있던 재능을 드러낼 수 있다. 장애인은 틀린 존재가 아니다. 다만 다를 뿐이다. 그들은 오늘도 배려와 사랑에 배고파하며 살고 있다. 편견을 버리고 장애인을 바라보자!


  1.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실로 세월은 덧없이 흐르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기도 버겁건만 난데없는 역병이 엄습하면서 여전히 사람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백신효과가 나타나면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는가 했는데 여기저기서 돌파감염자가 나오며 한숨만 높아간다. 도...
    Views8624
    Read More
  2. 짜증 나!

    사람마다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있다. 어떤 사람은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정말?”이라고 묻는다. 일이 답답하고 풀리지 않을 때 “와, 미치겠네” 혹은 “환장하겠네”라고 내뱉는다. 10년 이상 우울증을 앓고 있는 남성이 있다...
    Views9122
    Read More
  3. 역할

    사람이 자신의 존재가치를 실감하게 되는 때는 바로 내 역할을 깨닫는 시점이다. 매사에 조건과 배경을 따지면서 우열을 가리는 세태가 되면 삶이 피곤 해 진다. 우리 세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입시를 치러야 했다. 야속한 것은 우리...
    Views9036
    Read More
  4. 신혼 이혼

    나이가 들어가는 선남선녀들의 소중한 꿈은 결혼이다. 인생의 초반은 혼자 살아가지만 장성하면 짝을 만나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는 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을 나누고 평생을 부부가 되어 살아가기를 결심한다는 것은 참으로 신비한...
    Views9526
    Read More
  5. 어느 자폐아 어머니의 눈물

    우리 밀알선교단은 매주 토요일마다 발달장애아동을 Care하는 <토요사랑의 교실>을 운영한다. 어느새 30년이 가까워오며 이제 아동이란 명칭을 쓰기가 어색하다. 팬데믹으로 거의 1년반을 모이지 못하다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대면모임을 시작했다. 하지만...
    Views9862
    Read More
  6. 저만치 잡힐듯한 시간

    가을이 깊어간다. 푸르던 잎들이 각양각색의 색깔로 갈아입으면서 서서히 정든 나무를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무척이나 춥고 눈이 쏟아지던 겨울. 나무 속에 숨어 기다리던 새싹들이 ‘호호’ 불어대는 봄바람에 살포시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
    Views9504
    Read More
  7. 표정만들기

    나는 항상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사역 자체가 사람을 만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만나온 사람도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사람을 처음 만날때에 주력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며 첫인상의 촉이...
    Views9957
    Read More
  8. 엄마와 홍시

    엄마는 경기도 포천 명덕리에서 태어나셨다. 천성이 부지런하고 경우가 바른 엄마의 성품은 시대가 어려운 때이지만 조금은 여유가 있는 외가의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외가에 산세는 수려했다. 우아한 뒷산의 정취로부터 산을 휘감아 돌아치는 시냇물은 ...
    Views10247
    Read More
  9. 부부는 싸우면서 성숙한다

    “부부싸움을 왜 해요? 우리는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간혹 이런 외계인 부부를 만난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사랑을 할 때는 소위 ‘도파민’이 샘솟듯 나오며 거의 미친 듯이 서로를 갈망한다. 이...
    Views9717
    Read More
  10. 장애아 반장

    “차렷, 열중쉬어, 차렷, 선생님께… 선생님 핸드폰께 경례!” 조기훈(12)군이 우렁차게 외치자 친구들이 까르르 웃는다. 기훈이는 서울 목동 신서초등학교 6학년 6반 학급회장이다. ‘경례’를 하기 전까지 기훈이는 휴대전화가 ...
    Views10695
    Read More
  11. 생각하는 갈대

    인간은 약하다. 하지만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위대하다. 성장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날 때에 부모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왜 너는 생각이 없냐?”였을 것이다. 그 시기에는 몸이 생각보다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생각을 하면 멈출수 있다. ...
    Views10225
    Read More
  12. 세월은 사람을 변하게 하는가?

    카메라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귀했다. 사진관에 가서 카메라를 빌리고 촬영한 필름을 다시 맡겼다가 나온 사진을 찾으러 가는 날은 가슴이 퉁탕거렸다. 흑백사진이었지만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기에 정말 행복...
    Views10066
    Read More
  13. “아침밥” 논쟁

    ‘오늘’이라는 시간은 ‘어제’라고 하는 시간의 연장선상에서 존재한다. 내일 역시 ‘오늘’이라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오늘은 그 사람의 어제가 만들고 있다.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Views10569
    Read More
  14.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우리 밀알선교단에는 다수의 장애아(障礙兒)들이 있다. 토요일마다 귀한 친구들을 보살핀 세월이 어느새 25년이다. 어리디어리던 아이들이 이제는 거의 성인이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장애아라고 부르는 것은 지능지수와 적응하는 반응을 기준으로 삼기 ...
    Views11349
    Read More
  15. 베이비부머

    어느 순간부터 세대를 구별짓는 명칭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 구분은 미국식이다. 처음 생겨난 세대를 ‘베이비부머’라고 한다. 1955년~1963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칭한다. 1965~1980년에 태어난 부류를 ‘X세대’라고 한다. 관...
    Views10869
    Read More
  16. 남 · 녀는 뇌가 다르다

    태어나면 성별(Gender)을 구분 짓는다. 성장하며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진다. 남자아이들은 도전과 모험에 사로잡혀 산다. 반면 여아들은 안정과 가꿈에 집착한다. 현저한 차이는 언어영역이다. 여자는 태어나면서부터 탁월한 언어습득 능력을 발휘한다. 남자는...
    Views11760
    Read More
  17. 관중 없는 올림픽

    모두의 염려 속에 개막한 올림픽이 연일 드라마를 연출하며 막을 내렸다. 승리하여 메달을 딴 선수는 인생 최고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는 눈물을 흘리며 일찌감치 짐을 싸야만 했다. 스포츠 매니아라 할 쿠베르탱 남작에 의해 시...
    Views11744
    Read More
  18. 그들의 우정이 빛나는 이유

    한 여고 점심시간, 두 학생이 식당에 들어선다. 한 학생은 휠체어를 타고 있다. “의자 당겨서, 앉아있어.” 한 여학생이 식판 2개를 들고 배식을 받는다. 뇌병변 장애로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는 친구 최주희 양을 위해 6년간 학교에서 최 양의...
    Views11793
    Read More
  19. 미안하고 부끄럽고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사람이 없듯이 가고 싶을 때 가는 사람도 없다. 어느날 나는 지구별에 보내졌고 피부 색깔로 인해, 언어, 문화, 생활양식에 의해 분류되어 살아간다.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은 언제 행복할까? 소통이 잘 될 때이...
    Views12540
    Read More
  20. 사는게 영화다

    어느 시대나 그때그때마다 삶의 버거움을 벗겨주는 스타가 있었다. 요즈음의 대세는 BTS, 레드벨벳이라지만 아날로그 시절에는 고달픈 인생을 위로해 주는 청량음료 같은 스타들이 때마다 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에 스타는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어쩌다 경...
    Views1201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35 Next
/ 35

주소: 423 Derstine Ave. Lansdale., PA 19446
Tel: (215) 913-3008
e-mail: philamilal@hotmail.com

© k2s0o1d4e0s2i1g5n. All Rights Reserved